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시연이의 손편지展’ 하고 싶은 나는 그간의 받은 편지들과 보내지 못한 편지를 모아두었다. 가끔 그 편지를 열어보며 그때의 나를 추억한다.
벌써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래전에 받은 편지를 꺼내봤던 날, 수많은 편지 중 내 마음에 닿은 2통의 편지를 발견했다. 그 편지는 내가 초등학교 2학년, 3학년 때 담임선생님께 받은 편지로 빛이 바래다 못해 금방이라도 바스라 질 것만 같았다. 누런 갱지에 한 자 한 자 예쁘게 쓰여 있는 글씨는 내 마음에도 한 자 한 자 꼭꼭 눌러 새겨졌고 선생님이 그리워 엉엉 울었다. 그때도 연세가 꽤 있으셨던 선생님은 깡마른 체구에 등이 약간 굽으셨던 것으로 기억한다. 자상하셨던 선생님으로 두 살 아래의 동생 바지를 접어주셨던 한순간의 기억이 뇌리에 깊게 남아있다.
편지 글을 보며 선생님이 너무나 그리웠고 찾아야겠단 생각에 다다라 방법을 생각했다. '내가 유명인도 아니고 어디 가서 선생님을 찾나.......' 막막하던 차 교편을 잡고 있는 초등학교 동창에게 전화를 걸어 부탁했다. 하지만 원하는 답은 들을 수 없었다. 궁리 끝에 무작정 교육청에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연세도 모르고 성함만으로는 찾을 수가 없다는 무심한 답변만 들을 수 있었다. ‘살아계시기는 한 걸까?’ 겁이 나기 시작하자 눈물만 하염없이 나왔다. 다시 한번 천천히 선생님의 편지를 보는데 전화번호가 눈에 들어왔다.(요정이 가져다 놓은 걸까? 이전에는 눈에 띄지 않았던 전화 번호가 한눈에 들어왔다)
‘032-73- 0000’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앞에 '7'을 붙여 전화를 걸었다. ‘7.7.3.0.0.0.0.’ 따르릉~~~
이 글은 이전에 발행했던 글로 발행 취소했다가 다시 편집하여 발행 하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