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회사 출근을 위해 자동차들이 클락션을 울리며 전쟁통을 방불케 하는 서울 도시 지역에서 조용히 말 없는 버려진 건물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내가 사는 신림동 주변에는 2곳이나 존재한다. 첫 번째 사진은 당곡 플라자라는 곳으로 2007년 1월 서울시로부터 시장정비사업 추진 계획이 승인되었고 남부종합시장 재개발 사업으로 지어지던 건물이었으나 2009년 8월 시공사의 부도로 골조만 올라간 상태에서 공사가 중단되었다. 10여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골조 상태 그대로 시공사를 찾지 못하고 흉물스럽게 남아 있다. 두 번째 사진은 ART 백화점으로 2006년부터 공사를 시작했으며 C&그룹에서 투자 및 시공 진행을 하고 있었으나 2008년 시공사가 법정 관리에 들어가면서 공사가 무기한 중단되었다. 그 이후 금호건설이 시공하게 되어 1년마다 자세히 보면 뭔가 조금씩 조금씩 건물이 지어지고 있는 느낌이 들었으나 그것도 잠시뿐, 여전히 흉물 상태로 시공은 중단된 상태이다. 이 백화점은 초역세권 지역에 있어서 완성만 된다면 주변 상권들과 시너지를 통해 많은 흑자를 얻을 수 있어 보이나 분양계약자들과의 권리관계가 복잡하여 사업 진척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곡 플라자는 신림역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에 주변 주민이나 그쪽으로 가지 않는 이상 볼 일은 거의 없으나 ART 백화점은 신림역에서 나오면 바로 보이는 거대한 건물로 약 14년 동안 방치되어 있는 저 모습을 보고 있으니, 마치 원하지 않게 태어난 사생아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저렇게 버려져서 하염없이 세월아 네월아 자리만 지키고 있으니 이보다 더 끔찍한 일이 어디 있을까. 완성할 거면 얼른 완성해서 자신만의 색깔을 뽐낼 수 있게 해 주던가, 그게 어렵다면 무너트리고 새로운 건물 짓던가 해야 하는 게 바르다고 보는데 이도 저도 아닌 건물은 도시 미관상 매우 좋지 않고 탈선한 청소년들의 아지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 완성된 건물들은 자기만의 역할을 수행한다. 오피스, 음식점, PC방, 카페, 속옷가게 등 자신만의 색깔을 뽐내고 있는데 이 사생아들은 언제까지 이렇게 자신을 어둠 속에 방치할 거냐고 하면서 오늘도 곡소리가 울려 퍼져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