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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화몽 Oct 19. 2021

갈수성

캘리그래피 일기 027h Day.

여름내 그리도 지루하게 비가 오더니. 주말 동안 확 떨어진 기온에 가을은 깊어져 간다. 어제 이불속에 누워 다짐을 했다. 내일 하늘이 오케이 하면 찜해두었던 그곳에 가는 것으로. 두 손을 꼭 모으며 잠이 들었는데... 나의 자그마한 소망을 들어주었네.


주말 동안 엉망이 되었던 집안 정리를 부지런히 마치고 가을에 퐁당 빠지러 출발!


자전거로 이 길을 몇 번 다녔더니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러나 아직은 나의 놀라운 방향감각에 의지해서는 안 되지. 핸드폰 지도로 위치를 확인하며 열심히 페달을 밟았다. 오늘의 후통은 또 다른 매력이 물씬. 너무 이쁘잖아. 브런치로 주문한 베이글의 식감은 무엇. 겉바속촉... 아보카도와 계란에 크림치즈의 조합은 말해 무엇. 감동의 끝을 이어갈 다음 커피집으로 어서 고고! 시간이 없다.


십여 분 중국의 오래된 골목을 자전거로 누비니 지금까지 내가 보고 느낀 북경은 참 가벼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의 온기가 느껴지는 살아있는 곳들. 아차차! 그들의 감성에 젖어들다 길을 잘못 들 뻔.

... 오늘의 선택은 정말 탁월. 커피숍 내부에 자리를 박차고 나와 자그마한 접이 의자에 앉아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커피를 마시니 이건 . 오늘의 기분은 행복으로  정한다. 짙은 창공  부풀어 오르는 커피 거품 위로 갈수성이 둥실 날아오른다. 오늘의 나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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