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래피 일기 143thDay
며칠 만에 하늘이 푸르게 웃는다. 상해의 늦겨울에 대한 소문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전해 듣는 것과 겪는 것은 또 천지 차이지.
집에 반가운 손님들이 온다. 몇 번 뵈었던 학교 엄마들을 초대했다. 몇 가지 분식 메뉴를 준비하고 똑똑 노크 소리에 현관을 연다. 밸런타인데이라고 초콜릿과 케이크, 딸기 그리고 봄을 알리는 초록이를 가지고 들어오시네.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며 웃고 한숨짓기를 반복하다 보니 아니들 하교 시간이다. 그녀들이 돌아간 후 꽃을 지난해 선물 받은 꽃병에 올려본다. 몇 송이의 꽃이 온 집안을 봄빛으로 물들인다. 그래서 꽃은 꽃인 거다. 내가 꽃을 닮고 가고픈 이유가 이것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