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기 때문에, 유재하
대학교 신입생은 이제 성인이라는 설렘과 부모님을 벗어난 해방감, 세상 무서울 것 없는 기세와 낯선 곳에 떨어진 긴장감까지, 많은 양가감정을 가지고 있는 복잡한 감정 상태의 인간이다.
지금이야 이렇게 이야기하지만, 그때의 나는 정신 못 차리고 적응하기에 바빴으나, 그것을 티 내지 않으려고 애를 쓰고 있는 안쓰러운 상태였다. 처음 지하철을 탔을 때, 학교 가는 셔틀을 탔을 때, 수강신청을 하고 처음 공강 시간을 맞이했을 때, 넓은 학교에서 강의실을 찾아 헤맬 때 나는 반쯤은 제정신이 아니었다.
그리고 동아리를 가입해서 다른 과 남학생에게 고백을 받고 2주를 만나고 헤어짐을 고했던 짧은 시간도, 제정신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 애는 그 학기가 끝나고 학교를 그만두고, 다른 학교로 갔다. 그 애를 만나 이야기하는 동안 나는 분명 새로운 세계를 만났다.
짧았기 때문에, 아마도 미화되었을 그 만남은, 그 애가 내게 해준 한 마디로, 평생 기억에 남게 되었다.
나는 니가 대단한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해
어째서 그렇게 생각했을까, 나의 어떤 면에서 그렇게 느꼈을까.
한 번도 그런 칭찬을, 기대를 받아본 적이 없던 나는, 그 말이 고백보다 설레고 눈이 밝아지는 기분이었다.
그 애는 유재하를 좋아했다. 나는 처음으로 유재하라는 가수의 목소리를 들었다. 나도 유재하가 좋아졌다. 지금도 좋다.
내 곁을 떠나가던 날 가슴에 품었던 분홍빛의
수많은 추억들이 푸르게 바래졌소
오래된 이 노래는, 대학교 신입생이었던 그 시절의 노래로 내게 남았다.
힘이 들 때, 대단한 사람이 되고 싶었던 나는, 이 노래를 들으며 조금 더 힘을 내보기도 했음을 고백한다.
[노래 들어보기]
https://youtu.be/oEaxVe-g8aw?si=fyMJux82krrNgsGT
[가사 전문]
처음 느낀 그대 눈빛은 혼자만의 오해였던가요
해맑은 미소로 나를 바보로 만들었소
내 곁을 떠나가던 날 가슴에 품었던 분홍빛의
수많은 추억들이 푸르게 바래졌소
어제는 떠난 그대를 잊지 못하는 내가 미웠죠
하지만 이젠 깨달아요, 그대만의 나였음을
다시 돌아온 그댈 위해
내 모든 것 드릴 테요
우리 이대로 영원히 헤어지지 않으리
나 오직 그대만을 사랑하기 때문에
커다란 그대를 향해
작아져만 가는 나이기에
그 무슨 뜻이라 해도 조용히 따르리오
어제는 지난 추억을 잊지 못하는 내가 미웠죠
하지만 이제 깨달아요, 그대만에 나였음을
다시 돌아온 그댈 위해
내 모든 것 드릴 테요
우리 이대로 영원히 헤어지지 않으리
나 오직 그대만을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기 때문에
수능이 백일 남았습니다.
수험생들이 원하는 대학의 신입생이 되기를 바랍니다.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