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새로운 곳에서 일한지 세 달이 되어갑니다. 눈이 그렇게나 뻑뻑해도 손만 뻗으면 닿는 인공눈물 한 번 넣을 여유 없이 하루가 끝이 납니다.
저만의 색을 잃지 않고 조직에 흡수 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적응을 위한 보호색은 필요한 듯 보이나, 변색되고 싶지 않습니다.
건강한 삶을 살고 싶지만, 동료에게 피해 주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지내다간 단명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주인을 잘못 만나 지나치게 고생하는 제 육체에게 미안할 따름입니다.
그나저나 집 앞에 "아이리쉬 카밤"을 파는 멋진 곳이 있어요. 광화문에 놀러온 친구를 데려가면 십중팔구 아이리쉬 카밤에 매료되곤 합니다. 기네스에 위스키와 달달한 베일리스를 넣어 원샷하는, 폭탄주에 가까운 칵테일입니다.
쓰디쓴 위스키를 지나 달콤한 베일리스로 끝나는 이 아이리쉬 카밤 같을 거라 위안을 얻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