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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뮤즈노트 Aug 22. 2021

4. [레벌업] 철학과 논술의 기본 법칙 : 주근깨

주장 근거 깨달음

동하와 여자아이는 탈레스가 남기고 간 카드를 꼼꼼하게 살폈어요. 카드는 반짝이는 은박지 색이었고 앞면 위쪽에는 [기본 카드]라고 적혀있고, 가운데에 크게 '주근깨'라는 글자가 들어가 있었어요. '설명서는 뒷면에 있다고 했지?' 동하는 중얼거리며 카드를 뒤집었어요. 카드 뒷면은 처음에는 아무 말도 없던 것 같았는데 갑자기 글자가 떠올랐어요.


주근깨 카드는 소크라테스 이전의 고대 철학자들이 선물한 아이템을 모두 발동할 수 있는 기본 카드임. 이 카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아래의 질문에 답해서 봉인을 해제해야 함.


동하는 여자아이를 보며 자신 없는 웃음을 지었어요. "어... 미안한데, 난 사실 공부를 잘 못하거든. 아니 못한다기 보단 내가 게임을 좋아해서 좀 바빠서 공부할 시간이 없었달까... 그래서 그런데 네가 좀 풀어주면 안 될까?" 그때 여자아이가 동하의 눈을 가만히 바라봤어요. 순간 동하는 금발의 귀여운 여자아이의 눈이 레고와 비슷한 검은 점으로 변한 것처럼 느껴졌어요. '어이쿠! 무서워. 내가 잘못 봤나?' 동하는 쑥스럽게 웃으며 '그냥 내가 풀어볼게'라고 대답했어요.



주근깨 법칙은 [주장 - 근거 - 깨달음]의 첫 글자를 딴 법칙입니다. 학교에서 배운대로 주장은 어떤 문제에 대해 글쓴이가 내세우는 내용을 뜻합니다. 근거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내용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서론, 본론, 결론을 구성하는 글이 주장과 생각을 체계적으로 밝혀 쓴 논설문이 됩니다. 


철학과 논술, 논리와 관련된 글쓰기는 모두 이 주근깨 법칙을 따라야만 합니다. 즉 어떤 주장에는 반드시 그 근거와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한 주장을 서론에 쓰고, 근거가 본론, 주장과 근거로 알게되었거나 해결방법이 깨달음이 되어 결론에 쓰게 됩니다. 이를 통해 내 주장을 상대방에게 전달 할 수 있습니다.


아래 플라톤의 생각을 읽고 답해보세요.


나 플라톤은 이 세상과 모든 사물은 이데아를 본떠서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의자에 대해서 생각해 보죠. 여기에 의자가 있습니다. 바닥이 네모난 의자도 있고, 동그란 의자, 세모난 의자도 있어요. 그런데 우리는 모두 이걸 의자라고 부릅니다. 또 의자 중에는 나무로 만들어진 것도 있고, 쇠나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것도 있지만 모두 의자라고 생각합니다. 다리가 네 개인 의자도 의자라고 생각하고 다리가 부러져서 두 개밖에 없어도 의자라고 할 겁니다. 모양이나 소재, 쓸모가 다른데도 우리가 의자를 알아보는 이유는 뭘까요? 그 이유는 우리는 의자의 진짜 모습인 '의자의 이데아'를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의자가 어떤 모습으로 생겼더라도 의자를 알아보는 것입니다. 언젠가 의자가 썩어 없어지거나 부서져도 당연히 의자의 이데아는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그것이 내가 세상의 물건은 이데아를 본떠 만든 것이고, 이데아야말로 진짜라고 생각한 이유입니다.

나의 이 깨달음으로 인해서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물건과 세계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 그러니까 내가 이데아라고 했던 세계에 존재하는 정신과 마음, 영혼, 정의나 도덕과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1. 플라톤의 주장이 잘 드러난 문장을 찾아 쓰세요.

답 : 이 세상과 모든 사물은 이데아를 본떠서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2. 플라톤은 이데아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어떤 사물을 이용하여 근거를 제시하고 있나요?

답 : 의자


3. 사람들은 플라톤의 주장과 근거를 듣고 어떤 깨달음을 얻었나요?

답 : 눈에 보이는 것들 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할 수 있게 되었어요.  




나 탈레스는 세계는 무엇으로 만들어졌을까를 생각하다가 세상을 이루는 근원은 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은 평상시엔 액체지만, 온도가 낮아지면 딱딱한 얼음이 되면서 고체가 됩니다. 또 물을 끓이면 수증기가 되면서 기체가 되지요. 액체, 고체, 기체라는 모든 모습으로 존재할 수 있으니 물은 세계의 근원 물질인 아르케입니다.

또 한 가지 근거를 들어드리지요. 세상에 있는 모든 생명은 물이 필요합니다. 식물에 물을 주면 싹을 틔우죠. 인간과 동물 역시 물이 없으면 생명을 잃어버립니다. 물에는 모든 생명을 살리는 힘이 있으니 세계의 근원 물질인 아르케입니다.

마지막으로 세상의 모양을 살펴봅시다. 우리가 끝없이 걸어가고 걸어가면 어디에 이를까요? 바로 바다, 즉 물입니다. 동서남북 어느 방향으로 걸어가도 그 끝에는 반드시 물이 있습니다. 이 세계는 물 위에 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세계는 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나 탈레스의 주장은 세계의 근본 물질은 물이라는 것이지만 사람들은 나의 주장에서 깊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즉 모양은 모두 달라도 쪼개고 쪼개고 들어가다 보면 결국 하나의 근원 물질로 세상이 만들어져 있다는 깨달음이죠. 현대의 과학자들은 그 근원 물질이 실제로 있다고 믿습니다. 원자, 에너지, 정보 등이 근원 물질이라고 주장하면서 그 근거를 제시하고자 계속 연구하고 있습니다.


1. 탈레스는 생각을 통해 어떤 주장을 하고 있나요? 한 문장을 찾아 써보세요.

답 : 세상을 이루는 근원은 물이라고 생각합니다.


2. 탈레스가 세상의 근원 물질이 물이라고 생각한 근거는 무엇인가요?

답 : 물은 (액체), (고체), (기체)라는 모든 모습으로 존재할 수 있다. 물은 모든 (생명)에게 반드시 필요하다. 어느 방향으로 가더라도 그 끝에는 (바다)와 같은 물이 나온다.


3. 탈레스나 플라톤의 주장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을 자유롭게 써보세요.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 그 이유를 쓰세요. 모든 주장에는 근거가 있어야 하니까요.

답 :                                                                   



동하는 열심히 문제를 풀었어요. 다행히 앞서 만난 플라톤과 탈레스 선생님 이야기라서 더 이해가 잘 된 것 같았어요. 철학은 주장과 근거가 있어야 스스로 깨달을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 깨우침을 줄 수 있다는 걸 '주근깨'카드를 통해 알 수 있었어요. 그리고 아이템을 발동할 때 '주근깨'가 기본 카드가 되는 이유도 어렴풋이 깨달았어요. 깨달음을 얻고 배울 때 가장 기본이 되는 법칙은 주장과 근거란 걸 알았기 때문이에요.


동하가 문제를 다 풀자마자 갑자기 '주근깨' 카드가 손에서 둥실 떠올랐어요. 그러더니 알루미늄 포일 같던 카드가 황금색으로 번쩍 빛나기 시작했어요. 동하가 카드를 손으로 잡자 온 몸에 짜릿한 느낌이 들었어요. 그리고 머리에 이상한 숫자가 나타났어요. LV.2.



"이거 혹시?"


동하가 여자아이를 쳐다보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어요.


"맞아. 넌 레벨이 올라간 거야. 이 세계에서 제일 기본이자 중요한 카드인 주근깨 카드를 얻었으니까. 레벨을 올리다 보면 분명 이 게임 세계에서 빠져나갈 수 있을 거야. "


동하는 어깨가 으쓱해졌어요. 어서 빨리 여러 아이템을 수집해서 특수기술을 마구마구 써보고 싶었죠. 일단 '항아리에 있는 물을 부어서 폭포 슬라이드를 만들어볼까?' 동하가 항아리를 머리 위까지 들어 올리려는데 숲에서 부스럭 소리가 들렸어요. 잠시 후 외투를 바닥까지 끌고 유령처럼 생긴 여러 개의 그림자가 몰려들었어요. 깜짝 놀란 동하는 여자아이의 등 뒤로 숨으며 외쳤어요.


"너무 무서워. 나 좀 살려줘!"


여자 아이는 동하를 보호하며 곧바로 전투 자세를 취했어요.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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