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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팽이 Mar 31. 2022

나는 행복할 자격이 없는 사람입니다.

동생에게 찾아온 마음의 병.

  동생이 많이 아프다. 내 탓인 거 같아 가슴이 미어진다. 내가 많이 힘들다는 이유로 참 많이도 괴롭혔었다. 해소할 길 없는 마음을 그 녀석한테 풀었다. 나만큼 아니, 나보다 더 고통스러웠을 것이다. 그게 누적되어 탈이 난 걸까. 동생은 이제 마음의 병이 깊어져 치료를 받아야 할 지경에 이르렀다. 죄책감이 든다. 우리는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내가 아동학대와 학교폭력 피해를 당하지 않았으면 동생과 오손도손 행복할 수 있었을까. 정말 꿈만 같은 이야기다. 폭력의 파장은 이토록 크다.

 물론 모든 폭력의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진 않는다. 내 잘못을 포장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아무리 힘들었어도 약자를 괴롭히는 방식을 택해서는 안됐다. 다른 선택지도 분명 있었을 것이다.(다만 그 당시에는 고통에 매몰되어 시야가 너무 좁아져 있었다.) 후회하고 또 후회한다. 내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일이다. 나는 내가 그토록 증오하는 가해자들과 다를 바 없는 행동을 했다. 여린 가슴에 마구 상처를 냈다. 내 불행을 전이시켰다. 사죄하고 또 사죄해도 모자라다. 행복할 자격도 없다. 쉽게 낫지 않는 우울은 신이 주신 벌일지도 모른다.


미완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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