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쉴만한 물가

by 평화의길벗 라종렬

20121026 -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눈을 뜨기 힘든 가을보다 높은 저 하늘이 기분 좋아, 휴일 아침이면 나를 깨운 전화 오늘은 어디서 무얼 할까....”

김동규 교수님께서 부른 아름다운 사랑의 노래가 그 어느 때 보다 잘 어울리는 10월 가을날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 사랑은 가득한 걸, 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바램은 죄가 될테니까...”

요즘엔 따로 시즌이 없지만 그래도 가을의 신부가 아름답습니다.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풍광만큼이나 곱고 예쁜 그리고 꽃보다 아름다운 신랑 신부의 모습이 더 눈부시게 빛나는 계절이 가을이 아닌가 싶습니다. 외로운 이들에겐 더없이 쓸쓸해지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더 사색하기도 좋은 그런 계절이 가을입니다.


여행하기도 좋은 계절입니다. 삶을 돌아보며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잠시 일상을 벗어나는 여유를 가지면 좋으련만, 사는 것이 왜 이렇게 바쁜 것인지. 그것은 누구를 위한 바쁨인지 가끔은 멍하니 달려가다 멈춰 분주함 속에 잃어버린 것이 없는지 두리번거리게 됩니다. 그럴 때면 우린 ‘가을을 탄다'라고 말을 합니다. 그러면 다들 이해해 줍니다. 어느 연령층이든 이 가을은 그렇게 사랑하기도 좋고, 사색하기도 좋고, 여행하기도 좋고, 그만큼 또 바쁘기도 한 계절입니다. 올해는 국가적으로 분주한 일들이 겹치다 보니, 가을이다 싶은데 또 겨울이 금세 올 것만도 같습니다.


가끔 두려워져 지난밤 꿈처럼 사라질까 기도해, 매일 너를 보고 너의 손을 잡고 내 곁에 있는 너를 확인해, 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 사랑은 가득한걸, 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바램은 죄가 될테니까”

이 계절은 소유를 위한 집착보다 관계를 위한 사색이 더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요? 휴식의 휴(休)라는 한문에는 사람이 나무와 함께 있는 글자입니다. 자연을 가까이하는 것이 쉬는 것이라는 뜻인데, 분주해서 쉬지 못하는 사람들을 향하여서 가을은 울긋불긋 옷을 입고 내게로 와서 쉬라고 우리를 부르고 있습니다. 바삭거리는 낙엽, 그리고 가을바람에 소슬 거리는 숲 길, 가파른 산을 나무를 붙잡고 오르다 보면 어느새 송글 거리는 땀방울, 그렇게 가을과 나무와 산, 그리고 바람과 땀은 우리를 숨 쉬게 하고 쉼으로 이끌어 갑니다.


“살아가는 이유 꿈을 꾸는 이유 모두가 너라는 걸, 네가 있는 세상 살아가는 동안 더 좋은 것은 없을 거야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사랑하기 좋은 계절, 사색하기 좋은 계절, 사랑과 사색의 사유로 쉼(休)을 얻는 10월의 어느 멋진 날들을 모두가 누릴 수 있길...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국화 옆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