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산 맨발길에서 행복을 찾는다
지난 일요일, 8주 간격의 MR 검사를 마치고 다음주초 결과 확인을 기다린다. 몸 컨디션이 나쁘지않아 결과에 대해서는 별로 걱정하지 않는다. 기존의 루틴에 더해 두달전 처음 시작한 맨발 걷기까지 꾸준히 하고 있다.
맨발 걷기는 한강공원 편백숲에서 시작했다. 1주에 3회씩 여섯번을 갔는데, 그 곳은 어씽족보다는 강변 나들이 일행이 많았다. 또한, 맨발로 걷는 사람보다 운동화를 신고 걷거나 뛰는 사람이 많았다.
맨발길로 특화되어 조성된 곳이 아니었고, 강바람과 편백숲 공기가 좋아 어씽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자연스레 하나둘 찾아든 공간이었다. 애완견을 데리고 산책나온 경우도 있었는데 더러 애완견의 실례 장면을 마주하기도 했다.
이래저래 전용 맨발길을 찾다가 아차산 황토길을 알게 됐다.
아차산 황토길은 둘레길 중턱과 아랫쪽 두 군데에 조성되어 있었다.
중턱길은 장신대학교 입구 건너편에서 접근 가능하고, 아랫쪽 길은 숲속도서관 근처에 있다.
아랫쪽 길은 황토길을 걸은 후 바로 옆 수도가에서 황토 묻은 발을 씻을 수 있고, 인근 숲속도서관내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거리가 짧고 산속에 있는게 아니라서 햇볕에 직접 노출되는 단점이 있다.
반면 중턱의 황토길은 산속에 조성된 이백여 미터 맨발길로 자잘한 돌멩이, 나뭇가지 조차 치워져 있다. 바닥은 황토로 다져져 접지의 촉감을 온전히 느낄수 있다.
다만, 비오는 날과 비온 후에는 낙상 예방을 위해 방수포를 덮어놓고 출입을 차단했다.
지난 한달 반동안 1주일에 3회
아차산 맨발길을 다녀왔다.
사람소리 보다는 새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호젓한 산속길을 마눌과 함께 걷다보면 서로 별 말이 없어도 살아있음에 감사하게 된다.
휴식을 취하며 자두라도 한 입 깨어물어 그 알싸한 맛을 느끼는 순간에는 행복감마저 느껴진다.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지금 내가 선 자리에 행복이 있다.
미처 내가 마음을 두지않아
놓치고 있을 뿐이다.
나태주 시인은 시 '꽃'에서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고 했다.
내 주변에 함께 하며 나를 빛나게 하는 모든 것들에 감사하자.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고 했다.
주변의 사람이든 사물이든 애정으로 바라보자.
사랑과 행복이 달려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