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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닷새 May 16. 2023

면역력, 안녕하신가요? 2

면역력 저하 자가진단


 여러 가지 염증에 시달리며 식습관을 뜯어고쳐야겠다고 다짐한 후, 진짜 면역력이 많이 떨어진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면역력 저하의 증상을 검색해 보았다. 그리고 뜨끔하는 문항이 몇 가지 있었다.



1. 입안이 잘 헌다.
2. 배탈과 설사가 잦다.
3. 술을 자주 마신다.
4. 인스턴트 음식을 즐긴다.
5. 스트레스를 잘 받는다.
6. 불규칙한 식습관과 취침



 등이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3번, '술을 자주 마신다'는 문항이 유독 찔렸다. 회사를 다닌 후로 특히 요즘 술을 정말 자주 마신다. "더 이상은 못 참아!"라고 말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고생한 나를 위해 보상 거리를 찾듯 냉장고 안의 맥주를 집는다. '알쓰'인 내가 대학생 때보다 더 술을 자주, 많이 마시니 말 다했다. 주말에 하던 수영이나 테니스를 그만두면서 금요일 새벽 늦게 자고 토요일 늦은 오전에 일어나는 습관도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 듯하다.





건강을 위한 노력


 그렇다고 건강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냐 하면 그건 또 아니다. 배우던 스포츠를 그만두긴 했지만 종목이 바뀌었을 뿐 운동을 쉬었던 적은 없다. 새로 시작한 요가를 두 달에 가까운 시간 동안 배우고 있으니 말이다. 영양제도 먹는다. 유산균과 면역력에 좋다는 프로폴리스, 칼마디(칼슘, 마그네슘, 비타민D)를 나름 꾸준히 챙기고 근래 들어 위에 좋은 윌도 마시기 시작했다.


 나름 몸을 챙긴다고 챙겼는데 돌아온 것이라고는 오만 염증이니 속이 많이 상했다. 그만큼 고칠 점이 더 많다는 뜻이겠지만 기운이 빠지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지난 글에 썼던 것처럼 일단 온몸에 힘 빼는 연습을 더 하고 긴장과 불안으로 가득 찬 머리와 마음을 비우는 게 우선일 듯하다. 이제 달고 짜고 매운 음식도 적당히! 먹고.





어른은 병원비가 무섭다


 사실 무서운 건 망가진 내 건강이 아니었다. 아프기 싫어서 병원을 찾았는데 눈앞에 떨어지는 영수증 속 숫자가 가장 무서웠다. 대충 소염제만 먹으면 낫겠거니 하고 찾아간 정형외과에서 충격파를 받고 나오니 9만 원의 진료비가 나왔다. 다시 틀어진 치열을 교정하는 비용은 20만 원이었다. 그 외에도 결막염 때문에 안과를 갔고 이제 곧 피부과도 방문할 예정이다.


 어디선가 그랬다. 어른이 되는 건 치료가 무서운 게 아니라 비용이 무서워 치과 가길 꺼리기 시작하는 시점이라고. 지금 딱 내 상황이 그런 것 같다. 어렸을 땐 그저 어마어마하게 생긴 치과 치료 도구들이 걱정됐는데 이제는 이 달의 카드값을 확인하고 병원을 가야 한다.


 나의 작고 소중한 잔고를 위해서라도 건강을 더 철저히 챙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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