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드라마로 살펴본) ‘결혼은 행복하다’는 허상
가을동화(2000년)부터 검블유(2019년)까지
*앞선 글이 있습니다.
‘결혼은 현실’이라는 말의 숨은 뜻: https://brunch.co.kr/@smilepearlll/37
- 결혼은 현실이라는 말이 내포하고 있는 경제력, 인간관계의 실체
- '결혼은 행복하다'라는 허상을 심어주는 로맨스 드라마의 공통적인 특징
에 관한 내용입니다.
그럼, 실제로 인기 로맨스 드라마 주인공의 직업과 결말은 무엇인지 살펴보도록 하자. 물론, 우리는 이미 수많은 경험으로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하나 같이 매우 잘 났고, 돈이 많고, 남부러울 것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리된 내용으로 확인을 하면 드라마가 얼마나 허상인지 다시금 느낄 수 있으리라.
드라마는 2000년부터 대략 3년 단위로 총 7편을 선정을 했다. 제목, 방송연도, 콘셉트, 두 주인공의 직업, 결말, 시청률을 정리를 했다. 로맨스 드라마 중에서도 내용, 설정, 주인공의 직업 등을 고려해서 최대한 다양하게 선정을 해봤다. 그냥…… 내가 재밌게 본 드라마 중 선정을 한 거다. 그러니 가볍게 재미로 쭉 한번 읽고 넘어가면 그만이다.
1. 가을동화(2000)
▶ 콘셉트: 남매처럼 자란 은서와 준서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
▶ 주인공 직업
- 윤(최)은서(송혜교 扮): 가난 때문에 학업도 포기하고 호텔에서 일을 함.
- 윤준서(송승헌 扮): 미술 강사. 부모인 윤 교수 부부는 은서가 친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난 후 결국 친딸인 신애(한채영 扮)와 은서를 바꿔서 키운다. 금지옥엽으로 애지중지 길러온 은서를 그리워한 나머지 아이들과 함께 미국으로 떠나버린다. 준서는 미국에서 지내면서도 여전히 은서를 잊지 못해 한국으로 돌아온다.
▶ 결말: 골수암으로 투병을 하던 은서는 준서의 등에 업힌 채 숨을 거둔다.
▶ 특이 사항: 9회에서 수목원에서 생일 파티를 마친 준서와 은서는 집으로 향하고, 준서는 가족들 앞에서 은서와 결혼하겠다고 밝히지만 결국 반대에 부딪히다. 10회에서 두 사람의 갑작스런 결혼 발표에 유미(준서의 약혼녀, 한나나 扮)는 쓰러지게 되고, 죄책감이 든 준서는 유미 곁에 머물기로 마음을 바꾸고 은서와는 이별하려 한다.
▶ 최고 시청률: 40.6% 기록(TNS MEDIA KOREA)
2. 천국의 계단(2003)
▶ 콘셉트: 금지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몸부림치는 네 남녀의 영원히 끝나지 않을 사랑 이야기
▶ 주인공 직업
- 차송주(권상우 扮): 민회장의 외아들. 어린 시절에는 신동의 피아니스트, 현재는 백화점과 놀이공원 등을 포함한 글로벌 그룹을 상속받은 경영 일선의 지휘자.
- 한정서(최지우 扮): 유명 건축가이자 대학교수인 한교수의 무남독녀 외동딸. 피아니스트를 꿈꿨지만 현재는 글로벌 그룹의 임시직 직원. 이상적인 부모 밑에서 유복하게 자랐지만, 갑작스런 병으로 엄마를 잃은 후 아버지와 단 둘이 살았다. 유명 여배우인 새어머니 태미라(이휘향 扮)의 딸(의붓 여동생) 한유리(김태희 扮)에게 밀려서 자신의 모든 것을 빼앗긴다. 음주운전을 한 한유리의 차에 치여 기억상실증에 걸린다.
▶ 결말: 한정서는 마주친 차송주와 한유리의 인연을 다시 기억을 찾고 집으로 돌아간다. 그러나 교통사고의 후유증과 유전적 내력 등으로 안암에 걸려서 결국 시력을 잃는다. 한정서가 눈이 멀자 한태화(태미라의 아들이자 한유리의 오빠, 신현준 扮)는 교통사고로 위장해 자살을 한다. 정서는 태화의 각막 기증으로 잠시나마 빛을 보게 되지만 안암이 뇌로 전이돼 결국 죽음을 맞이한다.
▶ 특이 사항: 제목인 ‘천국의 계단’은 한태화가 그린 그림의 제목.
▶ 최고 시청률: 42.4%(닐슨미디어리서치) - 20회(마지막회)
▶ 평균 시청률: 33.8%(tns)
3. 연애시대(2006)
▶ 콘셉트: 헤어지고 시작된 이상한 연애. 이혼한 뒤에도 서로 사랑의 끈을 놓지 못하는 젊은 이혼 부부의 이야기. 아이를 사산한 슬픔을 극복하지 못하고 이혼을 한 후 1년 6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 주인공 직업
- 로맨스 드라마 중 거의 유일하게 두 주인공의 직업이 급여 측면에서 서민적, 보편적, 현실적이다.
- 이동진(감우성 扮): 1974년생(33세). 서울 출생. 여유롭고 학문적인 분위기 속에서 어린 시절부터 책을 가까이하며 자라왔다. 번화가에 위치한 대형 규모의 서적에서 일하고 있으며, 책을 구입하러 온 은호에게 반해 결혼에 이른다.
- 유은호(손예진 扮): 1978년생(29세). 춘천 출생. 고교 때는 수영선수로 활약, 전국대회에서 입상을 한 경력도 있다. 고교 졸업 후 서울의 체육대학에 입학해 스포츠 인스트럭터 자격증을 획득한 후 스포츠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서점에서 우연히 만난 동진과 사랑에 빠져 결혼을 했으나 2년 만에 이혼을 하고 만다.
▶ 결말: 두 사람을 오해를 풀고 재혼을 해 아이를 낳고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 간다. 화창한 어느 날, 동진은 딸과 공원에서 공놀이를 하고 있다. 임신을 한 은호는 잔디밭에 앉아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자수를 하고 있다. 모두 입가에 웃음이 만연하다.
▶ 최고 시청률: 17.4%(TNmS) - 16회(마지막회)
▶ 평균 시청률: 13.5%(TNmS)
4. 그들이 사는 세상(2008)
▶ 콘셉트: 한편의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남녀 PD가 있다. 주준영과 정지오의 사랑과 드라마를 제작하기 위해 쏟는 열정이 펼쳐진다. 제작현장에서 땀 흘리는 드라마 스태프들의 일상을 리얼하게 담았다.
▶ 주인공 직업
- 주준영(송혜교): 드라마 PD. 말은 직설적이고, 일은 열정적이며, 동료와는 유쾌하게, 사랑에는 걸침 없는, 당차고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방송가에서 주목 받고 있는 새내기 드라마 PD.
- 정지오(현빈): 드라마 PD. 몇 개의 작품을 했지만 작품으로나 시청률로나 손색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예리하고 정의롭고 인간미 넘치고 열정적이라 후배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다.
▶ 결말: 돌고 돌아 오해를 해소한 두 사람은 계속 알콩달콩 연애를 한다. 준영의 동창 모임에 함께 간 둘은 준영의 친구가 낳은 아기를 보게 된다. 준영은 지오에게 출산을 하면 연출 감 떨어지고, 능력 있는 다른 PD에게 밀린다며 출산의 부담감을 토로한다. 지오를 탐탁지 않아했던 준영의 어머니(나영희 扮)는 지오에게 팔짱을 낀 채 다정하게 걸어간다. 죽이 잘 맞는 두 사람 뒤에서 준영은 툴툴거리면서 홀로 따라간다. 두 사람은 결혼을 염두 한 관계임을 암시하는 장면들이다.
▶ 특이 사항: 시청률은 저조하나 마니아를 양산 함.
▶ 최고 시청률: 7.7%(닐슨코리아) – 1회
▶ 마지막회 시청률: 6.6%(닐슨코리아) – 16회
5. 신사의 품격(2012)
▶ 콘셉트: 사랑과 이별, 성공과 좌절을 경험하고 세상 어떤 일에도 미혹되지 않는 불혹을 넘긴 꽃중년 남자 4명이 펼치는 로맨틱 멜로 드라마.
▶ 주인공 직업
- 김도진(장동건 扮): 41세. 화담 건축사무소 공동대표
- 서이수(김하늘 扮): 36세. 고등학교 윤리 교사, 사회인 야구단 '블루캣'의 심판, 메아리의 옛 스승.
▶ 결말: 김도진이 서이수에게 프러포즈를 하고 두 사람은 결혼을 약속한다. 엔딩에서 같이 침대에서 아침을 맞이한 것으로 두 사람이 결혼을 했다는 것을 짐작을 할 수 있다.
▶ 최고 시청률: 26.7%(TNmS) – 17회
▶ 평균 시청률: 20.0%(TNmS)
6. 연애의 발견(2014)
▶ 콘셉트: 과거 남자친구와의 연애를 끝내고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 여자 앞에 자신의 잘못을 반성한 옛 남자친구가 돌아오며 발생하는 세 남녀의 사랑이야기.
▶ 주인공 직업
- 한여름(정유미 扮): 32세. 가구 디자이너, 여름&소나무 공동대표
- 강태하(문정혁 扮): 34세. DK건설 대표
- 남하진(성준 扮): 32세. 성형외과 전문의, 봄봄성형외과 원장
▶ 결말: 한여름이 남하진과 헤어지고 1년 뒤 결국 강태하와 재회하면서 해피 엔딩. 강태하가 홀로 떠난 여행에서 예고도 없이 한여름이 등장을 한다. 여름은 태하의 SNS에서 그가 혼자 여행을 떠난다는 정보를 입수한 것. 서로 사랑하는 감정이 남았다는 것을 확인을 한 후 낭만적인 배경에서 키스를 나누며 엔딩. 돌고 돌아 두 사람은 진정한 사람을 찾았다는 결말이다.
*이어진 내레이션
여름: 언젠가 이 사랑도 끝이 나겠죠. 끝나지 않는 사랑도 없지만 영원하지 않을 거라 믿지 않는다면 우린 손을 잡지 못할 거예요.
태하: 연애의 클라이막스는 우리에게 지나갔어요. 이제 이렇게 티격태격 말싸움이나 하면서 살겠죠. 이제 나는 그게 더 좋은 것 같아요.
▶ 특이사항: 시청률은 낮았지만 마니아층과 젊은층에 폭발적인 인기.
▶ 최고 시청률: 7.4%(TNmS)
▶ 평균 시청률: 6.2%(TNmS)
7.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2019)
▶ 콘셉트: 트렌드를 이끄는 포털사이트, 그 안에서 당당하게 일하는 여자들과 그녀들의 마음을 흔드는 남자들의 리얼 로맨스.
▶ 주인공 직업
- 배타미(임수정 扮): 38세. 유니콘 서비스전략 본부장 → 바로 서비스개혁 팀장
- 박모건(장기용 扮): 28세. 밀림사운드 대표 이사, 실력파 작곡가
▶ 결말: 유니콘 송가경(전혜진 扮) 대표는 이혼 후 KU그룹의 회장인 시어머니 때문에 과거 실시간 검색어를 조작했다는 사실을 언론에 밝힌 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대표직을 사퇴한다. 그녀를 기다리고 있던 배타미, 차현(이다희 扮)이 블랙 마세라티에 송가경을 태우고 세 명의 여성이 뻥 뚫린 도로를 호기롭고 자유롭게 드라이브 하면서 끝이 난다.
▶ 최고 시청률: 4.19%(AGB) – 16회(마지막회)
▶ 평균 시청률: 3.47%(AGB)
맞다, 드라마는 드라마다. 인기 유튜버 박막례 할머니 말씀처럼 정상에 올라섰을 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애들 낳고 키워서 좀 크는 거 보고 끝나면 좋겠지만, 드라마는 현실이 아니니까. 드라마를 보는 이유 중 하나는 현실의 고단함을 잊고 어느 정도는 대리만족을 하기 위해서 인데, 드라마가 너무 현실을 반영하면 나 같은 사람은 그건 또 드라마가 아니라고 비판을 할 것이다. 선망하는 직업군이 등장해야 관심을 끌 수 있고, 집이 좋아야 예쁜 장면을 연출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럼 대체 어쩌라는 말인가.
나는 드라마는 그렇게 승질나. 애도 낳았으면 애들 키워 갖고 또 좀 크는 거 보고 끝내면 되는디. 이것도 동성연애 둘이 했으믄 끝난 거 보고 결혼하는 거 사는 것도 좀 보고 어쩌고 해서 끝나야 하는디 정상에 올라가면서 끝나. -박막례 할머니 Korea Grandma 유튜브 명언 중
문제는 각 드라마 사례까지 들어가며 지금까지 계속 이야기했듯이, ‘그래서 왕자님과 공주님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와 같은 드라마의 판타지적인 내용과 결말의 영향으로 나 같은 경우는 서른 살이 넘어서, 심지어 연애를 하던 중에도 결혼의 본질과 실체에 대해서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는 데 있다. 드라마는 행복의 정점에서 끝이 나지만, 현실에서는 좋은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기울여야 한다. 드라마 주인공들은 금전적인 문제에서 자유롭지만 나는 평생 먹고사는 문제를 고민해야만 한다.
로맨스 드라마에서 관계의 달콤한 면만을 보다보니 결혼을 하더라도 이어질 정작 인생의 중요한 요소들을 망각을 하고 말았다. 결혼을 한 이후에야 사랑=결혼=행복 이 꼭 일치하는 것도, 인과관계가 성립하는 것도, 당연한 것도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하긴, 꼭 드라마의 영향 때문만은 아니니라. 해보지 않은 경험을 알 턱이 있나. 결혼을 계획 중이거나 결혼 생활에 답답함을 느끼시는 분들이 시행착오를 줄이고, 각자의 답을 찾길 바라면서 여러 글을 작성을 하고 있다. 경험만한 인생의 스승이 없는지라 과연 도움이 될런지는…… 미지수란 생각이 들었다.
출처: 각 드라마 위키피디아, 나무위키, 공식홈페이지
연관 포스트
‘내 사랑을 법과 제도로 묶고 싶지 않아!’ (1)
: 드라마 여주인공의 사회적 지위는 20년 간 어떻게 변했을까?
https://brunch.co.kr/@smilepearlll/42
‘내 사랑을 법과 제도로 묶고 싶지 않아!’ (2)
: 당당하게 비혼을 선언하는 드라마 속 인물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