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 둘, 의미 있는 사람
기쁘게 살기 프로젝트
"뭐해?"
뭐하냐고 묻는 메시지의 대부분은, 정말 뭐하는지 궁금한 것이 아니라 '지금 나와 대화 활 수 있느냐?'라고 묻는 것이다.
바로, 통화를 눌렀다.
그녀는, 나의 구 직장동료이자 친구다. 입사 후, 나이가 같은 것을 알고 더 빨리 친해질 수 있었다. 퇴사 후 일 년에 한두 번, 아니 어떤 때는 이 년에 한 번 정도 '뭐 하냐?'라고 메시지를 보내는 그녀는, 조금은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고 있는 중이다. 평범함을 벗어난 남편 그리고 시댁을 경험하며 살고 있기에.
그녀와 통화를 하며 나는 잠시 분노하고, 나는 잠시 울었다. 그녀가 결혼하기 전, 직장에서 만났던 그녀를 처음 보았을 때, 예쁘다는 말이 저절로 나왔다. 솔직히 내가 아는 내 또래 친구 중, 그 친구가 제일 예쁘다. 당시, 나는 그녀를 보며 어느 부잣집 혹은 어느 훌륭한 가문의 며느리로 존중받으며 살 것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랬던 그녀가 나와 통화 중, 울먹인다. 그녀를 울먹이게 하는 제 일의 원인은 남편과 시댁이다. 그녀는 보통을 벗어난 자신의 인생에 대해 한탄하고, 선택을 후회하는 것 같은 말도 한다.
나는 잠잠히 들어줄 뿐이다. 적당한 추임새 말고는 사실, 내가 해줄 것이 없다. 그럼에도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줘서 고맙다며 대화를 마무리 짓는다. 그리고, 자신의 하나밖에 없는 아들의 존재에 감사해한다. 바람 불면 날아갈 것 같은 허리를 가졌던 그녀가 15년이라는 세월 속에서 결코 날아가지 않을 모성애를 갖게 되었다. 그녀는 보통의 엄마로 잘 해내고 있었다.
그녀와 전화를 끊고 더 힘이 되는 말을 해주지 못했음에 미안했다. 가슴이 아팠다.
그렇다고 당장 그녀의 회사 앞으로 찾아가 맛있는 밥이라도 사줄만한 형편이 아니다. 나 또한 다섯 살 어린 아들을 모시러 유치원으로 달려가야 하므로.
한참을 고르고 골라, 케이크와 커피 쿠폰을 보냈다.
이까짓게 그녀의 슬픔을 다 위로해주기는 어렵겠지만, 내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이었다.
그녀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글로리, 내 이야기를 들어준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이런 것까지 보내주고 그래? 미안하게..... 고마워, 글로리. 네가 준 케이크와 커피 마시며 다시 웃어볼게."
기쁘다.
나로 인해, 그녀가 조금이라도 위로를 받고 웃어보겠다니 말이다.
나는 그녀에게 의미 있는 사람이다.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