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진행 중인 이야기
프롤로그에서 나는 스스로를 어중간한 사람이라 말했다.
끝까지 가지 못하고, 그렇다고 대충도 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돌아보니 그 말은 틀리지 않았다.
나는 늘 새로운 일에 기대를 걸었고, 열심히 배우며 성취감을 찾았다.
그러다 오해에 부딪히고, 지쳐서 떠나고, 또 다른 일을 찾아 나섰다.
그 과정에서 마음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열심히 하는 게 전부라 믿었다면,
이제는 적당히 거리를 두고 버티는 법을 배웠다.
일을 사랑하면서도, 일에 나를 다 주지는 않는 법을.
남편은 늘 말했다.
“무슨 일이든 10년은 해야 전문가가 되는 거야.”
하지만 나는 10년 넘게 방황하며
결국 직업 수집가가 되어버렸다.
앞으로도 아마 나는 또 새로운 일을 시작할 것이다.
또 어중간하게 머물다 떠나기를 반복할지도 모른다.
그러다 어쩌면, 내가 정착할 만한 일을 찾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직업 수집가의 종착지가
의외로 어떤 전문가의 모습일 수도 있지 않을까?
사춘기처럼 방황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나도 정착하고 싶은
어중간한 사람인지도 모른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을 찾는다면,
그때도 나는 쉽게 차선책을 찾으려고 할까?
나는 아직도 나를 알아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