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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과 새해에 읽은 두 권의 책이 바꾼 일상

우리의 몸과 마음은 불편의 크기만큼 성장합니다.

by 마음이 동하다

지난 해 마지막으로 읽은 책이 김신지 작가의 《제철행복》이라는 책이다. 내가 본 책 중에 계절을 가장 잘 표현한 책이다. 김신지 작가의 앞선 두 권의 책을 읽고 일부러 찾아본 책이다. 1년을 24절기로 풀어서 글감으로 사용한 것도 대단했는데, 끊임없는 일상의 관찰을 계절로 연결시키는 힘과 표현력에 적잖은 감동을 받았다.


연말이 좋은 이유는 분위기에 휩쓸려서라도 희망하는 사람이 될 수 있어서.
_김신지《제철행복》(인플루엔셜)


그렇게 연말에 읽은 책은 새해다짐과 자연스럽게 연결되었고, 그 영향으로 매일 그 계절, 그 날씨, 그 하루에 시선을 두고 사진을 하나씩 찍어보자고 다짐했다. 그 사진을 SNS 새로운 계정에 올리고 짧은 이야기를 전해보고자 했다.


새해는 어김없이 밝았고, 가족들과 당일치기로 포항으로 바람 쐬러 갔다. 제철음식을 먹었고, 제철 풍경을 보았지만 사진을 찍지는 못했다. 시간이 어중간해서 포항에서 부산 내려오는 길에 잠시 경주에 들렀다. 박물관 하나를 관람하는데 어느새 해가 지고 있었다. 엊그제 한 나의 다짐이 저물어가는 해와 같았다. 이렇게 정말 작심하루인 것인가? 아직 SNS 부계정 만들지도 않았는데? 이거 한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점점 짙어져갔다. 어둠도, 의지도.



01.jpg 1월 1일 올린 첫번째 사진

부산내려가기위해 차에 타기 전, 그래도 사진은 일단 찍어보자는 심정으로 서둘러 폰을 들고 주위를 살피며 앙상한 겨울나무를 찍었다. 아직 계정은 없었지만 일단 찍고 봤다. 그리고 겨울나무를 폰 속에 간직한 채 부산으로 내려왔고, 그날 밤 어설프게 계정하나를 만들어서 사진 하나를 올리고 짧은 글을 남겼다. 일단 작심 하루는 넘겼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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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것을 이루는 것의 핵심은 ‘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얻기 위해 ‘행동하는 것’입니다.
_강민호《어나더레벨》(인생책)


그렇게 하루 이틀 어떻게든 올리고 쓰고 이어가던 중 올해 첫 번째 책으로 강민호 작가의 《어나더레벨》이란 책을 읽게 되었다. 책속에는 답이 없고, 길이 있다고 친절하게 안내해 주는 내용이며, 모든 변화는 행동에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러다가 문득 하루하루 사진과 짧은 글보다 더 의미 있고 참신한 것은 없을까 고민하였다. 내가 가장 좋아할 수 있고, 잘 할 수 있는 그런 게 없을까? 말장난? 아재개그? 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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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번째 사진에서 '라임'으로 갈아탐

그래 ‘라임’을 이용해 그 사진의 키워드를 뽑아서 연결시켜보자는 생각에 이르렀다. 그리고 그 다음날 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물론 SNS에는 큰 변화도 없고, 친구 수 증가나 폭발적인 반응은 없었다. 그저 내가 쌓아 가늘게 목적이었으니까. 그런데 이것들이 하나 둘 씩 쌓여져가고 개인적인 글쓰기 모임에 공유하니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 꾸준히 할거라면 브런치스토리에 브런치북으로 연재하라는 얘기도 듣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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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몇 장의 사진과 몇 장의 라임이니깐, 너무 늦지 않게 지금부터 이어가도 좋겠다는 생각에 이르자 또 한 번 행동으로 옮겨본다. 얼른 브런치북에 대해 알아보고 꾸미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 첫 번째 연재를 앞두고 그 동안(2주 조금 넘은) 스토리가 아쉬워서 이렇게 글로써 남겨본다.


“우리의 몸과 마음은
불편의 크기만큼 성장합니다.”
_강민호《어나더레벨》(인생책)

이 책속의 문구가 그렇게 와 닿았다. 하루를 바라보는 시선도 불편했고, 사진을 찍으러 찾는 것도 불편했다. 사진에서 키워드를 끄집어내는 것도 불편했고, 그 단어와 라임이 맞는 단어들을 사전에서 검색하는 것도 불편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이런 불편한 행동들과 나의 다짐은 언제든지 멈출 수 있는데, 이번엔 조금 다르다는 느낌이 왔다. 마치 8년 전 《독서천재가 된 홍대리》를 읽었던 그때처럼. 그냥 시작하는 거다. 꾸준히.



(브런치북 연재하면 1일 1글을 잘 할 수 있을까?)


일단, 시작하자.

나중에 완벽해지면 되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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