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12월29일

13화 악어떼 5

사방이 적이다

by 신소운

13.5.1 용산 경찰서 - 교통 범죄 수사팀




한남대로와 강변북로, 서하남로까지, 눈도 깜빡 안하고 교통 카메라를 들여다 보는 경찰들, 검은 색 렉서스 수십대를 찾아 일일히 비교 중이다. 운전석에 형광색 조끼를 입은 젊은 남자, 조수석에 와인색 코트를 입은 중년 여자... 찾았다. 차량 번호판을 확대하고 역추적한다. 시간대와 노선이 일치한다. 스크린 샷을 찍어 진우에게 문자로 보낸다.

/검은 색 렉서스 LS 2주전에 도난 신고 접수, 45 나 3830 소유주 하영주 서울시 상일동 상일로 ... /




13.5.2 수색 1




산책로를 한바퀴 돌고 온 종태와 민규, 영하 8도에서 한시간 반을 걸었다. 얼굴이 온통 빨갛게 얼었다. 불을 쬐고 있던 정환과 만난다.

"언제 왔어요?"

"얼마 안됬어, 너희는 어디까지 돌았냐?"

"산 아래 쪽 부터 중턱까지 두 바퀴요. 산책로 위로 길 없는 데로만... 애들은 꼭대기까지 왔다갔다... 내려와 쉬지도 않아요."


"쓸데없이 땅만 넓어가지고.. 이 큰 땅에 CCTV는 딱 두대뿐이야, 빌어먹을.. 어두워지는데.."

정환이 뒤로 돌아 코를 한번 풀고, 주섬주섬 다시 올라갈 준비를 한다.

"같이 가. 혼자 다니지 말고, 깜깜해."

"제가 가겠습니다."

얼마 쉬지도 못한 민규가 따라 나선다. 입구 쪽이 바빠진다. 잠시 멈추고 바라본다. 어두워서, 멀어서... 잘 보이지 않는다...


경광등을 켠 지프 차량 두대가 들어온다.

"왔다... 이런 씨... 뭐하다 인제 와?"

"체취견이요? 진짜 왔어요? 아, 미치겠다.. 좀 찾아라, 제발.."

"가요, 선배님. 진짜 딱 한 바퀴만, 더 갔다와요."

"그래, 가야지...아우, 추워.."


전화벨이 울린다. 종태가 받는다. 올라가려는 정환과 민규를 불러 세운다. 손으로 주차장을 가르키며 뛰기 시작한다. 영문도 모르고 함께 뛴다.

"... 어디에서? ... 알았어, 인상착의 보내... 타! 신고 들어왔어."

"은석이요?"


"아니, 수상한 남자.. 산 위에 있는 절에서 봤대. 얼굴이랑 손이랑 피범벅이고, 약수 물로 씻고 예술의 전당 쪽으로 내려가고 있대. 십분내에 가야돼. 큰길 나가면 못 찾아, 끝장이야.."

사이렌을 켠다. 같은 연락을 받았을 서초 경찰서 차량도 급하게 출발한다.


민규가 재빨리 무전을 친다.

"용산 경찰서 오민규입니다. 지원 부탁드립니다. 우면산 대성사에서 예술의 전당 방향으로 하산 중인 용의자 추격합니다. 차은석 경위 실종사건과 관련있을것으로 추정합니다. 외상이 있어 출혈이 있고, 흉기를 가졌을 확률이 큽니다. 주의 바랍니다.."

"카피합니다, 예술의 전당 주변, 출동합니다..."


정환이 잠시 생각하다 단체 문자를 보낸다.

/우면산 정상 부근 대성사, 용의자 추정 인물 신고받고 추격중, 주의 요망 흉기 소지 가능/

시환이 즉각 답한다.

/현재 대성사 부근. 어디로 갑니까/

/예술의 전당쪽으로 하산 중 몰고 내려와 곧 도착/


"시환이가 절 근처랍니다. 용의자 몰아서 내려갈겁니다."

운전하던 종태가 기겁을 한다.

"미쳤어? 야! 안돼! 은석이가 당했어! 어떤 놈인 줄 알고 시환이를 보내? 안돼, 가까이 가지 말라그래!"

"하지만.. 현재로서는 제일 가까이에..."

"안돼, 안돼, 안돼.... 그래, 그냥, 미행만 하라 그래. 숨어서 따라만 다니라고... 빨리!"


정환이 문자를 보낸다.

/안전거리 유지 바람/

답이 없다.. 정환이 종태의 눈치를 본다. 전속력으로 악셀을 밟는 종태.. 핸들을 흔들며 소리친다.

"이런 젠장, 뭔놈의 길이 차가 돌아서 가고 사람은 바로 걸어가??? 어디까지 우회하라고??"


안절부절 못하던 정환이, 종태를 달래본다.

"그래도 형님, 시환이가 리화랑 진우랑 다 같이 있을거라서.."

"확인해, 누구랑 있나."

진우에게 전화를 건다... 받는다.

"어, 시환이 같이 있냐?... 갔어? 리화랑 둘이..? 너는....? 다쳤어? 야 왜 그랬어, 살살 내려가, 알았지? 전등 잘 비추고.. 누구 연락했어, 도와달라고?..... 아이, 진짜.. 알았어, 조심해."


"진우가 다쳤대?"

"예, 산에서 미끄러졌대요, 다리를 좀 삔것 같다고.. 그래서 시환이랑 리화만 용의자 따라가구요, 진우는 혼자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중이랍니다."

"아이고... 이 자식들을..."

빨간 불이지만, 비켜주는 차들 덕에 그냥 지난다. 어디서 갑자기 튀어나올까 늘 아찔하다. 다행이다.. 궁궐 같은 수십개의 불빛이 보인다. 예술의 전당이다. 끼이익... 급정거와 동시에 뛰어내린다.


산길 쪽을 본다. 아직 남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멀리에서 하나둘씩, 경찰차가 모여든다. 이래가지고는 내려오다가도 다시 산으로 도망칠거다. 시환과 리화가 있는 쪽으로.. 애들 쪽으로..

"에이 씨..."

종태가 뛴다. 정환과 민규가 뒤따른다. 서초서에서도 하나 둘... 따라 뛴다. 길이 조금 가파라질 무렵, 멀리에서 리화가 내려온다. 남자의 손과 발까지, 꽁꽁 수갑을 채워 짐짝처럼 어깨에 둘러맸다. 다리에 힘이 풀린 종태가 무릎을 짚으며 숨을 몰아쉰다... 리화도 남자를 길바닥에 패대기 치고, 옆에 털썩 주저 앉는다.


"시환이는?"

"다시 올라가셨습니다. 진우 선배 찾아야 된다고.."

종태만큼이나 헉헉 거리는 리화를 본다. 영하의 날씨에, 땀방울이 나오자마자 사르르 퍼지며 얼어버린다. 예쁜 눈꽃이 되어 떨어진다. 머리카락도 뺨도, 성에가 끼었다. 종태가 웃는다.. 숨이 가쁘다..

"야, 이 미친 놈들아.. 이게 뭐라고 이렇게 열심히 해? 그 새끼는 거길 왜 또 올라가..."


서초서 형사가 다가온다.

"데려가시겠습니까? 아니면 날도 추운데, 일단 가까운 저희 경찰서로 잠깐.."

"예, 갑시다... 신세 좀 져야겠습니다.. 우리 애 보세요, 꽁꽁 얼었어요..."

리화가 묻는다..

"죄송한데, 거기... 사발면 있습니까?"



13.5.3 수색 2




혼자 산을 내려오는 진우, 얼마나 걸었는지 깜깜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손전등은 하나 들었지만, 이미 길이 아닌 곳으로 가고 있다. 감으로, 아래쪽 경사만 믿고 무조건 내려간다. 접질린 발목이 아파 잠시 쉰다. 부목으로 대고 온 나뭇가지가 부러지면서 살이 찢겼다. 피에 젖은 양말까지 얼어, 살갗에 달라 붙는다. 계속해서 칼로 긁는 것 같은 예리한 통증이 함께 온다. 전등을 비추며 주변을 둘러본다.

"망했다.. 어디야.. 거의 다 내려 온 줄 알았는데.."


툭... 돌 떨어지는 소리를 들은 것 같다. 바람이 심해 그런가보다 발목을 살피는데 또 한번 툭.. 이번에는 아까보다 힘 없이, 아마 조금 멀리에서 소리가 난 것 같다. 주머니에서 삼단봉을 꺼내 들고, 손전등을 비춘다. 사방팔방 한바퀴 돌아도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이번에는 사사사삭... 땅바닥이나, 아마 마른 가지를 긁는 것 같다. 조금 더 아래쪽인것 같다.

"누구세요? 누구 있어요? 경찰이면 손전등 켜세요."

"....."

머리를 굴려본다. 혼자, 다리 부상, 있는 건 손전등과 삼단봉.. 이길 수 있을까.. 아픈 티를 내지 않으려고, 최대한 절뚝거리지 않고 꼿꼿하게 걷는 척 한다. 큰 소리로 묻는다..


"어딥니까? 도와드려요?"

바람이 위잉 분다... 희미하게, 한번 더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난다. 분명 사람이다...혹시 은석이 형..?? 조금 빠른 걸음으로 더 내려가 본다. 손전등으로 불을 비춘다. 신발이다... 기울어진 나무 둥치 아래로, 기다랗게 구멍을 파고, 사람이 누워있다. 밖으로 뻗은 팔만 간신히 움직여, 나뭇가지를 흔들어 소리를 낸다. 은석이다.

"형!"


절뚝거리며 다가가다가 흠칫 놀란다. 패딩을 덮고 누운 은석 위에 한 사람이 더 있다. 은석이 패팅을 끝을 살짝 들어올려 보여준다. 지율이다...! 지율이 은석 위에 엎어져 눈을 감고 있다.

"지율아! 야! 정신차려!"

온몸이 차다. 본인은 긴팔 면티 하나만 입고, 스웨터를 벗어 그의 얼굴과 목을 감쌌다. 체온으로 은석을 녹이고 있었는지, 패딩까지 앞을 다 열어놓고 자는 듯, 배 위에 엎드려있다.


"미쳤지? 너 한 겨울에??"

호흡을 확인한다. 아직은 정상이다. 진우가 자켓을 벗어 지율에게 덮어놓고 전화를 건다. 주머니 속의 핫팩 꺼내 지율의 목과 배에 밀어 넣는다.

"시환아, 형이랑 지율이 찾았어.. 근데 여기 어딘지 몰라. 손전등을 하늘로 켜놓을께, 보이나 봐봐.. 사람들한테 연락해, 빨리.. 둘 다 못 움직여. 빨리와야돼..."


잠시 지율을 놔두고 조금 넓은 곳으로 나간다. 금새 코가 얼어 붙는 것 같다. 전등이 쓰러지지 않게 잘 세워놓고, 파놓은 구멍 앞으로 앉아 바람을 막아보지만, 역부족이다. 누운 은석을 확인한다. 눈을 뜬다. 의식은 있다. 온 몸이 덜덜덜 떨리며 말도 잘 안 나온다.

"어디에요? 갈비? 허리? 다리? 이러고 얼마나 있은거야?"


눈만 깜빡이다 천천히 감는다. 간신히 손가락을 움직여 옆에 누운 지율을 바짝 당기라 신호한다. 진우가 지율과 함께 잠바를 덮어쓰고 온 몸으로 은석을 안는다.

"도데체 이러고 어떻게 버텼어.. 난 벌써 추운데.."

전화가 온다.

"형, 소리라도 질러봐... 위쪽으로 보고 서서.."


"못 일어나.. 너무 추워서 못 움직이겠어."

"안돼, 형... 그럼 노래 틀어, 노래! 핸드폰... 소리 켜!"

전화를 끊고 노래를 튼다.. 볼륨을 제일 크게 올린다.. 다시 지율을 꼭 안고 눕는다.

"형, 지율아.. 둘 다 정신 차리는 거다, 응? 거의 다 왔대, 들었지? 시환이 온대.."


지율의 뺨을 문지른다. 그제서야 눈을 뜬다. 은석의 양쪽 어깨에 누워 둘이 마주본다. 진우가 벌벌 떨며 말을 건다. 입이 얼어 발음이 어렵다...

"살았네?"

"시끄러워서.. 졸다 깼어.."

눈물 콧물이 얼어 붙는다. 숨을 쉴때마다 입김도 금방 싸늘해지며 얼굴을 얼린다.


"강지율 대단해. 이 와중에도 머리 대고 자냐.."

"왜 왔어, 추운데?"

"은석이 형 보고 싶어서.."

"나는..?"

"너는 전화해도 안 받더라."


"핸드폰 잃어버렸어. 떨어뜨렸는데, 못 찾았어.. 대신 차형사님 찾았다."

"자랑이다.."

"자랑이지, 죽을뻔 했는데.. 살렸어."

지율이 은석을 본다. 은석도 눈을 뜬다.

"선배님, 내가 살렸어요. 나중에 업어줘요."


진우가 피식 웃는다. 얼어서 입도 안 벌어진다. 입술이 터질것 같다.

"지금 아니고? 나중에 언제?"

"우리, 땡땡 언거 다 녹으면... 아까는 너무 추우니까 아프더니, 이제는 감각이 없어."

"그랬어? 내가 지금 그거네.. 아픈 거.. 엄청 춥고.. 피부가 전부 아퍼.. 몸도 안 움직여."


"류시환 언제와?"

"보고싶어?"

"핫팩 많이 가져오라그래.. 뜨거운 목욕물하고.. 코코아.."

"코코아 안먹잖아.."

"먹을거야.. 코코아, 커피, 녹차.. 뜨거운 거 다 먹을거야.."


개 짖는 소리가 들린다. 얼마나 떨어져 있는지 모르겠지만, 살았다...

.


13.5.4 주차장




간신히 살아난 세 사람, 부상이 심한 은석을 실은 구급차가 먼저 출발한다. 삐요삐요... 경찰차의 호위까지 받으며 멀어진다. 두번째 구급차 안에 누워있는 진우와 지율, 응급담요를 넣은 침낭 하나에 들어가 몸을 녹인다. 침상이 좁아 지율을 자기 몸에 반쯤 올리고 누웠다. 종태가 훌쩍 올라타 둘을 살핀다.

"지율이가 수고많았다. 땅이라도 파고 들어가 있었으니 살았지, 아니었으면... 은석이한테 가 있을께, 병원으로 데리고 와."


진우가 고개를 든다.

"저는 조금만 더 녹이면 될 거 같습니다. 이거 환자 한명씩 타는 거라서, 지율이만 보내겠습니다."

"너는 가서 발목 봐야지. 놔뒀다 큰일나. 같이 와. 응급실에 있을거야."

"알겠습니다."

"지율이는? 벌써 자냐?"


진우가 가슴팍에서 깊히 잠이 든 지율을 내려다본다.

"예, 때려도 안 일어날 것 같습니다."

"때리지 마라, 걔 아직 덜 녹아서, 깨진다... 얼른 와."

문이 닫히고 조금 조용해진다. 잠이 쏟아진다. 살짝 긴장을 푼다. 따뜻하다... 누군가 올라와 안전 밸트를 채우고 옆에 앉는다. 구조대원인가보다. 이대로 둘 다 싣고 가기로 했나보다.. 다행이다.. 좀 자야겠다..


차가 출발하고 얼마지않아 덜컹.. 조금 기우뚱거리자 지율이 움찔한다. 진우가 눈도 안뜨고 달랜다.

"괜찮아, 더 자.. 많이 자.."

잠결에 머리를 쓰다듬다가 무의식 중에 쪽 소리가 나도록 이마에 입을 맞춘다. 본인도 소리에 놀라 눈을 뜬다.. 다행이다, 지율은 모르고 계속 잔다.


"아, 깜짝이야.. 미쳤어, 내가 미쳤나봐.."

혼자 중얼거리며 손바닥으로 뺨을 두드린다. 잠을 깨야한다... 똑바로 누워 구급차 천장을 본다. 그때 침대 옆으로 보이는 남자 신발... 고개를 돌린다. 내려다보던 시환과 눈이 마주친다. 둘 다 갑작스럽게 할 말을 찾느라 애쓴다.

"시환아.. 내가 잠깐, 잠들었다가.."

"괜찮아, 더 자. 도착하면 깨울께."

잠시 생각하던 진우가 시환에게 부탁한다.

"안전 밸트 좀 풀어줄래? 나, 이제 괜찮아, 일어날래."

"운행중이야, 못 풀어. 그냥 있어."

"야, 이러고 어떻게 있냐, 니 앞에서?"


"나 없을 때는 괜찮고?"

"류시환, 너.."

"쉿... 농담이야. 진짜 괜찮아. 응급상황이잖아. 다 왔어, 도착하면 플어줄께. 깨우지 말고 가만 있어. 선배 더 자야 돼..."


13.5.5 응급실




응급실로 옮겨지는 지율 뒤를 따라가는 두 사람, 어색하지만 아닌 척 한다. 수액 주사를 꽂고 편안하고 따뜻하게 잠든 모습을 보며, 커텐을 닫는다. 진우가 뭐라고 이야기 하려는데, 응급실 한쪽이 어수선하다. 종태가 여기저기 전화를 하다 시환을 본다.

"시환아, 잘 왔다. 은석이가 온몸에 그놈들 증거를 다 바르고 있다. 감식반도 온다고 했는데, 지문이라도 지금 건질 수 있으면, 네가 먼저 해봐. 1분이라도 빨리 찾아서 잡아 넣어야지."


누워있는 은석을 본다. 살짝 눈을 뜬다. 밝은데서 보니, 온통 상처 투성이다.

"이게, 지 것도 있는데, 그 놈들 것도 있대. 손 봐봐, 엄청 모아놨어. 옷에 묻은 것도 다 걔네들 거고.."

여기저기 혈흔이 가득하다.

"아, 뭐해? 뭐라도 채취해야지?"

"제가, 차를 거기다가 놔두고 와서, 키트가 없어요. 박 형사님이 차 가져 온댔는데, 확인해 볼께요, 언제 오시나."


"그래 얼른 전화하고, 진우는 다리 액스레이 좀 찍으러 가자. 아이고, 생난리다..."

종태가 진우를 데리고 간호사실로 간다. 엑스레이를 부탁한다. 휠체어에 태우고 순서를 기다린다.

"아까 은석이한테 얘기 들었어? 그 놈들?"

"아까 저희 다 너무 추워서 아무 말도 못했어요, 왜요? 누군지 아신대요?"

"너 환전소 사건, 그 놈들이야."

"예?"


"은석이가 뒷조사 중이었나봐. 죽은 세 놈 하나가, 전에 은석이한테 잡혀서 감방 갔던 놈인데, 뭐, 이번 일하고는 별 관련은 없어보이고.. 죽은 놈이 얼마나 관련이 있겠어.. 아무튼, 죽기 전까지, 중국애들 보이스 피싱 조직에서 일을 했나봐. 은석이가.. 지가 정보원으로 쓰던 놈한테 속아서 끌려갔어.. 그래도 니들 덕에 살아돌아왔으니 되었고.. 유전자랑 지문 다 찾아내서 몽땅 집어 넣자."


"어이없네.. 그깟 환전 사기 친거 좀 수사한다고, 형사를 납치해서 죽이려 들어요?"

"그러니가 그놈들한테 죽기전에, 우리가 먼저 죽여야지. 아이고, 나는 오늘 진짜 은석이 못 찾을까봐 아주... 근데, 이 망할 놈의 이석호는 코빼기도 안 내밀어? 이 자식은 진짜.."

"그러고보니, 한번도 못봤네요..? 외근 갔나?"


"외근은 무슨 외근? 여기가 제일 중요한 외근이지.. 야, 아까 시환이 징계 위원회 가서 지가 대신 개지랄 떨고, 서장한테 불려가서 잔소리 좀 들었다고 삐졌단다. 갑자기 병가 확 내고 사라졌대. 어디 가서 처박혔는지, 못난 놈.. 하여간에 경대 것들은.."

"형님, 저도 경대.."


"그래, 이 자식아, 너! 왜 밤중에 산속을 혼자 돌아다녀? 다리도 다친 놈이! 차라리 늦게라도 살살 절 쪽으로 내려왔으면 그 난리 안쳤잖아. 너 얼어죽을 뻔 했어, 알어?"

"그대신 형 찾았잖아요, 지율이랑.."

"찾았는데.. 난 오늘, 후우.. 한번에.. 셋 다 잃는 줄 알았다... 조심해!"

"... 예. 죄송합니다."


전화가 온다.. 서장이다.

"예, 서장님.. 정리 다 되어갑니다. 야식 좀 사주세요.."

"지율이 어때? 많이 안좋아?"

"잠들었어요. 체온 올리느라 수액 맞고 있어요. 왜요? 은석이는 안 궁금해요?"


"데리고 원주 좀 가야겠다. 아버지 돌아가셨어."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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