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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할 것 같은 청춘의 도전

기숙사 옆 송차 카페, 김재희

by 설애

이 책은 힐링 소설로 읽히길 원한 듯하다.

김재희 작가는 추리 소설 전문인데, 이 책은 대학생들이 동업하여 카페를 운영해 보는 이야기이다. 이 책을 오디오북으로 듣고 나는 내내 불편했다.




목차는 1월부터 12월까지 각 1개의 신메뉴를 포함하여 이루어져 있다.


이야기는 송차카페 주인 송미선이 아파서 병원으로 가고, 그의 딸이 카페를 닫지 않고 운영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장사가 잘 되지 않는 조그마한 카페를 닫지 않고 운영하면서 홍보해 보고 동업자를 뽑아 이익을 나누는 과정들. 거기에 지하에 있는 라이더와의 관계가 엮어진다. 동업하는 한 남자 대학생과 라이더가 오래전에 헤어진 부자관계이다. 최종적으로 카페를 운영하는 이들과 라이더를 하는 이들이 같이 여행을 가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힐링이라는 이름으로 예쁘고 달달한, 혹은 전통과 조합한 새로운 차, 커피들이 마음을 달래는 것이 아니라 뷔페처럼 섞이고, 제 맛을 잃어가는 기분이었다.


분명 그 의도, 시선은 따뜻하다.

그래도 나는 이 책이 다 듣고 나서 불편하고 내내 이해되지 않는 이유를 찾기 위해 오래 고민했다. 이 글을 쓰며 그 고민을 놓기로 한다. 아마도 버리고 떠났다가 오랜만에 만난 그 부자 사이가, 나의 모녀 관계와 겹쳐서 그랬을 수도 있고, 공부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는 네 명의 대학생들에게서 생활비를 벌어 학업을 마쳐야 했던 내 모습이 떠올라서일 수도 있고, 예쁘게 포장한 송차 카페의 운영에서 현실적이지 않다고 그들을 응원할 수 없었던 뒤틀어진 내가 있어서 일 수도 있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나는 이 책을 오랫동안 놓지 못하고 되씹고 있었으나 힐링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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