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백이십구
한 송이 푸른 꽃이 기지개를 펴고
반대편 윗동네로 꽃가루를 날리네
도중에 부는 바람은 남쪽에서 왔건만
분란하게 회오리쳐 하늘길을 어지럽혀
열사의 유산, 겨레의 의지를 모욕하는구나
친족의 안녕은 작은 즐거움이요
일국의 평화는 큰 즐거움이니
인간된 도리가 무엇이겠느냐
사사로운 꾀로는 내 배를 불리지만
고매한 지략은 국민을 배불린다.
용문에 오른 그분은 가슴에 오로지
민족번영만을 품고 계셨으리라
족함을 모르는 그의 열정은
반대편 윗동네도 모르는 바 아니리
역사가 가슴치며 통곡을 하는구나
자유는 공짜로 얻을 수 없다고
한 줌 용기의 불꽃을 흩뿌려
강산 사방의 애국심을 타오르게 했던
다부진 음성과 부드러운 눈빛의 지도자
리승만 대통령 우리의 국부여
폭력배 공산당의 붉은 마수를
파란 기백으로 막아낸 당신
국가의 아버지로서 국민을 보듬고
민족의 지도자 역할을 하셨으며
버려진 이땅의 마지막 희망으로
린민군 압제에 당당히 맞서니
도리어 두만강까지 밀고 들어가
망국의 판세를 뒤엎고 솟아올라
자유민주주의의 기틀을 잡으셨다.
망국과 침탈의 원통함이여
명운이 어지러워 한치앞을 모르던
정세의 격동기를 온몸으로 겪고
부군 황제의 묘 앞에서 맹세하길
건실하고 찬란한 한민족의 나라
국민이 자부심을 갖는 민주국가를 세우리라.
보아라, 새싹들아. 그의 발자취를
도와라, 청년들아. 그 가치의 보존을
연습하라, 장년들아. 그 걸림없던 추진을
맹위롭게 솟구친 대한민국의 역사는
학자이자 독립열사였던 이승만 선생의 역사이니
살아라, 그대여. 이 자랑스런 나라에
2016년 3월 자유경제원이 주최한 '제1회 대한민국 건국대통령 이승만, 시 공모전 - 잊혀졌던 거인의 발자취를 다시 그리다'에서 입선한 작품이다. 세로로 읽을 시 나오는 글귀는
한반도 분열,
친일인사 고용,
민족반역자,
한강 다리 폭파,
국민 버린 도망자,
망명정부 건국,
보도연맹 학살
이승만의 흑역사를 비판하는 내용이다. 그래서 자유경제원이 수상을 취소하겠다고 선언하고 다시 모든 시를 검토하니, 최우수작도 마찬가지.
[최우수작]
To the Promised Land
Now you rest your burden
International leader, Seung Man Rhee
Greatness, you strived for;
A democratic state was your legacy
Grounded in your thoughts.
And yet, your name was tainted
Right voice was censored
Against all reason
However, your name lives on
And your people are flourish
With and under ideals you founded
And so dearly defended
Indebted, we are,
In peace, you are.
NIGAGARAHAWAII
니가가라하와이
이승만이 하야한 후 하와이로 망명한 것을 풍자한 것이다.
세로드립이라고 칭해지니 가벼운 조롱 수준 같지만 이런 식으로 작성된 시를 이합체시(Acrostic, 離合體詩)라고 한다.
가장 유명한 이합체시가 예수와 관련된 것으로 물고기 모양을 그려놓고 그 안에 그리스어로ΙΧΘΥΣ(물고기)라고 써져 있는 것이 있는데 이게 세로로 그리스어 "Ίησοῦς Χριστός, Θεοῦ Υἱός, Σωτήρ"(예수 그리스도, 하느님의 아들, 구세주)의 맨 앞글자들을 모아 놓은 것이다. 로마제국의 탄압을 받을 당시 교인들이 쓴 암호라고 한다.
이런 것을 경찰서에서 쓰는 사람들도 있는데, 경찰수사관들은 거의 다 알아본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 소리 없이 검찰로 사건을 송치시킬 때 반성문 세로드립 문장에 줄 쳐놓은 다음 담당수사관 소견서에 '피고발인으로부터 반성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음, 엄벌에 처할 것을 촉구함'이라고 쓴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세 글자 드립을 공유한다.
뒤돌아정신병원가
글구너말구새로운
자식을사랑하는데
만날걔랑은영화만
봐이상해앞글자봐
앞글자봐 ➡️ 뒤글자만봐 ➡️ 가운데만봐 ➡️ 정말사랑해
한 달 동안 탑을 세워 완성한 제 시는 이체합시의 변형입니다. 새로운 시도여서 즐거웠습니다.
사진 출처 : 네이트 뉴스
설애가 당신의 행복을 바라며 시 한 잔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