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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마일펄 Apr 30. 2024

당나라 현장(삼장법사)과 대안탑(大雁塔)

인도 불교의 영향

대안탑(大雁塔)은 시안 성벽, 대당불야성(+대당부용원)과 함께 시안 시가지의 손꼽히는 관광 명소이다. 여기에다 대명궁과 실크로드쇼, 교외의 병마용 갱과 진시황릉이 시안 여행에서 가장 선호하는 기본 코스일 것이다. 조금 더 만족스러운 경험을 하고 싶다면 이동 시간이 좀 걸리지만(편도 약 1시간~1시간 30분) 화산 등반과 건릉, 소릉 일정을 추가할 수 있다. 셴양 국제공항과 멀지 않은 한양릉도 추천하고 싶다. 역사에 관심이 높다면 비림박물관과 산시 역사박물관, 소안탑, 화청지(+장한가 공연)와 여산의 명성궁도 고려할 만하다.




대안탑 전경


대안탑은 당나라의 삼장법사 현장이 인도에서 들여온 불교 경전의 한문 번역에 종사하던 곳이다. <서유기>에서 손오공, 저팔계, 사오정과 같이 등장하는 바로 그 삼장법사이다. 대안탑은 인도에서 현장법사가 귀국할 때 가져온 경전과 불상 등을 보존하고자 당 고종(측천무후 남편)에게 요청해 건립했으며, 그의 사리가 남아있다.


서유기 西遊記

중국 명나라 때 오승은이 지은 장편 소설. 당나라의 승려 현장(玄奘)의 인도 여행에 관한 전설을 바탕으로 손오공ㆍ저팔계ㆍ사오정이 삼장법사(현장법사)와 함께 천축(天竺)에 가서 불경을 가지고 돌아오기까지 있었던 일을 그린 작품이다. 모두 100회로 된 장회 소설이며, 중국 사대기서(四大奇書) 가운데 하나이다.


현장은 당시의 한문 불교 경전의 내용과 규율에 대한 의문을 풀고자 팔리어와 산스크리트어 원전을 기반으로 불교를 연구하고자 인도의 푸슈야브후티로 떠났으며, 당나라로 귀국한 뒤에는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자신이 가지고 돌아온 불교 경전의 한문 번역에 매진했다. 원문에 충실한 그의 번역은 당시에 커다란 개혁을 가져왔으며, 현장 이전의 번역을 구역(舊譯)이라 부르고, 현장 이후 번역을 신역(新譯)이라고 부른다.


64m로 현재는 7층인 대안탑은 걸어서 올라가 관람할 수 있다. 대안탑 앞으로 시안 최대 번화가, 대당불야성이 펼쳐져 야간에는 장관을 이룬다.

대안탑에서 바라본 대당불야성




대안탑이 있는 ‘대자은사(大慈恩寺)’의 한국과는 달리 화려하고 속물적인 법당과 불상은 매우 인상깊었다. 우선 대웅보전만 하더라도 현판의 글씨는 금색으로 쓰여 있고, 그 주위도 금테를 두르고 있다. 우리나라 궁궐에서도 쓰지 않는 금장으로 신성한 불당을 도배하다시피 장식하고 있었다.

금장을 한 대웅보전


부처님도 근엄하고 신비롭기보다는 마치 그리스로마신화의 솔직하고 부도덕한 신들처럼 표정이 다소 짓궂고, 심지어 옷도 거의 걸치지 않은 적나라한 맨몸(심지어 근육질)이 드러나 있었는데, 오히려 인간미가 느껴져 친근감이 들었다. 엄숙한 권위주의보다 친근한 속물주의가 간솔하고 편안했다.

적나라하게 맨몸을 드러내고 있는 부처님


이는 인도 불교의 영향이라고 하는데, 타락하기 쉬운 인간 본성을 이것보다도 더 거침없이 직설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는 인도의 불상과 불화도 궁금해졌다. 이번 답사에서 임 박사님의 여러 설명과 에피소드 덕분에 인도에 대한 호기심이 한층 높아졌다.


경내에 현장법사의 여정을 그린 불화에서 스님들이 코끼리를 타고 다니는 모습도 흥미로웠다.

코끼리를 타고 여행하는 승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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