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12월29일

16화 끝 4

마지막 회

by 신소운

16.4.1 신계동



의경과 타격대 수송 버스가 앞뒤로 나란히 정차한다. 지도를 보며 갸우뚱하는 지도부. 뒤이어 도착하는 경찰차에서 조 팀장이 내린다.

"안으로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길이 좁은데다가 계단입니다. 경찰차도 힘들 것 같습니다."

"뭐하는 동네야? 용산구에 아직도 이런 동네가 남았어?"


"안그래도 주거환경지구라고, 재개발 대상인데 아직 기다리느라 문제가 많은 곳입니다."

"조 짜서 도보로 가야지. 주소지는 어느쪽이야?"

"지도상으로는 7분 거리인데 확실치 않습니다. 중간중간 막힌 골목이 있답니다."

"가지가지한다.. 일단 풀어. 애들 조심시키고, 특히 이런 동네는 빈집들이 많아. 어디서 쏠지 모르니까 위아래 다 살펴."


화려한 대로변에서 갑자기 5미터 아래로 훅 꺼져버리는 기다란 시맨트 계단, 쪽이 떨어져 깨져가는 돌담, 인기척 없는 야트막한 움막촌을 지난다. 마구 갈겨놓은 낙서마다 분노가 가득하다. 불을 피운 흔적, 오래되어 더이상 냄새도 나지않는 쓰레기..


"전에 갔던 길건너 쪽방촌보다 더하네. 순찰은 다니나?"

종태가 주변을 살핀다. 시환이 주소지를 찾아 앞장선다.

"저라면 드론 쓰겠습니다. 맨몸으로 걸어다닐 곳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아는 사람 아니고는 못 다니겠다. 뉴욕에 할렘 어쩌고 하더니 여기가 딱 그 짝이야."


"학교라도 있을까요? 애들 소리도 안 나고.."

"야, 애들을 여기서 어떻게 키우냐.. 이거봐, 가구 수거하는 딱지 붙은거.. 2017년이야. 인젠 청소차도 안들어 오나본데."

시환이 갑자기 멈춰서서 핸드폰을 확인하고, 티나게 안도한다.


종태가 웃는다.

"겁나냐?"

"이거까지 안되면 정말 끝이잖아요."

"그렇지. 그거라도 되어야 동아줄이라도 잡겠지."

"근데 주소지가.. 여기서 주소가 확 건너 뛰는데요?"


"있던거 무너지고, 불타고.. 무허가로 마구 짓고.. 그러면 엉망되지. 어딘데? 다 왔어?"

"원래는 여기 쯤일것 같은데, 갑자기 35가..로 바뀝니다. 천수 빌라..가 없나본데요?"

전봇대 앞에 낚시 의자를 놓고 앉은 노인이 이리 오라 손짓한다. 커다란 비닐 봉지에 빈 병과 캔이 담겨있다.

"경찰이네. 누구 찾아왔소?"


"천수 빌라라고 아세요?"

"그거 없어진지 오래야. 여기 이 자리였는데 다른 집들이 들아왔어."

그가 가르키는 곳을 본다. 대충 슬라브로 얼기설기 엮은, 문도 안 달린 움막들이 여러채 모여있다.

"저기 누구 살아요?"


"아무도 없지. 그래도 주인은 있는거야. 저렇게 해놔야 나중에 보상이 나와."

"재개발 되면요?"

"그럼, 그래서들 버티는 거지."

"천수 빌라 살던 사람들은 어디 갔어요?"


"모르지, 다들 세살던 사람들이니까, 갈데 없음 길거리에 나앉았겠지."

난감하다. 아쉬운대로 사진을 보여준다.

"이 친구 아세요? 양도훈이라고.."

잔뜩 찡그리고 들여다 보다가 결국 고개를 절래절래한다.


"눈이 나빠서 사진은 모르겠고, 도훈이는 알아. 째끄맸을때부터 여기 살았어. 군대 갔다 왔는데, 그다음은 모르고.. 할머니 죽고 나서는 걔도 갈 데가 없을건데? 왜? 또 사고 쳤나?"

"또.. 요? 사고 자주 쳐요?"

"에이그, 아주 나쁜 놈이야, 지 할머니 맨날 때리고, 보조금 나오면 다 뺏고.. 여기 도둑 고양이들 싫다고 송곳으로 그렇게 찔러 죽이고.."


"송곳이요.. 어려서부터요?"

"으응, 그럼. 저게 커서 뭐가 될까, 맨날 그렇게 한심하게 봤다고, 다들.."

"주소지가 아직 천수 빌라로 되어있어서 왔는데, 혹시 이 근처에 살까요?"

"그럴지도 몰라, 걔는 겁이 많아서 멀리 못 가."

"겁이 많아요? 멀리 못간다... 맞네요, 그럼."


"할머니, 나오셨어요? 안녕하십니까? 천수 빌라로 가신다고 해서 와봤습니다."

파출소 순경들이 도착한다. 종태와 시환이 인사한다.

"양도훈씨 찾으시죠? 그 사람, 일정 거주지가 없습니다. 대충 아무데나 빈집 들어가서 삽니다."

"이 동네에 있긴 하구요?"


"그럼요, 몇번 봤습니다. 밤에는 일절 안 다녀서 모르구요, 공포증 같은게 있다고.. 집에 호신용 칼이랑 무기가 많다 그랬는데, 그게 불법 총기류일 줄은 몰랐습니다."

"부근에서, 화약 냄새나, 소음 같은 거 신고 못 받으셨나요? 작업실도 이 동네 일건데.."

"보시다시피, 여기가 뭐 그런거에 일일히 신고하는 동네가 아닙니다. 그냥 그러려니 해요. 오죽하면, 이동네에서 나갈 수 있는 것도 복이라는, 그런 말을 하겠습니까."


낙담하는 시환, 종태가 마지막으로 하나 묻는다.

"엊그제, 신고 하나 들어왔죠? 밤 시간에 총격.. 고양이 일가족이라고 들었는데 장소가 어딥니까?"

"아, 그거요.. 그거는 이쪽은 아니고, 가세요, 안내해 드릴께요. 거기 그냥 공터에요, 아무것도 없어요."

"그 주변 건물들은 살펴 보셨습니까? 사건 이후에.. 누가 사는지, 비었는지.."

"그게..."


머뭇거리는 순경.

"죄송합니다, 사실 총격 사건이어도, 사람이 다친게 아니라서.. 저희가 동네가 험해서, 다른 사건들도 많거든요, 강도나 강간.. 폭행, 방화.."

"아, 이해합니다. 괜찮습니다... 그럼 저희가 오늘 좀, 자세히 들여다 보겠습니다. 많이들 와있기도 하구요.. 정확한 위치가 어떻게 됩니까?"


"거기가요..."

시환이 문자를 넣는다.

/천수 빌라 철거 고양이 총격 사건 현장으로 이동 중 주소.../




16.4.2 공터



크게 불이 한번 났던 곳인 듯, 넓직한 공터가 나온다. 쓰레기, 각종 폐기물이 여기저기 산을 이룬다.

"야아, 여기서 고양이만 쐈다는 것도 놀랍다. 사람을 매일 하나씩 죽여도 모르겠는데?"

"낮에 봐도 이런데, 밤에는 어떨까요? 이거 완전.. 조폭 영화에 나오는 그런 거 아니에요? 양철통에 불 피우고, 막 꺼꾸로 매달고.."

"공터라서 뭐 매달만한 데는 없는데... 묻어버리기는 편하겠다."


두세명씩 짝을 지어 도착한다. 동네 입구가 작은 탓에 다들 차를 멀리 두고 걸어온다.

"여기라고? 하.. 여긴 들개도 못 살게 생겼는데?"

"양도훈은 평소에도 멀리 못 갑니다. 특히 밤에 안 돌아다니는데, 지금까지 있었던 총격 중에서, 유일하게 밤에 하나 있었던게, 이 자립니다. 고양이 한 박스요.. 산탄으로."


"그 전까지 전부 권총이였어. 마지막 두번이 엽총이야. 아마 가장 최근에 엽총을 개조하면서, 실험 삼아서 한번 쏴본게 아닐까?"

"밤이고, 연습이니까, 집 앞에서.. 간단하게 했다.. 말 되네. 그럼 정말 이 근처에 산다는 소리인데... 야, 이거, 총 두번 쏘다가는 다 무너지겠다? 사람 살게 생긴 집이 별로 없어."

"그래서 화약을 다루기가 더 쉬웠겠죠. 주위에 물어보거나, 들여다보는 사람없이.."


"근데, 주소가 없으면, 화약 같은 거 온라인으로 주문해서.. 다 어디로 받았어?"

진우가 묻는다.

"편의점이랑 아는 식당 주소.. 어차피 이 안쪽까지는 택배가 안 들어와서 그렇게들 많이 받아준대요. 천수 빌라는 건물 자체가 없으니까 어차피 받을 수도 없고."

"유명한 동네인가봐. 나만 몰랐네?"


시환이 둘러본다.

"근데, 다 어디가고 우리만 남았어? 휑 한데?"

"철수 준비 하고 있어. 주소지도 없고, 여기로 온다는 증거도 없잖아. 사실, 큰길에 그러고 서있으면 그 놈이 보고 더 도망갈수도 있고.."

"걱정마라. 몇 팀 아직 남을거야. 정환이네도 어디 돌아다니고 있고.."

"너무 티 나요. 잠복도 아니고, 장비 다 갖추고 돌아다니니까 오히려 더 쉽게 타겟이 될거 같애."


"할수 없지. 그러니까, 누구 한 사람 쓰러지면, 넘어진 각도, 피 튀겨나간 방향, 총알 들어온 쪽 잘 계산해서 거꾸로 따라가봐. 그 놈이 있을거야."

"그거 계산하다 총 맞겠다. 고만하고 얼른 가, 찾어!"

"양도훈이는 없어도, 총기 개조하는 장소, 약품, 기계.. 그런거라도 찾아봐. 3인 1조로 간다. 사방 경계하고."


종태에게 전화가 온다. 지율이다.

"아우, 깜짝이야.. 얘는 꼭 잔뜩 긴장하고 있는데 전화해, 간 떨어지게.. 왜? 뭐?"

"무기고에다가, 저한테 총 내주지 말라고 명령하셨습니까?"

"어, 너 오늘 내근이야. 거기서 상황실이나 해라. 그 놈이 거기 처들어가면, 그때는 하나 꺼내줄거야."

"문 형사님!"


"여기도 금방 철수해. 기타대도 다 들어갔어. 여기 아니야, 그놈 여기 안 왔어. 그러니까 너는 거기서, 얘 어디가서 총질하나 기다려. 금방 복귀할께."

"정말입니까?"

"그래, 여기 다 들어가고 우리만 남았어. 동네 조용해, 아무일 없어. 들킬거 알고, 아마 다른 동네 어디 숨었나봐. 그래도 돌던거는 한바퀴 마저 돌고 들어갈테니까, 그때까지 사무실에 잘 붙어있어. 알았지?"


끊으려다 덧붙인다.

"아참, 리화 왔냐? 괜찮대?"

"쉬고 있습니다."

"그래, 후배 좀 챙기고, 다른 사건 처리해. 밖에 나가지 말고, 안에서 하는 거... 들어가서 보고 하면서 너 다 끼워줄께. 됐냐?"


"언제 오십니까?"

"니가 자꾸 말 걸면 오래 걸려. 계속 할래?"

"끊겠습니다. 조심하십시오."

"너나 사고치지 마. 혼자 있다고.. 끊어!"

전화를 끊으며 피식 웃는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딱 지 아부지야. 사건마다 다 덤벼.. 아우, 기집애 참.. 애기때랑 똑같애."

진우가 안 웃는 척, 혼자 웃는다. 종태가 뭐라 한마디 하려다 만다.

"자, 팀 나누고, 각자 출발! 서로 보이는데에 있는다, 알았지?"

"예!"

셋씩, 무리를 지어 움직인다.




16.4.3 시간




사무실에서 업무 보는 지율. 어쩔수 없이 시간을 자꾸 체크한다. 휴게실에 틀어놓은 뉴스에서는 오전에 있었던 총격 사건이 나오고, 범인의 얼굴과 신상이 공개된다. 의무실에서 상처를 소독하는 리화에게 음료수를 건네는 동료... 먼저 돌아온 의경들이 보호 장비를 벗는다. 늦은 점심을 배달하는 존 바울이 배달 오토바이를 타고 경찰서 앞을 지나간다. 시간이 훌쩍 지난다...




16.4.4 다시 서계동




조 팀장의 집합 명령에 공터로 모여든다. 정환과 박형사 팀도 왔다.

"찾은 거 별로 없지?"

"쇠구슬 몇알 찾은 게 다입니다. 눈으로 보이는 혈흔은 없습니다."

석호가 답한다. 진우가 잇는다.

"화약 자국으로 보이는게 있어서 시환이가 샘플링했구요, 총기에 사용 된건지는 돌아가서 실험해봐야 알 수 있답니다."


"몇군데 사람 흔적이 있는 집들이 있긴 한데, 귀가 시간은 지나봐야 누가 사는지 알것 같습니다. 수상하다고 무작정 깨고 들어가기에는 좀 무리가 있습니다."

"그건 안돼지. 그럼 저녁때 다시 와봐야하나?"

"그때는 탱크 타고 와야 될 것 같은데?"

정환이 썩 내키지 않는 얼굴이다.


"통신사나 전기, 수도 사용량으로 거주 상태를 먼저 확인해 보는 것도 방법일것 같습니다. 사용량이 많은 집들은 제외시키고.."

석호의 말에 반색한다.

"그래, 그것도 방법이야. 돌아가서 이 팀장이 알아봐."

"예."

"아우, 근데 이런 동네 참.. 자꾸봐도 분위기 이상하네. 이런데서 혼자 사는 놈은 더 이상할거야."


"흔적이 아주 없지는 않은데, 확실한 건 없어. 그치? 벌써 옮겼을까? 고양이 총격 이후에?"

"그럴 수도 있죠. 아무래도 경찰들 한번 왔다가면.. 보세요, 여기 빈 집들이 다 지 껀데, 아무데고 싸들고 들어가면 되잖아요."

박형사가 지친 얼굴로 돌아본다. 겨울인데도 땀이 맻혔다. 종태가 크리넥스를 내민다.


"이 많은 빈 집을 우리끼리 어떻게 다 뒤져? 일단 오늘은 철수하고, 다음에 제대로 애들 다 풀어. 어디인지 정도는 대충 나왔으니까, 내일이라도 다시 오자고."

"그래야지. 가서 다들 씻고, 어제 야근 한 사람들 특히 수고했다. 얼른 들어가서 좀 자라."

"수고하셨습니다.."


서로 인사들하며 큰길로 이동한다. 차 세워 둔곳까지 걸어간다. 무거운 장비 덕에 더욱 지친다. 시환이 헬멧을 벗어들고 앞서가는 진우를 부른다. 쪼르르 따라 뛴다.

"형! 점심 먹자, 배고파!"

"사무실 먼저 들어갈라고.. 지율이 혼자 있잖아. 리화씨도 어떤가 보고.."

"가서 시켜 먹을까?"


"다음에 하자, 오늘은 지율이 데리고 나갈거야."

"고백할라구?"

"아니, 뭐.. 그.. 어떻게 알았냐?"

"얼굴에 써있네, 나 행복함.. 이라고."

피식 웃지만, 눈치가 보인다.. 괜히 옷을 툭툭 털며 시환에게 묻는다.


"내가 아직, 너한테 미안해야 되나?"

"아냐, 전혀. 축하해. 고백은 어떻게 할거야? 나랑 결혼해 줄래...? 뭐 이런거?"

"아니야, 그런거.. 그냥 풍선 몇개 샀어. 인형이랑 꽃이랑... 같이 찜질방이나 갈까하고.. 한번도 안가봤대."

"그게 무슨 고백이야? 반지도 없어?"

"아직.. 지율이가 어린 시절이 별로 없어서 그런지, 생각보다 애들 거 좋아해. 젤리 같은 거.. 야, 반지도 필요할까? 지금 가서 하나 살까?"


"됐어, 그 취향은 아닌 거 같기는 하다. 잘 해봐. 에이, 나는 팀장님이랑 먹어야겠다. 외로운 늑대끼리."

"미안해. 요새 계속 아버지, 형님 일 터져서.. 힘들까봐, 오늘 꼭 기분 전환 시켜주고 싶어서.. 다음에 다 같이 먹자."

"잊지마, 튕기기 없다."

"알았어, 들어가서 봐! 야, 사람들한테는 비밀이야, 아직!"


"알았어, 팀장니임~~!! 같이 가요!"

저 멀리 골목 반대편으로, 석호에게 뛰어간다. 골목 안쪽에 세워놓은 자신의 차로 이동한다. 비로소 헬멧을 벗고 트렁트를 연다. 답답했던 머리를 탈탈 흔들어 턴다. 꽃바구니가 흔들려 인형이 삐뚤어졌다. 헬멧을 가방에 담고, 꽃과 인형을 바로 놓는다. 짧게 묶어놓은 풍선들이 바람에 흔들린다. 혼인 신고서를 네배 확대해 만든 커다란 보드 위에, 예쁜 글씨로 또박또박 썼다.


/나랑 사귀는 거다/


'귀'자에 빨간 매직으로 진한 X 표시를 한다. 나랑 사X는 거다... 나랑 사는 거다... 웃음이 난다. 지율이 뭐라고 할지 기대된다. 트렁트 문을 올려 놓은 채로 걸터앉아, 다리 보호대를 푼다. 그 새를 도저히 못 참고 지율에게 전화한다. 바로 받는다.

"어, 우리 인제 끝났어. 점심은? ... 왜, 먼저 먹지.. 금방 들어갈께, 한 15분?.. 아냐, 못 찾았어, 올 필요 없댔잖아. 아직 맨땅에 헤딩 중이야.. 너는? 검찰에서는 뭐래? 종료 안 한대..?"


타당....

꽃바구니 위로 몸이 날아간다. 피 묻은 풍선들도 밖으로 날아간다. 이미 터진 퐁선 조각들이 꽃잎에 내린다.


"뭐야?"

막 출발하려던 팀원들이 차를 멈춘다. 시환이 창밖을 본다. 풍선이 난다...

"풍선... 진우형... 강진우입니다."

"어디야? 찾아!"

석호와 시환이 뛰어내린다. 다급히 전화를 한다.


"강진우가 맞았습니다! 어딘지 모르겠습니다!!"

타당...

멈춘다. 총 소리 난 곳을 찾는다. 360도 빙 돌아보지만, 다 무너져가는 험상궂은 폐가들만 가득하다.

"찾아! 당장 찾아!"

전화기 속 조 팀장이 소리친다.


손에 쥔 핸드폰이 슬그머니 빠져나간다. 지율의 목소리가 멀어진다. 힘을 잃은 다리가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미끄러진다. 범퍼에 붉은 핏자국을 그리며 주루룩.. 진우가 흘러내린다. 차가운 시맨트 바닥을 베고 눕는다. 마지막 풍선 하나가 바람에 바들거리다 트렁크를 빠져나온다. 날아간다. 눈물이 흐른다. 스르르 눈이 감긴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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