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이백오십
꽃이 예쁜가요, 제가 예쁜가요
이규보
진주 이슬 머금은 모란꽃을
새색시 꺽어들고 창가를 지나네
벙긋이 웃으며 신랑에게 묻기를
꽃이 예쁜가요, 제가 예쁜가요
짖궂은 신랑 장난치기를
꽃이 당신보다 예쁘구려
꽃이 더 예쁘단 말에 토라진 새색시
꽃가지를 밟아 뭉개고는
꽃이 저보다 예쁘거든
오늘 밤은 꽃과 함께 주무세요
사랑의 뒷면은 질투입니다.
달의 뒷면처럼 평소에는 잘 감추어놓은 질투를 보이는 것은, 너무 사랑해서. 심지어 꽃을 향한 질투는 귀엽기만 합니다.
모든 질투가 이토록 사랑스럽고 귀엽지는 않습니다.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유치하고도 진지한 유지태의 질투는, 그런 질투를 대표합니다. 사랑의 배신을 향한 질투. 그 질투는 이제는 가질 수 없는 대상으로 하는 어처구니 없는 것입니다. 질투는 이렇게 보면 미숙하기만한 감정이지요.
하지만 질투는, 역시 솔직한 감정입니다. 질투를 보여줄 수 있고 받아줄 수 있는 사이는 오히려 새색시와 새신랑처럼 건전합니다.
뒷면을 영영 숨긴 달빛은 차갑습니다. 그렇게 차가운 사랑이 뜨거워지려면 역시 질투의 마른 나뭇가지가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질투는 사랑의 뒷면입니다.
자,
꽃이 예쁜가요?
제가 예쁜가요?
설애가 당신의 행복을 바라며 시 한 잔 나눕니다.
[나의 질투에 대해]
https://brunch.co.kr/@snowsorrow/617
[추가, 남편의 반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