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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이 동하다 Mar 24. 2022

[짧은 글, 긴 여운] 두 남자 이야기

인생에서 모든 결실의 합은 모든 노력의 합에 비례할 뿐이다.



    한 남자가 있었다. 평범했다. 대학 방사선과에 들어갔다. 방사선사 면허를 취득했다. 중소병원에 방사선사로 취업했다. 3년 뒤 재활요양병원으로 이직을 했다. 5년 뒤 재활병원으로 이직을 했다. 지금 그곳에서 7년째 영상의학과에서 근무하고 있다.


    또 한 남자가 있었다. 초등학교 6년 내내 반장을 했다. 글 쓰는걸 좋아했다. 그림도 곧잘 그렸다. 집안형편상 디자인학과를 접고 인문계로 진학했다. 대학 졸업 후 취업을 했다. 직장생활 중 편입을 했다. 대학원도 진학했다. 글을 잘 적는다는 말에 홈페이지를 운영했다. 블로그도 맡았다. 홍보실에 6년째 일하고 있다.


    영상의학과에서 일하는 남자와 홍보실에서 근무하는 남자, 두 남자는 김동하라는 한 이름을 쓴다.




    10년이 넘게 일했던 방사선사라는 직업을 버리고 지금은 온전히 홍보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하지만 저 글을 쓸 때만 해도 두 가지 일을 같이 하면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다. 흔히 말하는 멀티플레이. 큰 기업 또는 체계화된 조직문화를 갖고 있지 않다면 보통 여러 가지 일을 혼자서 하기도 한다. 경영자는 멀티를 지향한다. 기업에서는 인건비 절약이며, 근로자의 입장에서는 소득의 증가라는 합의에서 나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흔히 말하는 너일 내일이 어디 있냐? 그냥 다 하는 거지. 홍보팀 업무에 대한 시간이 쌓이면서 더 이상 방사선사 일을 하지 할 수 없게 되고나서야 홍보업무에 선택과 집중을 할 수 있었다. 참 많이 힘들었다. 하지만 버티고 버텼다. 홍보팀에 업무를 더 익히고자 야간에 디자인학원도 다니고, 책도 꾸준히 읽었다. 노력의 합이 비례할 때 쯤 온전히 이 일을 맡게 되었고, 지금은 1명 더 충원하여 2명이 근무하고 있다.



인생에서 모든 결실의 합은 모든 노력의 합에 비례할 뿐이다.
_양광모《비상》(이룸나무)


    우리가 살다보면 노력해도 뜻대로 되지 않은 일들도 많다. 그렇다고 억울해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면 정말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도 쉽게 얻어진 일이 있었을 테니까. 이것 하나는 분명하다. 우리 인생에서 모든 결실의 합은 모든 노력의 합에 비례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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