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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파르 Oct 30. 2020

아이폰 자가수리

2017년 11월


저는 애플의 생태계에서 허우적거리는 이른바 '앱등이'입니다.


저는 아이폰 본연의 미를 높이 사, 케이스를 끼우지 않고 사용합니다. 액정이 매우 자주 깨져서 A/S 센터 단골 고객입니다. 이번에 또 아이폰 액정이 깨진 김에, 야심 차게 아이폰의 배터리, 하우징, 액정을 직접(!) 수리 하기 위해 Ali Express에서 각 부품을 구입했습니다. 아이폰을 예쁜 빨간 옷으로 갈아 입혀주고 싶었습니다.


1년 동안 써야 할 집중력을 모두 쏟아 반나절 동안 교체/수리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나사들이 굉장히 작고 많아, 두 눈이 콧등으로 모였다 제자리로 돌아가지 않는 고통을 감내해야 했습니다. 힘들었지만 모든 작업을 마친 후, 뿌듯한 마음으로 새옷을 입은 멋진 아이폰의 전원 스위치를 눌렀습니다. 켜지지 않았습니다. 휴대폰의 궁둥이를 아무리 찰싹찰싹 때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휴대폰을 안고 오열했습니다. 마치 운수좋은 날의 마지막 장면과 같았습니다.


전문가에게 main 보드 손상으로 수리비가 30만 원 가량 들 것 같다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진단을 받았습니다. 저는 지금 새 아이폰을 사러 가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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