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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마일펄 Mar 29. 2023

선물 한 뒤에 오히려 관계가 소원해진 경우

거리를 둬야 할 사람 구체적인 경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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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가까운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자 선물을 했다가 상대방의 뜨뜻미지근하거나 무례한 반응에 더러 관계가 소원해진 경우를 떠올리면,

(여기에서 그는 남성일 수도, 여성일 수도 있다.)


- 상대방이 종종 말하던 그 자신에게 의미 있는 기념일을 축하하고자 그가 좋아하는 디저트를 선물한 적이 있다. 그가 부재중이라서 다른 사람에게 선물을 맡겼는데, 고맙다는커녕 ‘잘 받았다’라는 문자 하나 도착하지 않았다. 친하다는 생각은 나만의 착각이었을까? 아니면 그는 겉으로 드러난 말과 행동과는 달리 내가 마음에 안 들었을까? 그의 반응을 나의 행동이 부담스럽다는 의미로 해석하고 그 뒤로 아무 연락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몇 달 뒤, 자신에게 도움이 필요하자 천연덕스럽게 먼저 안부를 물어오는 것이 아닌가. 이때 비로소 나는 그저 그 자신의 사회적 성공을 위해 필요할 할 때 도움 받을 순간을 대비한 일종의 포괄적인 관리 대상에 불과한 존재였다고 알게 되었다.


- 일 때문에 정기적으로 만나던 사람이 마침 미팅 날 생일이었다. 사적인 사이에서 업무적인 사이로 전환된 관계라서 개인적인 이야기나 여러 고충을 공유하는 사이이기도 했다. 미팅 날 소소하게 조각 케이크를 준비해서 약속 장소에서 기다리는데 10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았다. 전화를 했더니 아프다는 말과 함께 약속을 깜빡했다는 황당한 대답이 돌아왔다. 정기적인 일정을 어떻게 깜빡하지? 현재 같이 진행하는 일을 나만큼 중시하지 않거나, 나라는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생일 축하한다고 실은 조각 케이크도 준비했다고 말했더니 이 대답 또한 가관이었다. “고마워요. 선물은 받은 셈 칠게요.” 받은 셈 치다니 표현하고는 참…… 사람의 성의를 이토록 한순간에 무시할 수가. 시간이 지날수록 친밀한 관계에서 공감 능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그의 행동은 점점 도드라졌다.


- 선물이 물질이 아니라 장소나 공간일 때도 있었다. 좋아하는 사람과는 내가 좋아하는 공간을 공유하고 경험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가. 어떤 사람에게 마음의 문을 더 여는 의미로 내가 좋아하는 장소에 데리고 갔다. 주로 내가 휴식이나 위로가 필요할 때 찾는 나에게는 특별한 나만의 공간이라 꽤 가까운 사이가 아니라면 공유하지 않는 공간이었다. 나는 그가 그 공간을 음미하고 즐기기를 바랐다. 하지만 공간이 취향이 아닌 건지 내 마음이 전해지지 않은 건지 그는 나를 만나서 쉴 새 없이 자기 이야기를 떠드는 데만 몰두했다. 그에게 나의 존재는 무엇이었을까? 무슨 이야기를 해도 들어주는 사람? 부정적인 말은 전부 배제하고 무조건 공감하고 격려하는 마음의 안정제 같은 존재? 확실한 건 그는 나의 좋아 보이는 도드라진 외적인 조건에는 끌렸을지언정 정작 나라는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인지는 별로 관심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의도치 않게 나는 선물을 한 상대방의 반응을 계기로 인간관계가 갈린 경우가 많은데, 선물 뒤 관계를 정리하기로 마음먹은 이들의 공통점은 다음과 같다.


(다음 글에서 게속)



<다음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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