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백칠
푸른 우주
이응인
밥 먹으며
쌀알 하나에 스민 햇살
잘게 씹는다.
콩알 하나에 배인 흙내음
낯익은 발자국, 바람결
되씹는다.
내 속으로 펼쳐지는
푸른 우주를 본다.
먹는 일은 그 음식에 담긴 서사를 먹는 일이라는 것을 시인은 알게 합니다.
밥 한 톨에 담긴 햇살과 노고, 콩알에 배인 흙과 바람
바쁘게 먹는 음식 속에서 우리는 이 우주를 자주 잊는 것 같아요.
저도 빨리 먹는 편이지만,
천천히 맛을 느끼고 씹어 먹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오래오래 살아서 시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낯선 도시에도 가고
하고 싶은 거 다하려면 천천히 씹고, 많이 걸어야겠습니다.
설애가 당신의 행복을 바라며 시 한 잔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