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서른셋
직선
정건우
그토록 보고 싶어 했던 바다를
열일곱에 처음 봤을 때
눈물만 나더라
강원도 양구 산골에서는
단 한 번 꿈에서도 볼 수 없었던
세상에서 가장 길고 선명한 직선이 무섭게
끝도 없이 그어져 있더라
파도 앞에 주저앉아 많이 울었다
구름 사이로 뽀얀 햇살은
수만 갈래도 흩어져
아득한 수평선에 화살처럼 내리 꽂히고
저 속을 알 수 없는 망막한 평면
눈물 속에서 그저 넘실대고만 있더라
어쩌라고,
아아, 날더러 뭘 어쩌라고.
중학교 때 수학여행으로 바다를 갔습니다.
정확하게 어디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데,
친구 중 하나가 바다를 처음 본다기에 신기했습니다.
정건우 시인님 시를 읽으며 그 친구가 생각났습니다.
누구나 어떤 일에 처음이 있지요.
남편이 기억할지 모르겠으나,
"너의 처음 하는 일이 나와 같이면 좋겠어"
라고 했습니다.
결혼도 처음, 신혼여행도 처음, 출산도 처음,
유럽 여행도, 미국 여행도 처음 같이 했습니다.
처음의 느낌은 그다음과는 다른 무게가 있지요.
그 무게가 삶의 힘이 되고, 추억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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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애가 당신의 행복을 바라며 시 한 잔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