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108

오늘이라는 나무에 오르며

나의 삶에 대한 사유,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찰나의 생각.

by 화몽

나의 일상을 돌아보았다. '어제를 살펴야 오늘과 내일을 가늠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짧은 생각에서 시작된 시간이었다. 한 페이지의 글처럼 나의 하루는 마침표, 쉼표, 줄임표와 물음표 등의 문장부호들이 가득 채운다. 생각에도 문장처럼 그 끝을 마무리짓는 부호가 있다. 그중 물음표가 차지하는 한쪽의 크기는 어떠할까? 이 또한 나에게 물음표로 남는다. 정확한 크기를 헤아려본 적은 없지만 24시간 중 꽤 큰 조각일 것 같다. '물음표'는 문장부호 ‘?’의 이름이다.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면, 의문문이나 의문을 나타내는 어구의 끝에 쓰거나, 특정한 어구의 내용에 대하여 의심, 빈정거림을 표시할 때, 적절한 말을 쓰기 어려울 때, 모르거나 불확실한 내용임을 나타낼 때 쓰는 ‘?’ 형태의 문장부호이다. 나의 일상에 ‘?’ 가득하다는 것은 그만큼 삶 자체가 불확실하다는 의미가 아닐까?



내게 던지는 질문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오늘은 무엇을 하지? 아이의 아침은? 어떤 일부터 해야 할까? 청소부터 해야 할까? 약속에는 어떤 옷을 입고 나갈까? 몇 시까지 돌아오면 될까? 아이와 어떤 대화를 나눌까? 정말이지 물음에는 그 끝이 없다. 의식적으로 살아지는 시간 속에는 수많은 질문이 떠다닌다. 이런 모든 질문에 명확한 답, 마침표를 찍을 수만 있다면. 굳이 종교를 믿거나, 현인을 찾을 필요도 없을 것이다. 책 속에서 답을 찾겠다며 눈에 불을 켜고 읽지 않아도 내 맘과 우리의 관계가 읽힐 테지. 그러나 난 아직도 물음표가 가득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구체적 답변과 추상적 개념이 난무하는 통에 꼬일 대로 꼬인 머릿속이 무겁기만 하다. 이 많은 질문은 하나로 압축하면 오늘의 질문으로 통한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 질문의 중요 포인트는 기준이다. 타인은 바라보고 던진 질문인가? 내 안을 열어보고자 하는 물음인가? 시선의 방향이 매우 중요하다. 이것이 내게 남은 삶의 질을 결정한다고 생각한다. 삶을 살아가는 것은 바로 나 자신이다. 엄지발가락이 어디로 향할지 스스로 생각해봐야 할 순간이다. 세상은 생각보다 냉정하다. 나는 더 이상 어린아이도 아니다. 응원과 칭찬도 내 몫이지만 상처와 비난도 나의 것이다. 다름을 인정하지만, 보편적인 길이란 존재한다. 밥을 지어도 수십, 수백, 수천 가지의 조합에 따른 방법이 있다. 살아간다는 밥 짓기에 그 방법은 상상을 초월한 다양성을 지닌다. 그러나 그 긴 레이스의 출발과 도착지점은 모두가 같다. 생으로 시작해 죽음으로 매듭지어야 하는 여정에서 어떤 길을 택할 것인지 꼭 집어내야만 하는 것이다.



20대에 바라봤던 40대는 한없이 높은 나무였다. 그 시간은 쉬이 오지 않으리라 여겼다. 그러나 나는 이미 그곳에 와있다. 높다란 나뭇가지에 앉아 세상을 바라보니 이게 웬걸? 세상은 내 발아래에 있지 않았다. 세상이라는 나무는 더 억세게 자라나 끝이 보이지 않는 무성한 잎들만 머리 위로 펄럭거린다. 여전히 위를 보려니 목만 아프고 맘은 상한다. 아래를 보면 뿌듯할 것만 같았는데. 아니다. 겁만 덜컥 난다. 떨어지지 않을까? 밑에서 올라오는 이들이 나를 지나쳐 나무 위로 오르지 않을까? 여전히 타자의 마음으로 나무를 오르는 나를 느낀다. 여기저기 난 손의 상처만 안쓰러워하는 오늘의 나. 내 무게를 지탱해줄 가지 하나에 앉았다. 순간 나는 지평선을 보았다. 다행히 나만 뚝 떼어내 질문을 던질 수 있었다.



그래, 시선을 위로 두지 말고 내려 보지도 말자. 심호흡 크게 하고 머리는 가볍게 하고 어깨의 힘도 좀 빼야겠다. 훅 추워진 날씨에 코끝은 시리지만 마음마저 얼어서는 안 되지. 흥겨운 노래에 맞춰 지평선 끝을 바라봐야지. 나만의 시선을 출발점으로. 더 멀리 보는 것. 이 땅의 끝까지 내 삶이 계속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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