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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은이 설란 Nov 08. 2024

행복계발 맺음 이야기

Think and Grow Happy


어제보다 행복한 나를 위한 생각


성공학의 바이블이라고 불리는 <생각하라 그리고 부자가 되어라(Think and Grow Rich)>의 표지를 보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행복에 대해서 생각하면 행복해질까?'


저자는 성공에 대한 생각만으로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할 것이 분명했지만 세부적인 내용이 문득 궁금해져서 책을 펼쳐 보았습니다. 페이지를 넘기다 보니 저자가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충분히 파악이 된 것 같아서 끝까지 읽지는 않았지만요.


부자가 되는 것보다는 행복해지는 것에 더 관심이 많아서 시작한 <자기계발 말고 행복계발> 연재도 어느덧 에필로그에 이르렀습니다.


행복이라는 것에 대해 본격적으로, 꾸준히 생각해 보기 위해 연재를 시작했지만 글을 쓰는 과정은 '과연 나는 집필을 통해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에 대한 대답을 찾아가는 정이기도 했습니다.


스스로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은 '매일매일, 어김없이 행복과 고통 사이를 왔다 갔다 하지만, 분명히 어제보다는 오늘이 더 행복하다'는 것입니다.


행복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이 때로는 수고롭고 부담스러운 일로 다가올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집필을 위해 한 페이지라도 더 읽고, 어떻게 하면 조금 더 행복해질 수 있을까에 대해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는 것은 꽤나 기쁜 경험이기도 했습니다.


글을 쓰는 동안 아주 작은 인사이트라도 행동으로 옮겨보고자 노력했더니, 글을 마무리하는 시점에는 긍정이라는 이름의 렌즈를 끼고 삶을 바라볼 수 있는 재치가 생겼습니다.

때때로 다른 렌즈를 사용하니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행복을 발견할 수 있게 되기도 했고요.


이 모든 것은 행복에 대한 지속적인 생각과 관심 덕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근육은 사용하면 할수록 발달하고 반대로 근육을 사용하지 않으면 몸 전체가 점점 활력을 잃어갑니다. 행복의 회로 역시 의도적으로 사용하면 더 활성화되고, 가만히 두면 퇴화하는 듯합니다.


따라서 건강을 위해 우리가 운동으로 근육을 단련하듯,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행복에 대한 지속적인 생각과 관심이 필요함을 느낍니다.


그러나 하루 단 5분의 운동이라도, 혹은 아무리 가벼운 다짐이라 할지라도 매일매일 어떤 것을 실천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운동은 정말 필요하다면 별다른 준비 없이 그냥 시작하면 됩니다. 유명 유튜버들의 맨손체조 루틴만 따라 해도 땀은 납니다.

그런데 행복에 대한 관심과 생각이라니요.


행복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인식의 전환, 긍정적 마음가짐 등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이런 조언들마저도 너무 추상적이라서 도무지 어떻게 행동으로 옮겨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필자가 연재를 마무리하며 에필로그에 담고 싶은 내용은 감사와 헌신에 관한 것입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감사하는 태도의 생활화, 헌신을 기반으로 한 타인과의 깊은 유대를 통해 행복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약간의 귀찮음, 희생은 감수해야겠지만요.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으면 버릴 것이 없다


동서고금의 지혜로운 사람들은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라고 합니다. 그런데 감사하다는 말, 고맙다는 말왠지 조금은 오글거립니다. 속마음을 겉으로 잘 표현하지 못하는 사람은 더더욱 그럴 테지요.


게다가 현실은 각박하고 그다지 감사할 일도 없는데 대체 무엇에 감사하라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글쓴이는 맨 처음 회사에 입사했을 때 신입사원 연수를 받으면서 의무적으로 감사 일기를 쓴 적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좋은 취지의 프로그램이었는데 매일 억지로 감사 일기를 쓰다 보니 더 이상 쓸 내용이 없어서 골치가 아프기도 했습니다.


어느 날 입사 동기가 "사지 멀쩡해서 감사"라고 휘갈겨 쓴 것을 보고 그게 대체 슨 감사냐며 웃기도 했는데 가만 생각해 보니 사지가 멀쩡한 것이야말로 정말 감사한 일이더군요.


그때 어렴풋하게나마 무엇이든 당연하게 여기지만 않으면 일상을 다르게 바라볼 여지도 있겠구나 하는 것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당시에는 감사 일기가 별로 도움이 되지는 못했습니다. 일단은 나를 뽑아줬으니 입사는 했지만 회사의 비전이나 사업의 방향성, 심지어는 교육 방식조차도 저와는 맞지 않아 현실을 부정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돌이켜보면 나에게 호의적인 환경이나 현상에만 겨우 감사할 줄 알았던 것이지요.

범사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 비로소 상황의 밝은 면이 눈에 들어온다는 것을 그때는 알지 못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의 크리스티나 아르멘타(Christina Armenta) 박사 팀은 감사를 두 가지 종류로 구분한다고 합니다.


하나는 Doing에 대한 감사로, 자신에게 좋은 일이 생기거나 긍정적인 성과를 얻은 것에 대한 감사입니다. 감사의 대상이 행위이기 때문에 Doing에 대한 감사라고 이름 붙여졌다고 합니다.


다른 하나는 Being에 대한 감사로, 어떠한 행위가 아닌 존재에 대해 감사하는 것, 매사에 감사하는 것, 쉽게 말해 현 상태에 대해 항상 감사함을 느끼는 것입니다.


모두가 어렴풋이 알고 있는 내용이긴 하지만 이렇게 학술적으로 감사의 종류가 나뉘어 있는 것을 보니, 범사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도 넓게 봐서는 감사의 범주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타인의 호의에 감사하는 것을 넘어 범사에 감사함을 느낄 수 있게 되면 부정적인 감정에서 빠르게 회복하고 성장을 추구하는 태도를 키울 수 있다고 합니다.


글쓴이는 감사하는 태도 자체가 행복을 불러온다기보다는 범사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짐과 동시에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바뀜으로써, 결과적으로 행복을 더 많이 찾을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들 때면 좋은 일에는 행운이다, 좋지 않은 일에는 오히려 다행이다라고 생각하는 것도 괜찮습니다.


우리의 일상에는 별로 좋지 않은 일이 더 많습니다. 이미 일어난 일은 어쩔 수 없고 '이만하길 다행이다' 그 와중에 '오히려 이런 점은 좋다'라고 생각하면 분명히 얻어갈 것이 있겠지요.


신입 연수 시절 교육을 담당했던 선배가 감사 일기 프로그램의 취지를 설명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으면 버릴 게 없다"라고 말했던 기억이 납니다.


 말이 지금에서야 온전히 이해가 됩니다.
행복에 대해서 꾸준히 생각하고 관심을 가지면 이렇듯 지나간 과거의 순간도 도움이 되나 봅니다.


일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고 세상의 모든 것을 행복과 연결 지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로 감사의 영향력 아닐까요?


행복을 주는 사람

또 하나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가까운 이들과의 깊은 유대일 것입니다. 타인과의 관계는 나의 행복을 완성시켜 줍니다. 제일 행복했던 순간을 한 번 떠올려 볼까요?


그 장면에는 반드시 누군가가 있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성취가 원인이 되어 행복했던 순간도 있겠지요. 그러나 그 순간에도 우리는 그 사실을 알리고 싶은 누군가를 떠올렸을 것입니다.


혼자 느끼는 행복한 순간은 특히나 금방 휘발되는 듯합니다. 그러나 군중 속의 고독이라는 말이 있듯 유대의 양보다는 질이 중요하겠지요.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인간관계만큼 어려운 것이 또 어디 있을까요? 우리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가족 관계조차도 내 맘대로 되지는 않습니다.


지혜로운 사람들은 꼭 가족이 아니더라도, 항상 함께하지 못하더라도, 나와 마음을 나눌 단 한 명이충분하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마저도 운이 좋은 사람에게만 가능한 일일지 모르겠네요.


그래서 글쓴이는 타인이 나에게 주는 행복을 바라기보다 내가 타인에게 행복을 선사하겠노라고 마음먹는 것이 오히려 행복에 이르는 지름길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받는 행복보다 주는 행복이 더 큰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주는 행복은 작은 헌신을 통해서 실현할 수 있습니다. 헌신이라는 단어가 거창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저 내가 아끼는 누군가를 위하는 마음만 있다면 그들과 함께 행복해질 수 있지 않을까요?





대학에서는 리포트를, 직장에서는 늘상 보고서를 써댔기에 글과 완전히 동떨어진 삶을 살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나름대로 목차를 구성하고, 짜임새 있게 한 편의 글을 완성한 것은 그야말로 난생처음인 만큼 브런치북 연재는 저에게 뜻깊은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매주 연재를 이어나가며 그 어느 때보다도 행복이라는 것에 대해서 자주, 깊이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무언가에 관심을 가지고 자꾸 생각하다 보면 마침내 그것을 닮아간다는 말은 확실히 맞는 말인 듯하네요.


누구나 행복해지고 싶어 하지만 자신의 행복, 타인의 행복에 대해 시간을 내어 곰곰이 생각해 볼 기회는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자기계발 말고 행복계발>이 마무리되면 새로운 주제의 글들을 써나가겠지만 행복에 대해서는 계속 관심을 가지고 치열하게 생각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별 것 아닌 일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주변인들의 행복을 기원하면서요.


부족한 글이지만 이 글을 읽어주신 분들 모두가 자신의 행복에 때때로 관심을 기울여 보시고 차츰차츰 더 행복한 삶을 살아가시길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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