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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136화 - 이름 없는 들꽃, [창]질경이

이 푸른 들판 한가운데에서 흰 꽃을 틔워낸 이 풀의 이름은

by 마음이 동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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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섶에 핀 꽃, 색은 희미해 백하고

햇살 한 줌에 숨결을 틔우며 조하듯

고요한 바람 속 뿌리를 뻗어 성해내

초록 줄기 높이 하늘을 향해 창하게

은근한 향기, 물기 머문 듯 연하고

수줍은 자태, 눈길은 피해 피스레

묵묵히 서 있는 들판 한가운데 공아래

흰꽃 피운 이름 없는 들꽃, 질경이




길섶에 조용히 핀 들꽃 하나는, 처음에는 마치 자신의 존재를 감추듯 창백하고 연약해 보였다. 그러나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조금씩 생기를 되찾고, 마침내 새로운 숨결을 창조하듯 살아나기 시작했다. 뿌리는 깊어지고 줄기는 자라, 땅의 기운을 받아내며 묵묵히 스스로를 창성해냈다. 어느덧 그 줄기는 당당히 위로 뻗어, 넓고 푸른 하늘을 향해 창창하게 솟구쳤다.


그렇게 자라난 들꽃은, 바람 따라 흔들리며도 흐트러지지 않고 은근한 향기를 퍼뜨리며 창연한 자태를 뽐냈다. 다만 사람들 눈에는 그저 흔한 잡초로 비칠 뿐, 수줍은 모습이 오히려 창피스러울 정도로 소박했다. 그러나 그 꽃은 그저 묵묵히 자신이 설 자리를 지키며, 아무 말 없이 창공 아래 고요히 피어 있었다. 그렇게 여름의 문턱, 이 푸른 들판 한가운데에서 흰 꽃을 틔워낸 이 풀의 이름은 바로 창질경이다.


[꾸미기]136.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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