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얼거리며 그린다. 좋네, 참말로.

by 화몽


몰랐었네.
넘겨진 밤에 감긴 눈
속 눈물 비추던
그림, 자(子).
그의 끝이 끝내 말하지 아니하던 것 그러한
것이 참
좋네.

지금에 다다러서야.

그러리 말리
모를듯 알듯
‘낯 설 다.’
익어가다 뒷산에 걸려 구르듯 기울어지는 당신의 면면을 담은 선이 아랫입술을 물고 내게 물어.

멍하니 지나치며
지난 계절 주머니 안에 조각하나 던져놓아 미처 미치지 못했나 봐
​얼기설기 오간 바늘땀에 여미어진 이음마저
숨어버린 접점
이대로 시들어버릴 수 없기에
거칠게 피어오른 맨드라미가 훠이 꺼이 불타오르며
축 처진 처마를 펄럭거리며 제 꽃잎 위로 이거 하늘로 솟아올라.
아, 그
덕에 드러나는 한 땀 두 땀이 떠진 어깨선마저 참 곱다.

이리
좋네,
이리도
좋을 수가.

순이네 가게 앞이라.
더하고 더해져 그러한지도.
넘기는 해빛을 머금은 청기와 처마에 달린
그 꽃이 달랑 떨어져
머리 위로
흥얼거린다, 시. 노래를 닮은 맨드라미를 귀 뒤로 넘기며
웃는다, 픽.
그린다, 또 한 줄의 시를
피식. 내가 그러네 무심 헌데.

참말 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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