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외 #2. 모든 것을 걸었을 때 일어나는 일
다시 미국에 오면서
최대한 미국에 오래 머무르고자 하는 나의 다짐은
꽤나 단단했다.
미국에 오래 살고 싶었고,
누구보다 그 마음이 간절했으니까.
하지만 나는 점점 그 간절함에
나의 모든 것을 걸고 있었다.
나조차 보호할 틈도 없이 무언가에 극단적으로 올인했을 때 일어나는 일?
나의 경우, 그 결과는 썩 좋지 않았다.
아니, 매우 혹독했다.
한 번은
내가 대학원생 때 인턴 생활을 했던,
즐거운 기억이 가득했던 회사로부터
부서에 새 포지션 공고가 났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 순간, 너무너무 신남과 동시에,
평소보다 더 긴장하며 모든 과정을 임했고,
심지어 내가 최종 면접을 앞둔 시점에는, 룸메이트에게
"이거 아니면 안 될 것 같아."
라는 이야기까지 했다.
룸메는 놀라면서,
왜 그런 생각까지 하냐고
절대 그렇지 않다며
나의 생각을 바로잡아 주었다.
면접은 마쳤지만
속 시원한 면접은 아니었고,
결국 결과도 탈락으로 끝이 났다.
계속해서 도전하던 중,
미국 지사 한국 대기업에서 좋은 오퍼를 받았다.
나의 첫 대기업 커리어 시작이었고,
처음 회사를 방문하던 날,
무언가 설렘으로
그곳을 돌아보던 기억이 난다.
이런 도전 스토리가
순탄하게 해피엔딩으로 끝난다면 너무 좋겠지만,
그곳에서는 또 다른 챌린지가 기다리고 있었다.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고 당부받았던
비자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이슈였다.
해외에 있는 한국 기업이
이렇게나 비자에 야박했던가.
팀의 서포트와 나의 방법 서치 중에서도
마땅한 해결책은 나타나지 않았다.
딱 하나 유일한 해결책이 있었는데,
(OPT를 하는 유학생이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것 같다.)
나는 학위를 다 마친 상태였으나,
학교를 다니는 학생의 명분으로
일을 할 수 있는 비자 여건을 만드는 것.
다시 말해 비자 해결과 일을 하기 위해
다시 학교로 돌아가는 것.
이뿐이었다.
나의 극단적인 생각과 “올인“ 마인드는,
이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하게 하였고
대학원을 졸업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나였지만
"그나마 어느 학과가 나에게 도움이 될지"
고민하며 미국 생활 연장을 고려하고 있었다.
라는 아주 극단적인 생각이
내 안에 몽골몽골 피어나고 있었다.
- 번외 #3에 이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