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 매실은 삶을 향한 여문 응답처럼 다가왔다.
이른 봄날 매화꽃 흩날리며 상실
햇살 따라 피고지는 추억의 소실
바람속 작은 설렘 가슴가득 충실
그날의 약속 잊지 않겠다는 진실
시간 지나도 마음 한결같은 성실
푸르른 열매 맺히는 계절의 과실
기다림 끝에 다가온 보람의 결실
속이꽉찬 삶을 응답한 초록 매실
이른 봄날, 매화꽃이 흩날리며 시작된 상실의 기운은 마음속 깊이 스며들었다. 따스한 햇살을 따라 피어나고 스러지던 순간들은 어느새 아련한 추억의 소실로 남았다.
살랑이는 바람 속엔 말로 다 전할 수 없는 작은 설렘이 있었고, 그 감정은 가슴 깊이 충실히 자리 잡았다. 그날 우리는 언젠가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고, 그 다짐은 시간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는 진실이 되었다.
수많은 날들이 흘렀지만, 그 마음만은 한결같이 이어졌고, 그것은 지극히 조용한 성실의 형태였다. 계절이 바뀌고, 연초록 잎들이 무성해지자 마침내 푸르른 열매가 맺히며 자연은 새로운 과실을 내어주었다.
긴 기다림 끝에 마주한 순간, 그 모든 시간의 의미가 하나의 보람으로 응집된 결실이 되어 돌아왔다. 그리고 마침내, 속이 단단히 찬 채 빛을 머금은 초록 매실은 삶을 향한 여문 응답처럼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