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장. 리치와의 첫날밤

by Happy Diamond

제2장. 리치와의 첫날밤


리치를 처음 집에 데려온 날, 집 안은 마치 오래 기다려온 손님을 맞이하는 축제처럼 따스하고 들뜬 분위기로 가득했다.

현관문이 열리는 순간, 작고 호기심 가득한 눈망울의 리치가 고개를 빼꼼 내밀었다.

쫑긋 선 귀는 긴장과 기대를 동시에 머금고 있었다.


서연은 기다렸다는 듯 손을 내밀어 리치를 조심스럽게 안아 들었다.

“우리 아기, 드디어 집이야.” 그녀의 목소리는 떨릴 만큼 설렘으로 가득 차 있었다.


거실 한쪽, 서연은 리치를 위해 미리 준비해 둔 방석 위에 부드러운 극세사 담요를 정성껏 깔았다.

방석 옆에는 노란색 인형과 작은 공, 그리고 장난감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은주는 부엌에서 준비해 온 작은 스테인리스 그릇 두 개에 강아지 전용 사료와 물을 담아 가져왔다.

사료에서는 고소한 냄새가 솔솔 풍겨 나왔다.

“배고플 거야. 많이 먹어, 리치야.”

은주는 조심스레 사료 그릇을 내려놓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정훈은 애견숍에서 사온 가죽 목줄을 손에 들고 리치에게 다가갔다.

목줄 끝엔 은색 펜던트가 달려 있었고, 그 위에는 새겨진 이름.

“RICH.”


그 글자를 보는 순간, 정훈의 가슴 한편에서 묵직한 감정이 일렁였다.

단순한 이름표 하나였지만, 그것은 가족 모두가 함께 만들어갈 새로운 추억의 시작이었다.

‘우리에게 진짜 부가 찾아온 걸지도 몰라.’

정훈은 가만히 그렇게 생각했다.


리치는 조심스럽게 집안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작은 발바닥이 바닥을 톡톡 두드리며 가볍게 움직이고, 작은 코는 쉼 없이 바닥과 가구, 사람들의 발치를 이리저리 훑었다.

처음 만나는 세상, 처음 맡는 냄새.

긴장한 듯하면서도 호기심 어린 눈빛이 반짝였다.


“아빠, 리치가 우리 집 냄새 좋아하는 것 같아!”

서연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그녀의 눈동자는 마치 반짝이는 별처럼 빛났다.


정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리치의 머리를 조심스레 쓰다듬었다.

“이제 여기가 네 집이야. 마음껏 뛰어도 돼, 리치야.”


저녁이 지나고, 어스름한 밤이 찾아왔다.

리치는 한참을 서연의 주변을 맴돌다가, 마침내 그녀의 무릎 위에 몸을 동그랗게 말고 누웠다.

서연은 그런 리치를 안심시키듯 두 손으로 감싸 안았다.


은주는 그 모습을 조금 떨어진 소파에서 흐뭇하게 바라보았고, 정훈은 말없이 휴대폰을 들어 그 순간을 조용히 담았다.

화면 속에는 딸의 품에 폭 안긴 리치의 작고 평화로운 얼굴이 담겨 있었다.

그것은 어느 사진보다도 따뜻하고 완벽한 가족의 한 장면이었다.


시간이 흐르며 집 안은 고요해졌고, 리치는 어느새 서연의 품 안에서 스르르 눈을 감았다.

숨결은 고르고 부드러웠으며, 입꼬리엔 아주 미세하지만 확실히 보이는 ‘안도’의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마치 “이 집, 좋아.”라고 말하는 듯했다.


정훈은 창가에 서서 깊은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어둠 속에서도 별빛이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고, 그 아래에는 오늘 하루의 따뜻한 풍경이 조용히 머물러 있었다.

‘리치를 만나고 나서… 우리 안에 무언가가 변하고 있다.’


부자가 된다는 건, 단지 통장에 찍힌 숫자가 많아지는 것이 아니었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고, 함께하며 웃을 수 있는 순간들이 쌓여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짜 ‘부’가 아닐까.


그날 밤, 정훈의 가족은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가족이 되었다.

그리고 그건, 작은 애견 치와와 리치의 마법 같은 존재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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