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 앤 나우

항상 평가받는 사람

by 소나


나:


선생님, 내일 모래 증권사 정규직 면접 봐요.

너무 간절해서, 더 못할까 봐 걱정이에요.


불안해한다고 바뀔 거 없다는 거 다 알고 있지만,

자꾸만 신경 쓰여요.


서류 합격도 전 너무 힘들었는데

두 번 다신 안 올 기회라고 생각하니

더 저 스스로를 괴롭히게 돼요.


이번에 떨어져 버리면 죽어버릴 거예요.

정말 이젠 더 이상 힘이 없어요.


제 나이에 여기가 벼랑 끝이고 막바지예요.

도망갈 곳 없이 고스란히 실패자라 남게 될 거라 생각해요.


살고 싶지 않아요.


또,


입사 한지 얼마 안 된 회사 생활도 너무 힘들어요.

전임자는 일도 너무 잘하고,

사회생활도 잘하는 사람이라

저랑 너무 비교돼요.


저는 묻는 말에도 잘 대답하지도 못하고,

사회성 없고, 조용한 사람인데


저도 그들이 어색하고, 그들도 저를 어색해해요...

이젠 그만 겉돌고 싶어요..



항상 저는 계약직입사가 다수였어서

매번 평가받는 입장이었어요.


“그들과 나”


정규직과 계약직의 차이가

그 차이가 저를 더 외롭게 해요.


뒤에서 당연히 제 얘기가 오고 가겠죠?

그런 평가를 전 너무 못 참겠어요.


이게 자의식 과잉일까요? ㅎㅎㅎ




선생님 :


나우 앤 히어 란 말 했던가요?


불안할 때, 생각을 끊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 보세요.

그 생각이 지금 도움도 되지 않고,

바뀌지 않는 거 알고 있잖아요.


회사 사람들은 각자 자기 생각만 하지

소나님에게 그렇게 신경 쓰지도 않아요.


회사생활 밖 생활에 집중하는 거예요.

직장 생활하려고 사는 거 아니잖아요.

회사 외적인 시간을 어떻게 채울지 생각해 보고,

그 외적인 시간 어떻게 보낼지 고민하는 거예요.



나 :


그건 그냥 회피 아닌가요?




선생님 :


백이면 백 다 그런 말을 해요 ㅎㅎ


그럼 회피 안 하면 어떻게 할 거죠?

스스로 정신승리하는 거예요.

하루아침에 사람이 바뀌지는 않을 거예요.

서서히 치료를 통해 바꿔나가는 거죠.


그 이전에는 회피도 중요해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요.






가끔 생각한다.


취업이 모든 걸 해결해주지 않을 거란 거

이렇게 목매고, 나를 흔들리게 만드는 취업이란 매체를 이겨낸다고 해도

내 우울함을 극복할 수 없다는 거


취업 후, 크게 한 번 터질 거란 거.


그 후가. 그 허무함이 두렵다.


하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봤다고

남들 하는 취업까지 다 해봤는데


결국 나에게 답은 이거였다고.

죽는 거뿐이었다고..


나도 노력해 봤지만, 이 우울을 극복하지 못했다고

취업을 핑계로 나 스스로 위안삼을 방패를 만들어 낼 거다.


어쩌면 죽고 싶어 취업하고 싶은지도 모른다.

누군가 내 부고를 사내 게시판에 올려줄 테니




선생님이 가끔 말하신다.


소나님을 보면 안타깝지만,

걱정은 안 한다고.

10 몇 년을 일해 보면 안다고. 괜찮아질 환자라고.


하지만, 그건 선생님 생각일 뿐인걸..


“그럴 거 같은 기분일 뿐 실제가 아니란” 말을 직접 하셨으면서.

거기에 매몰되지 말라고 하셨으면서.


정작 선생님이 그걸 어기신다.



나는 내가 서른 전에 죽을 거 같다고 생각한다.


아무도 모르게 혼자

충동적으로.


아니

몇 년에 걸쳐진 계획적 충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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