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몇 년 전 우리 몸의 소중한 부분을 이야기하기 위해서 스티커 붙이기 활동을 하려고 하였다. 그래서 초등 1학년 학생들에게 생식기 명칭을 질문한 적이 있다. 학생들이 생식기 명칭을 아는지 평가를 해보기 위해서다. 한 똑똑한 남학생이 유치원에서 배웠다며 “음경, 음낭, 음순, 자궁, 등” 생식기 명칭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다. 5학년 성교육 수업 시간에는 이러한 생식기 명칭, 역할, 생리현상에 대한 거부반응이 심하지만, 1학년들의 생식기 구조 명칭에 대한 성교육은 진지하게 이루어졌다.
요즘 학생들은 남.녀 생식기에 대해 대체로 초등학교 성교육 수업시간에 배운다. 우리 세대는 이러한 성교육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했다. 그리고 미디어 또한 발달하지 못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매체가 부족해서인지 생식기 구조나 생리현상에 대한 지식이 많이 부족했다. 심지어 결혼한 남성들조차 여성의 생리현상에 대해 부족한 부분이 많음을 경험했다. 내가 졸업 후 산업간호사로 일할 때, 대기업 인사과 부서에 젊은 신혼부부들이 많았는데, 결혼 생활을 이야기해 보면 배란, 월경의 의미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신혼부부들이 아기를 가져야 할 시기임에도 제대로 된 성지식조차 없던 시대였다. 이제는 시대가 변하여 성지식은 각종 미디어를 통해서 얼마든지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다.
“성기에 대한 명칭을 정확히 사용해야, 성에 대한 주체성과 용기를 기를 수 있다”
경이 관계교육연구소 손경이(51) 대표 외 다수의 성교육 전문가들은 “성기에 대한 명칭을 정확히 사용해야, 성에 대한 주체성과 용기를 기를 수 있다”라고 말한다. 어릴 때부터 부모들이 올바른 생식기 명칭을 사용하게 되면 TV에서 야한 장면을 함께 보더라도 헛기침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성교육은 태어나자마자 시작해 일상에서 지속해서 이루어져야 하는데, 성교육은 단순히 성 지식을 전달하는 것뿐 아니라, 부모가 아이의 몸을 대하는 방식과 태도를 모두 포함하기 때문에 부모들의 성인지 감수성을 키우는 것 또한 중요한 역할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다.
더욱이 성교육은 생활교육이므로 일상 속에서 자녀와 함께 TV를 보면서도, 게임을 하면서도 언제든지 할 수 있다. 자녀와 함께 TV를 보다가 끌어안고 키스하는 장면에서 갑자기 다른 채널로 돌린다거나 자리에서 일어나 부자연스럽게 외면한다면 아동에게는 그런 행동이 부끄럽고 민망한 것으로 받아질 일수도 있다. 또한 일상생활 중 부적절한 성행동을 하는 경우 즉시 그 자리에서 지도하는 것이 좋으며, 발달 연령에 따라 생리나 사정을 시작할 즈음에서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이 좋다.
내가 맡은 초등학교에서는 또래 성폭력에 대해 주로 학부모 교육한다. 학교에서 또래 성폭력으로 인한 문제가 학교폭력위원회에 자주 사례로 고발되기 때문이다. 나는 황당한 항의를 받은 적이 있다. 1학년 남학생이 짝꿍 여학생을 좋아해서 옆 짝꿍 여학생에게 뽀뽀하였는데 여학생이 그림일기를 쓴 적이 있었다. 이를 안 여학생 학부모가 또래 성폭력이라고 학생 측에 항의해 온 것이다. 학교에서의 중재로 이해가 된 사례이지만 예전에는 이런 사례들이 많았을 것이다. 우리 딸만 하더라도 유치원 사진에는 남학생 두 명과 뽀뽀를 하는 사진이 아직도 남아 있다. 20년이 지난 현재는 많은 변화를 했다. 최근 n번방 등 성범죄가 시끄러워지자 성교육 그룹과외도 생기고 한다는 이야기를 들이니 사회 속에서도 많은 변화가 생김을 알 수 있다. 모르면 가해자, 알면 피해 갈 수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손경이 관계교육연구소 손경이(51) 대표는 네 살 아이에게 부모가 뽀뽀할 때 “뽀뽀해도 될까?”라고 허락을 구하라고 한다. 아이는 이를 통해 자신의 성에 관한 판단을 스스로 내리는 ‘자기 결정권’을 가지게 된다는 취지에서 다 또래 성폭력과 더불어 음란물도 초등학생에게 문제 될 수 있다. 어른들이 알고 있는 이상으로 학생들은 음란물에 노출되어 있다. 음란물을 처음 접한 시기가 빠를수록 쉽게 중독이 되고, 이에 몰입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현실과 혼란을 일으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음란물을 보는 초등학생의 나이가 낮아지고 있는 가운데 초등학교에서도 4학년 학생이 학교 수업 시간에 자꾸 엎드려 자고 있어서 확인해 본 결과 음란물에 노출된 경우라고 한다. 부모님 자신이 음란물에 대한 신념이 있어야 한다.
이제는 성에 대한 예방적인 차원에서의 성교육도 필요하지만 올바른 성에 대한 인식과 가치관의 확립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성에 대한 지식과 더불어 성교육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그리고 요즘 세대의 앞서가는 성문화를 인지하고, 기성세대들은 기존의 고정관념을 버리고 그에 알맞은 성인지 감수성을 가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