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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뮤즈노트 Nov 20. 2021

17. 최후의 결전

아이템 전투

물살에 휩쓸린 동하는 아리스토텔레스 선생님의 손을 붙잡았어요. 동하는 수영 학원을 열심히 다닌 덕분에 물에 완전히 빠지진 않았어요. 하지만 아무리 헤엄쳐도 몸은 점점 낭떠러지 같은 폭포 쪽에 가까워졌어요. 동하는 품에서 주근깨 카드와 탈레스의 물항아리를 꺼냈어요.


어푸어푸... 주근깨 카드 발동!  어푸푸... 주장 근거 깨달음!
최초의 철학자 탈레스의 물이여~
우리를 땅으로 데려다줘!


물 항아리에서 떨어진 물줄기가 동하와 선생님의 몸을 공중으로 붕 띄웠어요. 그러더니 물 위를 미끄러지듯 달리기 시작했어요. 마치 모터보트를 타고 달리는 것 같았죠. 동하의 얼굴에 있던 물방울이 모두 날아갈 정도로 빨랐어요.


"콜록! 콜록! 물을 먹어서 사레가 들렸어요. 선생님은 괜찮으세요?"


뭍에 올라온 동하가 물었어요. 선생님은 괜찮다고 하셨지만 힘이 드셨는지 땅 위 잔디밭에 풀썩 드러누우셨어요. "동하야, 미안하다. 돕고 싶지만 숨 좀 돌려야겠다." 그때 동하 쪽으로 괴물이 입으로 내뿜는 강력한 물폭탄이 날아오기 시작했어요. 그중 하나가 동하의 어깨를 맞췄어요. 동하의 양발은 물폭탄의 힘에 그대로 미끄러지다가 나무둥치를 이용해 간신히 중심을 잡을 수 있었어요. '이대로 당할 수는 없지! 비판의 검이 어딨더라...' 동하는 비판의 검을 찾아들고 빠르게 생각했어요.


'아낙시만드로스 님의 비판의 검은 상대방 주장의 잘못된 점을 비판해서 진리에 이르는 아이템이었지? 저 괴물은 어쨌든 물고기야. 뭍으로 올라올 수는 없다는 약점을 갖고 있지. 괴물이 쏘는 물폭탄은 나무를 이용해 피해야겠어. 그리고 비판의 검으로 공격해야지.'


동하는 물폭탄이 날아오자 큰 떡갈나무 뒤로 몸을 숨겼어요. 나무에 맞은 물폭탄은 최악! 하고 터졌어요.


생각의 힘인 로고스와 진리를 찾는 아낙시만드로스 비판의 검이여! 나에게 힘을!


동하가 나무에서 데굴데굴 구르며 나와 크게 비판의 검을 휘둘렀어요. 검에서 나온 강력한 에너지가 물보라를 일으키며 괴물 물고기에 명중했어요. 물고기는 괴로운 듯 꿈틀 하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어요. 그 때문에 물고기 입에 갇혀있던 하나가 물에 빠지고 말았어요. 또 한 번 비판의 검을 날렸다가는 하나가 다칠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지요. 동하는 재빨리 탈레스의 물항아리를 이용해 하나를 구하러 미끄러져갔어요.


하나야! 내 손을 잡아!

하나의 손을 잡는 순간, 거대한 그림자가 동하 얼굴에 드리워졌어요. 동하가 고개를 들자 괴물 물고기의 거대한 입이 덮쳐왔어요. 괴물 물고기는 깜짝할 사이 동하와 하나를 꿀꺽 삼켜버렸어요. 물고기의 입안으로 물이 빨려 들어오는가 싶더니 이내 캄캄해졌어요. 그리고 잠시 후 물고기의 혀가 부풀어오르는가 싶더니 두 사람을 자꾸만 목구멍 안으로 밀어냈어요. 아예 꿀꺽 먹어버리려는 것이었죠. 동하는 한 손으로는 하나를 잡고, 다른 손으로는 비판의 검을 물고기 목구멍에 걸쳐서 가까스로 매달렸어요. "너무 캄캄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네." 동하의 말에 하나가 외쳤어요. "헤라클레이토스 님이 주신 불꽃이 있잖아!" "아! 맞다! 헤라클레이토스 님이 주신 변화의 불꽃!'


어둠이 있어야 빛이 있듯이, 세상은 대립과 싸움 속에 변화가 생겨날지니
헤라클레이토스 변화의 불꽃이여 타올라라!


순간 동하의 품 안에서 푸른 불씨가 떠올랐어요. 그리고 마치 불꽃놀이가 일어나듯 붉은 화염이 맹렬히 불타오르기 시작했죠. 동하는 전혀 뜨겁지 않았지만 미토스의 물고기 괴물에겐 몹시 참기 힘든 열기였나 봐요. 갑자기 크게 요동을 치더니 불을 끄려는 듯 입안을 크게 벌렸어요. 동하와 하나는 물이 밀려오는 틈에 발돋움을 해서 물고기 입에서 튕겨 나오듯 밖으로 나왔죠. 두 사람은 가까스로 물살이 거센 바위를 붙잡았어요. "동하야! 괜찮니?" 하나가 물었어요. 동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어 보였어요. 하나가 미안해할까 봐 일부러 더 밝게 웃어 보인 거예요. "그나저나 여길 어떻게 빠져나가지? 아! 맞다! 파르메니데스의 여신님이 주신 생각의 지도!" 하나는 고개를 갸웃했어요. "생각의 지도라고?" 동하가 대답했어요. "응! 우리가 보고 느끼는 경험 말고 눈으로 볼 수 없는 세계나 진리의 길을 보여주는 지도야. 분명 우리가 탈출할 수 있는 길도 보여줄 거야!"


세계 너머를 이성으로 볼 수 있는 불변의 철학자 파르메니데스 생각의 지도여!
우리가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을 보여줘!


지도가 두 사람의 머리 위에 영상처럼 떠올랐어요. 그리고 괴물 물고기가 지도에 펼쳐졌어요. '어~ 이제 어떤 하란 거지?' 동하의 혼잣말에 하나가 생각의 지도 다음에 얻은 아이템 없는지 물었어요. "음... 그때 너를 구하려고 생각의 지도를 보고 변증법적으로 생각했지. 헤라클레이토스와 파르메니데스를 조화롭게 합친 분. 바로 플라톤 선생님을 찾아갔고... 장단의 칼집을 얻었어. 비판을 하거나 변증법으로 생각을 발전시킬 때에는 장점과 단점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고 하셨지." 하나는 동하를 보며 말했어요. "그럼 장단의 칼집을 꺼내서 지도에 올려놓아 봐!" 동하는 자기 머리를 치며 '아~ 그 생각을 못했구나!'라고 했어요. 그리고는 생각의 지도에 장단의 칼집을 올려놓았어요.


모든 것에는 장점과 단점이 있으니 장단의 칼집이여!
저 괴물의 장점과 단점을 생각의 지도에 보여줘!


그러자 바로 뿅! 하고 물고기의 장점과 단점이 떠올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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