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 시작, 첫 번째 챌린지

모두 저에게 관심을 꺼주세요

by SmileHee


미국에 처음 도착한 겨울방학 한동안은 정신이 없었다. 학기 시작 전까지 준비할 것이 상당히 많았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는 교복 대신, 색상은 무관하지만 카라가 있는 셔츠를 옷 안에 집어넣어 입어야 했다. 의무 사항인 투턱 바지와 학교에서 제공하는 치마도 모두 구매했다.


나의 입학 첫날은, 2학기가 개강하는 날이었다. 1학기부터 나도 함께 했으면 덜 어색했을까 싶었는데, 알고 보니 이 학교는 동네 작은 기독교 학교인 만큼, 유치원생 때부터 교회 활동까지 대부분 모두가 함께하는 학교 형태라고 한다. 어쨌든 그들은 매우 편안하고 서로가 반가운 모습이었다.




이동 수업을 하기 전, 전 학년이 모이는 짧은 조회 시간이 있었다. 교장선생님은 “나를 한국에서 온 헤이주(희주)“라고 반 친구들에게 소개했다. 모두가 앉아 나를 바라보는, 매우 어색하고 멋쩍은 순간이었다. 영어를 쓸 줄 모르므로, 자연스럽게 나는 의기소침해졌다.


“Does anyone need a lunch slip? Please raise your hand.

점심 신청할 사람 있으면 손 들어주세요.”


어제 나는 일부러 도시락을 챙기지 않았다. 이유는, 혼자 한국 음식을 싸 가면 이상할까 봐였고, 그래서 이번주 며칠 동안 친구들의 상황을 보기 위해서였다. 모두가 사 먹는 상황이라면, 나도 자연스럽게 같이 사 먹을 생각을 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아무도 런치 슬립이 필요하지 않았다.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손을 드는 친구가 있다면 종이를 나눠주기 위해 두리번거렸다.

내 자리 뒤로 약 열 명, 내 앞으로 약 스무 명..

과연 나는 손을 들 수 있을까..?




결국 나는 손을 들지 못했다. 처음 며칠은 조회를 마치고 선생님을 찾아가, 종이를 달라고 따로 말씀드려 양식을 제출했다. 당장 먹을 점심이 없으면서도, 손을 들며 주목받는 시선들이 더 부담이 된 나머지, 나는 그 이후에도 조회시간 중에 손을 드는 데까지 한 일주일의 시간이 걸린 것 같다.



그렇게 나의 첫 미국 생활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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