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알았어. 영인 씨의 의사는 알겠고. 나에게 이미 다 말을 했다고는 하지만, 미안한데 정말 나는 모르겠어서 그래. 그러니까 왜 이혼하고 싶은 지 이유 좀 알려주면 안 될까?”
“말하고 싶지 않은데?”
이 XX야, 장난하냐. 영문도 모른 채 내 인생에 없던 이혼을 하게 생겼는데, 그것도 당하게 생겼는데, 그냥 연인이었으면 이별인데 결혼을 해서 이혼을 하게 생겼는데, 너 같으면 이유도 모르고 ‘네, 알겠습니다. 원하시는 대로 해드리지요’ 이럴 수 있냐? 이 □□ 같은 XX야.
“제발 부탁이야. 그래도 우리가 알고 지낸 세월이 있잖아.”
“그걸 왜 알고 싶은데?”
이미 다 말했다면서? 그러면서 갑자기 왜 알고 싶은지 묻는 건 또 뭔데.
“이유라도 알아야지 덜 억울할 거 아니야. 그리고 자기는 마음이 확고하다지만 난 아니야. 난 아직 이 결혼 파투 낼 생각 없어. 내가 알기로는 협의 이혼은 부부 두 사람이 모두 동의해야 한다던데. 내가 동의하지 않으면 우리 이혼은 성립하지 않는 거야. 알지? 한편, 나도 모르겠어, 우리가 앞으로 이 결혼을 계속 유지할지, 결국 헤어질지는. 어쨌든 이유를 알아야 나도 생각을 하고 판단을 할 거 아니야.”
“알았어. 말해줄게.”
난 숨을 죽였다.
“우리는 성격과 가치관이 맞지 않잖아. 그리고 넌 나만큼 부모님께 잘하지도 않고. 굳이 따진다면 이혼 사유의 절반 이상은 네가 부모님께 잘하지 않기 때문이고. 나머지는 성격 차이를 비롯해서 여러 이유들이 있는 거고.”
이번에는 너무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나왔다.
1. 갈 데까지 간 관계
3. 그가 말한 이혼 사유
4. # 심리상담 1일 차
5. 시어머니를 만나다
6. 시어머니의 본심
8. # 심리상담 2일 차
10. 이혼을 받아들인 계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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