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분 자매 스님과의 인연으로 <빛쌀> 쌀누룩 요거트를 마시게 된 지 4년쯤 되었다.
아내가 대장암 수술에 이은 항암치료를 받던 즈음부터 빛쌀을 마셨고, 호전된 지금도 온 가족이 계속 음용하고 있다.
스님들과 故 김영 선생, 젊은 예술인들
자매 스님들은 사찰 음식으로 요리를 시작하여 ‘생명 음식’ 연구를 이어오고 있다.
승가대학에서 스승으로 모시던 故김영(金暎) 선생(2018년 작고)에게서 자연의 유기적 흐름을 생명의 원기로 받아들이는 가르침을 받았다고 한다.
故 김영 선생은 이씨 황실 부마이던 안동 김씨 가의 고명딸이자 부안 김씨 가의 종부, 인도 불교 경전 연구의 1세대 석학이었다. 난해한 산스크리트어 경전을 우리말로 옮기고 후학을 양성하는 데 힘써 ‘살아있는 문수보살’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우리 전승의 장류 음식에서 생명의 빛을 발견하고 제자들(경봉, 진엽 스님)에게 연구를 권했다고 한다.
빛쌀은 경봉, 진엽 스님이 누룩을 빚고 김영 선생의 속가(철학 공부 커뮤니티) 제자인 음악 예술인들이 발효 정제 가공하여 만든다. 고인이 이들을 사랑하여 사형, 사제의 인연을 맺어주었다니, 동문의 공동 과업인 셈이다.
생명의 빛을 담았다는 의미
경봉 진엽 스님이 전승 방식으로 빚은 누룩을 이용해 유기농 쌀, 물만을 배합하고 발효하여 요거트(Yogurt)를 만드는데 그 과정이 마치 수행 과정인 듯 경건해 보인다. 빛쌀은 ‘생명의 빛을 담은 쌀 요거트’라는 뜻이라고 한다.
발효 과정이 끝나면 스님들과 음악인들이 음식을 차리고 손님을 불러 함께 연주와 담소를 즐기기도 한다.
아내의 주선으로, 용인 성심원 수녀님들이 스님들과 어울린 적도 있었다. 스님들은 천주교 신자 집안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 세례를 받았었다고 한다. 수녀님 두 분과 자매 스님들이 밥상 앞에서 네 자매처럼 웃으며 대화하는 모습은 들꽃처럼 소박하고 아름다웠다.
경봉 스님의 ‘무해한’ 음식 철학
나는 사적인 인연으로, 가끔 스님들을 찾아 함께 밥 먹곤 한다. 그때마다 나는, 땅에서 나온 재료로 풍부한 영양과 다채로운 맛, 아름다운 시각적 조화를 끌어내는 공력에 감탄한다.
두 분은 생명 음식이라는 만만치 않은 주제로 연구를 이어오는 한편, 만들어 먹기 간편한 건강 음식에 대해서도 관심이 깊다.
일에 바쁜 독립 생활자들의 식습관에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음식 만들기 방법을 많이 모색한다. 음식에 대한 책을 내시기도 했다(‘경봉 스님의 무해한 식탁’).
꽉 찬 요거트, ‘달지 않은 단 맛’
빛쌀은 언뜻 보면 막걸리 비슷하나, 가만히 보면 진짜 진한 요거트다. 오래 가만히 두면 침전하는 모양이 보이는데 침전 부분이 거의 70%에 이르도록 꽉 차 있다. 가볍게 한 번만 흔들면 바로 농밀하게 섞인다.
맛은 목 넘김이 시원하고 부드러우며, ‘달지 않은 단맛’이 입안에 오래 감돈다. 자극이 전혀 없는 맛으로, 아내와 나는 식후에 저절로 마시게 되고, 꼭 마셔야 속이 편안한 ‘중독성’을 경험하고 있다.
실제로, 음용한 뒤로 속이 편하고 변의 배출이 빛깔 좋으며 일정해졌다.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건강하게 지켜준다는 표시로 이해한다.
유익균이 많아(1그램당 1억 cfu로 검증) 빛쌀로 그릭 요거트를 만들어 먹기도 한다는데 그건 집에서 해보지 못했다.
빛쌀의 ‘자연 조미료 매직’
아내는 식품영양을 전공한 영양사·조리사로, 아프기 전까지 요리 선생도 했었다. 그런데 요즘 회복한 뒤로는 빛쌀을 음식 조미료로 쓴다.
김치 담글 때, 고기 요리할 때 빛쌀을 넣으면 고급스러운 단맛이 은은해져서 한결 깊은 맛이 난다. 얼마 전에는 닭날개 요리가 아주 맛있다고 했더니, 마트에서 산 냉동식품을 빛쌀에 재워 조렸을 뿐이라고 했다. 아마도 거의 모든 음식에 빛쌀을 넣어 보고 있는 듯하다.
빛쌀이 온라인을 통해 유명해졌다고 한다. 그 뒤 비슷한 쌀 요거트들이 여러 곳에서 나왔다. 그래서 몇 가지 사서 마셔봤으 내 입은 이미 빛쌀에 맞춰져 있는지 유사품들에는 적응하기 어려웠다. 맛의 깊이와 몸이 느끼는 효과의 차이도 크다.
이로운 음식, 치유의 음식
경봉 스님은 ‘무해한 음식’을 말한다. 나는 ‘이로운 음식’, ‘치유의 음식’이라고 생각하며 마신다.
스님의 책에 담긴 뜻도, 빛쌀 요거트도 널리 퍼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