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124화 - 속이 꽉 찬 삶을 응답한 초록 [매실]

초록 매실은 삶을 향한 여문 응답처럼 다가왔다.

by 마음이 동하다
124-1[꾸미기].jpg


이른 봄날 매화꽃 흩날리며 상

햇살 따라 피고지는 추억의 소

바람속 작은 설렘 가슴가득 충

그날의 약속 잊지 않겠다는 진

시간 지나도 마음 한결같은 성

푸르른 열매 맺히는 계절의 과

기다림 끝에 다가온 보람의 결

속이꽉찬 삶을 응답한 초록 매


이른 봄날, 매화꽃이 흩날리며 시작된 상실의 기운은 마음속 깊이 스며들었다. 따스한 햇살을 따라 피어나고 스러지던 순간들은 어느새 아련한 추억의 소실로 남았다.


살랑이는 바람 속엔 말로 다 전할 수 없는 작은 설렘이 있었고, 그 감정은 가슴 깊이 충실히 자리 잡았다. 그날 우리는 언젠가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고, 그 다짐은 시간이 흘러도 지워지지 않는 진실이 되었다.


수많은 날들이 흘렀지만, 그 마음만은 한결같이 이어졌고, 그것은 지극히 조용한 성실의 형태였다. 계절이 바뀌고, 연초록 잎들이 무성해지자 마침내 푸르른 열매가 맺히며 자연은 새로운 과실을 내어주었다.


긴 기다림 끝에 마주한 순간, 그 모든 시간의 의미가 하나의 보람으로 응집된 결실이 되어 돌아왔다. 그리고 마침내, 속이 단단히 찬 채 빛을 머금은 초록 매실은 삶을 향한 여문 응답처럼 다가왔다.


124[꾸미기].jpg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