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잃어가는 시간

들어가면서

by 소도

엄마를 잃어가는 지난 일 년의 시간은 슬프고 아프고 힘들고 원망스럽다가 또 문득 예상치 못하게 소중한 추억도 만드는 그런 기억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그 시간을 되돌아보면서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내 마음을 이해하고 싶은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아직은 엄마라는 단어를 내뱉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왈칵 쏟아져서 이래서 한 장이라도 제대로 쓸 수 있을까 막막하기도 했지만, 상실을 경험하고 긴 애도의 길을 걷고 있는 누군가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지는 않을까 하는 막연한 희망으로 용기를 냈습니다.


삶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엄마의 옆에서 엄마를 이해하려고 했던 시간, 그렇지만 마음과는 다르게 서로 상처 주고 부딪혔던 시간, 우리의 관계 속에서 나오는 고유한 문제와 어려움이 담긴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다는 경험은 너무도 크고 많은 의미를 갖고 있는 일이라 제가 하려는 이야기가 감히 상실에 대한 보편적인 통찰을 담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소하고 일상적인 에피소드로 채워진 이야기를 써내려 가보고 싶었습니다.


지난날의 힘들었던 저에게 나와는 아주 다른 어떤 사람들의 이야기가 묘하게 위로가 되었던 것처럼 누군가도 제가 겪은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상황 역시 괜찮다고 위로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저마다 평범하지 않은 관계 그리고 거기에서 비롯되는 고유한 힘듦을 갖고 그것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살아가는 존재일 테니까요.


지금 애도라는 길고 외로운 길을 걷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이 길의 끝에는 이 여정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서 조금은 더 단단해진 우리가 있기를.

그리고 무엇보다도 스스로에게 너그럽기를, 그리고 그 길이 너무 외롭지는 않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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