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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뮤즈노트 Dec 02. 2024

[아리스토텔레스] 학문의 방법론 : 귀납과 연역(2)

[연역법의 한계]


귀납은 지식을 생산할 수 있고, 연역은 지식을 확장한다고 배웠습니다. 연역이 지식을 확장하는 원리는 삼단논법에서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은 죽는다'는 대전제입니다. '대'전제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연역에서 가장 큰 집합을 갖는 법칙입니다.  그런데 소크라테스는 사람의 집합에 속해 있습니다. 이것이 '소'전제가 됩니다. 죽음이 사람을 포함하고 사람에 소크라테스가 속해있으므로, '소크라테스는 죽는다'란 결론이 나옵니다. 소전제는 대전제에 포함되어 있으므로 대전제가 옳으면 결론 역시 옳다는 걸 알 수있습니다.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연역은 실제 사례를 확인한 것일 뿐 새로운 지식을 만든 것이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그런데 왜 연역법이 중요한 걸까요?


연역법은 기존에 알게 된 지식을 이용하여 정답을 추리해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수학에서 공식을 대입해서 답을 구하는 것과 닮아 있습니다. 귀납보다 논리적이고, 결론에 신뢰를 더해주기 때문에 논술에서 중요하게 사용됩니다.


[연역을 이용한 논술 쓰기]


[대전제] "언어는 시대를 반영한다."
[소전제] "신조어는 언어다."
[결   론] "신조어는 시대를 반영한다."


대전제와 소전제는 말이 어렵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대전제는 추론에 있어 결론의 기초가 되는 판단입니다. 쉽게 말해 결론을 만들기 위해서 사용하는 큰 법칙입니다. 예를 들어 신조어는 시대를 반영하기에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려고 합니다. 이때 큰 법칙으로 '언어는 시대를 반영한다.'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신조어도 시대를 반영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수학 문제를 풀 때 공식을 떠올리는 것처럼, 논술을 쓸 때는 대전제를 떠올려야 합니다.  


약간 어려워 보이죠? 그런데 사실 우리는 연역적인 사고로 세상을 살아갑니다. 차를 운행하기 위해서 연료를 넣는 이유는 뭘까요? 이것 역시 연역적 사고입니다.


[지식(법칙)] 엔진은 연료가 있어야 움직인다

[사례] 내 차에는 엔진이 있다.

[결론] 내 차는 연료를 넣어야 움직인다


우리 머릿속에는 이미 '엔진은 연료로 움직인다.'라는 대전제를 지식으로 갖고 있습니다. 차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대전제를 적용해서 무엇을 해야 할지 추리하는 것이죠. 이처럼 기존의 지식을 실제 사례에 적용해서 결론을 얻는 생각법은 대개 연역법에 속합니다. 그럼 연역법을 논술에 어떻게 사용할까요?


1. 두괄식으로 쓰자


논술은 형식상 서론, 본론, 결론으로 돼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형식의 이름이 아니라 그 내용이 되는 '주장, 근거, 깨달음'의 순서로 배웠습니다. 형식보다 어떤 내용으로 쓰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때 서론에 주장을 쓰는 논술은 연역적 글쓰기입니다. 즉 지금까지 우리는 연역식 논술을 배운 것입니다. 이렇게 맨 앞에 주장을 쓰는 글을, 머리(두)에 묶어(괄) 둔다고 하여 두괄식이라 부릅니다.

두괄식은 핵심 주장과 법칙이 맨 앞에 나오기 때문에, 미괄식보다 이해하기 좋은 글이 됩니다.

<미괄식>

[근거 1.] A나라는 귀족들의 부패로 역사에서 사라졌다.
[근거 2.] B나라는 지도자의 부패로 다른 나라에 흡수되었다.  
[근거 3.] C나라 역시 부패로 인해 최빈국이 되었다.
[결론/주장] 비극적 역사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부패를 척결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두괄식>

[주장] 부패를 척결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근거] 역사적으로 부패한 나라들 A, B, C는 역사에서 사라지거나 최빈국이 되었다.
[깨달음] 항상 위기의식을 갖고, 교육을 하고, 제도를 보완하여 부패 없는 청렴한 사회를 만들자.

미괄식은 주장을 알기 위해 끝까지 참아야 했습니다. 두괄식은 주장을 앞에서 듣고, 궁금증을 가진 상태에서 근거를 듣기 때문에 독자들의 이해력이 올라갑니다. 유튜브에서도 가장 중요한 주장이나 내용을 맨 앞에 잠깐씩 소개하는 이유도 그 때문입니다.


위의 이유 외에도 결론에서 구체적인 해결 방법을 제시할 수 있고, 서론에 나온 주장을 다시 한번 강조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2. 대전제(법칙)와 소전제(사례)의 관계를 활용하자


차에 기름이 떨어졌다. 어떤 방법으로 해결할까?

유진 : 가까운 거리에 주유소가 있다. - 차를 밀고 가서 기름을 넣자
하나 : 자동차 보험에 비상 주유서비스가 있다. - 서비스를 이용해 기름을 넣자
동하 : 식용유를 끓여 넣으면 디젤 연료대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 식용유를 끓여 넣자


차에 기름이 떨어져서 멈춘 상태입니다. 여기서 세 사람은 각기 다른 법칙을 이용하여 차가 멈춘 사례를 해결하려 합니다. 그런데 만약 '가까운 거리에 주유소가 있다.'는 유진의 법칙만을 사용하기로 했다면 아래와 같이 논의를 하게 될 겁니다.   


[대전제] 가까운 거리에 주유소가 있다.
1. 차를 밀고 가서 기름을 넣자
2. 주유소까지 걸어가서 기름을 사 와서 넣자
3. 주유소에 전화해서 기름을 배달시키자

대전제에 묶이게 되면 그 안에서만 논의가 이뤄집니다.


논술이나 토론에서 상대방에게 제대로 된 비판을 하지 못하는 경우는 상대가 제시한 대전제에 묶인 경우입니다. 비판이 한정적이고 새로운 주장도 하기 어렵습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란 말처럼, 기존의 집 지붕을 교체해야 합니다. 새로운 주장을 하려면 새 법칙을 대전제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비판할 때 역시 상대의 대전제보다는 내가 주장할 사례에 맞는 대전제를 아래처럼 새롭게 내세워야 합니다.


[대전제] 언어는 사회적 약속이다. - 표준어는 사회적 약속으로 정한 언어다 - 표준어를 사용하자
[대전제] 언어는 시대의 반영이다. - 신조어는 시대를 잘 반영하는 언어다. - 신조어를 사용하자

언어는 사회적 약속이라는 대전제로 신조어도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기엔 어렵습니다. 새로운 대전제인 시대를 반영한 언어를 대전제로 쓰면 신조어의 가치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3. 대전제(법칙)에 명언, 속담, 뉴스 기사 등을 적극 활용하자  


명언이나 속담, 우리가 잘 아는 역사와 뉴스 기사를 활용한 첫 문장 쓰기를 배운 적 있습니다. 논술의 주장을 쉽고 재밌게 이해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들을 대전제로 사용하기 좋은 이유는 독자가 대전제 쉽게 동의하고 논리를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전제는 소전제에 적용될 법칙이기 때문에, 널리 알려지고 확실성이 인정되는 말일 수록 힘이 있습니다.


• 유명 작가 C.S루이스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라는 말을 남겼다.
• 영상 제작 역시 글쓰기에서 시작된다.

• 호가호위, 여우가 호랑이의 힘을 빌려 허세를 부린다는 뜻이다.
• A는 권력자를 등에 업고 자신이 지도자인 듯 행세 중이다.

• OO대학 연구에 따르면 돈보다 시간을 우선시하는 사람들의 행복도가 더 높게 나타났다고 한다.
• 행복한 사람이 되려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그런데 사람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문장이나 이야기를 인용하려면, 평소 많은 양의 독서가 필요합니다. 유명 작가들에게 잘 쓰는 방법을 물을 때, 독서를 최우선으로 는 이유입니다. 따라서 좋은 문장이나 이야기를 읽을 때는 메모를 하는 등 '내가 이 문장을 어떤 주제에 사용하면 좋을까?'를 떠올리는 습관을 갖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귀납과 연역의 뜻을 떠올리며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검은 백조가 필요하다.'는 주제로 논술을 써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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