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원 6개월 차, 내 병명

저는 친구가 없어요.

by 소나


병명 아직 확정 짓지는 않았지만, 의심 가는 건 있어요.


뭔데요.


양극성 장애 2형이요.



원래 평소 우울한 기전이 주로 깔려있다 잠깐 나아지고 다시 기분이 가라앉아요.



그럴 거 같았어요...

그것보다 요즘 너무 힘들어요.

힘들 때마다 병원에 올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안정제 좀 주세요.. 좀 센걸로요

알프람이 전 잘 맞긴 해요.


알프람 최소용량이랑 인데놀 좀 줄게요.


인데놀은 안 먹어요.

제가 멍하고, 멍청해지는 기분이에요.

진짜 안 먹을 거예요.


그게 도움이 될 텐데?

저 고집... 진짜..





선생님, 저는 친구가 없어요.

그냥 없어요. 그래서 외로워요.

학창 시절 혼자 다닌건아니예요... 같이 다니는 무리는 있었는데

학기가 끝나면 그냥 자연스럽게 사라지는 느낌?



또, 저는 인간관계 속에서 안정감이나 흥미를 느껴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그런가 누군가에게 기대기를 어려워하고,

또, 누군가랑 함께 있다고 해서 안 외로운 건 아니더라고요.

아직도, 나랑 결이 맞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못 만난 거 같아요.



누군가와 함께 있어도, 죽고 싶단 생각밖에 안 들고,

저에게 위로가 되지 않아요.



저는 사람을 믿지 않아요..

다른 사람이 위로를 해줘도 그저 마땅한 도리로 둘러대는 것 같고,

또 그 사람들이 내가 정말 힘들 때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인가

그런 사람이 존재하기는 할까? 그런 무한한 애정을 주는 관계가 있나?

나 자신 스스로 그런 사람이 아니라, 그런 관계가 있다는 걸 못 믿는 것 같아요.



그런 모습에 내가 정말 정 없는 사람이구나 싶고,

내가 그렇게 유난히 별난 사람인가스럽기도 하고,

힘들어요.


저는 28년을 이런 방법으로 살아서 이렇게 사는 방식밖에 모르는데

어떻게 제가 바뀌겠어요.

사람은 안 바뀌어요.

.

.

.

.

.


사람도 바뀔 수 있어요.


이렇게 매주 병원에 꼬박 나오는 거 보면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은 아니에요.


저와 관계를 이어나가는 것부터 시작해요.

여기서부터 안정감을 느끼고

확장시켜 나가는 거예요.

그래도 처음보단 제가 편해졌죠.

이렇게 시작하면 돼요.



지금은 우울이 심해 밖에 나갈 수 없는 상황이지만

소나님은 아직 가능성이 너무 많아요.


저는 소나님은 걱정 안 해요.

28살 아직 너무 어려요. 만약 36살이라면, 같이 고민했겠지만ㅎㅎ

충분히 바뀔 수 있어요.



제가 두 가지 장점을 알려줬죠.

소나님 예뻐요.

그리고, 말도 재미있게 해요.

제가 왜 피식피식 웃는지 잘 모르죠?

항상 제가 이렇게 웃지 않아요.



또, 나쁜 말도 기분 나쁘지 않게 말하는 능력이 있고

우울한 얘기도 어둡게 하지도 않아요.

이건 소나님만의 소셜스킬이에요.



우울했던 기간이 길었던 건 인정!


하지만, 이렇게 마음의 근력을 다져서

조금씩 나아가는 거예요.

어떻게 하루아침에 나아지겠어요.


분명 바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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