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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마일펄 Sep 01. 2022

위자료 협상 시 유념할 점 3가지

협의이혼 위자료 받아낸 노하우(2)

제가 생각하는 협상의 기본은 ‘지피지기(知彼知己)’ 즉, 상대방을 제대로 알고 나 자신을 제대로 아는 것입니다. 위자료 합의도 곧 남이 될 부부간의 일종의 중요한 ‘협상’이므로 나름의 전략과 계획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부부로서 인정과 사랑으로 상대방을 어떤 경우에도 이해하려고 한 마음을 버리고, 배우자를 완전한 타인 즉, 제삼자라고 생각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봐야 합니다. 제 경우에는 상대방이 자신의 원가족에게 끌려 다니며, 합당하지 않은 금전적 요구도 가족으로서 책임져야 할 의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긍정적으로 보면 자신의 가족을 ‘끔찍’하게 사랑하고, 부정적으로는 자신에게 해가 되는데도 끊어내지 못하고 가족이기에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 강한 완벽한 호구였습니다. 결혼생활 내내 저는 배우자의 원가족에 이어서 언제나 후순위였고, 배우자의 이런 생각과 처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가족애가 없고 자기만 아는 이기적인 사람 취급을 받았습니다. 상대방은 자신의 부모에게 잘하지 못한다는 점을 가장 큰 명목상 이혼 사유로 밝혔고요.


한편, 상대방은 자신이 저지른 행동에 아랑곳없이 끝까지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 하는, 타인에게 보이는 이미지를 매우 중시하고,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 강하게 사로잡혀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자신이 먼저 절대 재고의 여지가 없다며 이혼을 꺼내 들고도, 이혼을 하더라도 저와는 앞으로도 친구처럼 지낼 수 있다는 망발을 서슴지 않았습니다.


부부로서 혼인을 유지할 때는 이 모든 것들이 절망적이었는데, 신뢰가 완전히 무너진 상태에서 막상 저도 이혼을 결심한 뒤로는 상대방의 장점이자 약점을 잘 활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족을 끔찍이 아끼는 데다가 타인의 무리한 요구도 밉보이고 싶지 않고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처음에는 망설이다가도 결국은 마음이 약해져서 들어주고 마는 호구 근성 말입니다. 특히, 금전적인 부분에서는 생각보다 너그러운 사람이고(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모양이 빠진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게다가 앞으로 저와는 친구로 지낼 수도 있다고 했으니 어이가 없었던 이 점을 오히려 역이용하기로 했습니다.




협상에서 또 중요한 부분은 무엇을 얻을 것인지 목적을 분명하게 하는 일입니다. 이 경우에서는 원하는 액수의 위자료를 받는 일입니다. 원하는 액수의 상한선과 하한선 특히, 절대 양보할 수 없는 하한선을 마음속으로 확실하게 정합니다. 원하는 가장 큰 액수를 협상 목표로 삼되, 최상의 시나리오대로 흘러가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차선과 차차선,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머릿속에 대강 구상합니다. 상대방의 태도에 따라서 대처할 말과 행동 말입니다. 원하는 액수의 위자료 받기라는 목적을 분명히 하면 실제 협상 과정에서 어떤 돌발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여유를 가지고 대처할 힘이 생깁니다. 사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위자료를 한 푼도 받지 못하는 상황인데요. 협의이혼에서 배우자 한쪽이 다른 쪽에게 위자료를 지급해야 하는 의무는 없으니까요. 이런 최악의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다고 각오하면 오히려 마음을 내려놓아서인지 좀 더 자신 있게 자신의 권리(합당하다고 생각하는 위자료 액수)를 주장할 수 있게 됩니다.




협상의 마지막 주안점은 상대방에게 내 의도를 읽히지 않는 것, 즉 내 패를 까지 않는 것입니다. 저는 결혼생활 내내 상대방을 솔직한 태도로 진심을 담아 대했는데요. 내 의도를 읽히지 않도록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비로소 ‘아, 내가 이 사람에게 마음이 완전히 떠났구나’, ‘아직 법적 부부이지만 이제 나에게 상대방은 회사의 거래처 담당자처럼 최대의 이익을 취할 철저한 협상 대상자에 불과하구나’ 싶었습니다.


내 의도를 읽히지 않는다는 의미는 내가 정말로 원하는 위자료 액수가 얼마인지 밝히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마음속으로 상한선과 하한선을 정했지만, 사실 상한선은 운이 좋으면 가능하리라 나 자신도 잘 알고 있기에 내 상황과 처지, 상대방의 성향과 관계 정도에서 합당하다고 생각하는 금액을 본능적으로 인지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 금액을 상대방이 알도록 하지 말고, 내가 생각하는 최대치를 말해서 상대방의 입에서 그보다 낮은 금액이되 내가 합당하다고 생각하는 즉, 원하는 액수가 나오도록 합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전 배우자의 경우 뭔가 찔리는 부분이 있는지 아니면 무시를 받는다는 피해의식이 있었던지 결혼생활에서 혼자서 계속 주도권을 잡으려고 애를 써온 사람이라서, 제가 처음 말한 액수를 따르지 않고 자신이 말한 액수에 제가 따르는 것을 자신이 주도권을 쥐었다고 착각하는 모양새였습니다. 이처럼 상대방의 성향을 파악해서 실제 주도권은 내가 쥐고 있고 상황을 내가 원하는 대로 이끌고 있지만, 상대방이 마치 자신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고 착각하게 대처하는 것도 내 의도를 읽히지 않는 데 포함됩니다. 이전까지는 제가 상대방을 동등한 입장에서 대해서 계속 갈등과 마찰이 있었는데요. 자기감정이나 상황 판단에 미숙한 어린애를 다뤄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끄는 식으로 태도를 전환하니, 감정적으로 대처하지 않고 이성적으로 말하고 행동하기 수월했습니다.



<협의이혼 위자료 받아낸 노하우>는 총 4개의 글로 구성했습니다.


1. 원하는 위자료 목적 달성을 위한 마음가짐

 : 감정적인 대응은 금물, 이성적으로 사고하고 전략적으로 행동하기

https://brunch.co.kr/@smilepearlll/255


2. 위자료 협상 시 유념할 점 3가지

 : 협상의 기본은 지피지기/명확한 목적/의도 숨기기

https://brunch.co.kr/@smilepearlll/256


3. 내가 생각한 합당한 위자료 액수

 : 위자료 산정 과정과 기준

https://brunch.co.kr/@smilepearlll/257


4. 원하는 만큼 위자료를 받아낸 구체적인 실전 협상 기술

 : 위자료 협상 실제 과정

https://brunch.co.kr/@smilepearlll/258



사람마다 저마다 처한 상황이나 경험, 문제 해결 방안도 다 다르기에

아래는 이혼 당시 제 상황과 상대방과의 관계를 좀 더 구체적으로 기록한 글입니다.


이혼을 하자면서 최대 2년을 동거할 수 있다고?

https://brunch.co.kr/@smilepearlll/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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