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이백십일
이 글에는 『시를 쓰는 이유』(슬릿스코프·카카오브레인, 2022)에 수록된 시 일부를 비평 및 감상 목적에 따라 발췌 인용했습니다.
무거운 구멍 中
시아
나는 무거운 구멍을
깨뜨려버렸다
가벼운 구멍도
날아가버렸다
무거운 구멍
설애
구멍은 온전하지 않다는 증거다
온전하지 않은 곳으로 드나드는 것들
바람, 먼지, 개미, 벌
조그만 것들이
구멍으로 드나들어 길을 넓힌다
구멍은 막지 않았다는 증거다
막지 않은 곳으로 드나드는 것들
공기, 곰팡이, 누군가의 숨결
얇은 것들이
구멍으로 드나들어 길을 틔운다
구멍은 구멍이므로
자꾸 침범당하고
구멍은 구멍이므로
점점 넓어진다
구멍은 스스로 작아지는 법을 모른다
그래서 자꾸만 무거워진다
시아는 무거운 구멍을 깨뜨리고, 가벼운 구멍은 날아가버리고 맙니다.
저의 구멍은 이런 것들입니다.
왼쪽 엄지 발톱을 날카롭게 잘라놓았는지, 어느 시기에 자꾸 왼쪽 엄지 발가락 쪽에서만 양말에 구멍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발톱을 다시 다듬고, 구멍난 양말을 정리했습니다.
집에서는 구멍나고 늘어난 면티를 입습니다. 버려야 한다고 가끔 생각하지만, 집에서 이런 작은 구멍이 있으면 어떠냐 싶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옷이 참 편합니다. 그러면서 아이들 옷에 구멍이 나있으면 버리라고 잔소리하는 이중적인 엄마입니다. 하지만 아이들도 그 옷이 편하다며 안 버립니다.
저는 귀걸이를 좋아합니다. 여행을 가면 꼭 사오는 물건 중 하나인데, 자꾸 한 쪽만 사라집니다. 짝을 잃은 귀걸이도 꽤 있지만 버리지 못합니다. 그래서 결국, 귀를 하나 더 뚫었습니다. 짝을 잃은 귀걸이에게 자리를 찾아주었습니다. 그래서 귀에는 구멍이 3개입니다.
저의 구멍은 이렇게 정리되고 또 생겨나고 있습니다.
당신에게 구멍은?
설애가 당신의 행복을 바라며 시 한 잔 나눕니다.
시아(SIA)는 인공지능입니다.
상세 내용은 아래 글을 봐주세요.
https://brunch.co.kr/@snowsorrow/5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