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심을 부추기는 비교하는 부모의 말투
네 살 아들의 마음 일기 [경쟁]
경쟁: 같은 목적에 대하여 서로 이기거나 앞서려고 다툼
아빠를 이기고 싶은 마음
아들과 블록으로 만든 비행기를 서로 부딪히며 전투 놀이를 했다. 요즘 네 살이라고 로봇에 관심을 보이는 아들, 확실히 클수록 노는 방법이 달라졌다. 아들은 블록으로 그럴싸한 로봇 비행기를 만들었다. 제법 모양도 갖췄다. 비행기는 아들의 팔 움직임에 따라 이리저리 날았다. 아들은 "뚜뚜뚜, 피웅 피웅" 입으로 침 튀겨가며 미사일을 쏴댔다. 방심한 사이 아들의 공격이 시작됐다. 나를 덮치며 재빠르게 돌격해왔다. 피할 세도 없이 당했다. 아들의 비행기와 세게 부딪혔고 힘없이 나가떨어진 비행기는 산산조각 부서지고 말았다.
잠시 동안 침묵이 흘렀고 부서진 비행기를 보고 갑자기 시무룩해진 아들, 울먹거리며 짜증을 냈다.
아빠가 그랬잖아!
부서진 비행기를 보고 소리를 지르는 아들이 기막혔다. 분명 먼저 공격한 것은 아들이었다. 그 공격으로 부서진 건데 부서진 이유는 생각하지 않고 내 탓으로 돌리는 아들. 나로선 억울했다. 아들은 비행기가 부서져 짜증 나고 화난 모양이다. 신나게 놀다가 이게 무슨 날벼락인지. 네 살 아들과 놀다가 억울한 일이 한두 번 아니다. 어쨌든 화난 아들, 그래서 앞뒤 안 가리고 소리 지른 아들에게 한마디 했다.
"그렇다고 아빠한테 소리 지르는 것은 아니지!"
(그것은 아니지!라고 나도 소리치고 싶었다.)
"또박또박 천천히 말해야 아빠가 알 수 있는 거야!"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나의 감정을 누르고 설명했다.
"지금 왜 기분이 안 좋은 거야?"라고 물어봤다.
기어드는 목소리로 "이기고 싶었는데..."
아들 대답에 어떤 피드백을 줘야 할지 당황스러웠다.
"아빠가 먹는다."
"아빠가 먼저 해야지!"
"지호(동생)가 먼저 먹네!"
아무리 세상살이가 경쟁할 수밖에 없다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 경쟁심을 부추기고 있었다. 최악인 것은 두 아들을 비교했다는 것이다. 바람직한 행동을 이끌기 위한 동기부여, 의도였을지 몰라도 아들의 입장에서는 협박과도 다름없었다. 비교하는 말은 자존심을 건든다. 상처 입은 자존심은 열등감만 키운다. 나도 모르게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경쟁심을 부추긴 말이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르듯 아들 마음에 상처되지 않았을까. 나의 말과 행동이 상대를 꼭 이겨야만 가치 있다고 생각하게 했을까... 순간 아찔했다. 남자 아이라, 경쟁이 자연스러운 시기지만 하마터면 칭찬받기 위해,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행동하는 아이로 키울뻔했다.
"비행기가 부서져서 속상하구나!"
짜증내고 소리 지르는 아들에게 위로했다.
"미안. 유호야!"
억울했지만 어쩌겠는가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기고 지고가 중요한 게 아니야, 재밌게 놀면 돼!"
"유호야 이기면 좋겠지만 진다고 해서 너무 속상할 필요도 없어!"
다독거리며 아들에게 진심을 다해 전해줬다.
경쟁을 피할 수 없다. 경쟁에서 이길 수 없으면 살 수 없는 세상이다. 다만 아들이 자기 잘난 맛에 도취되어 이기는 것에 집착하고 목숨 걸지 않았으면 좋겠다. 단순히 이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결국 경쟁하는 사람들과 관계하기에. 더불어 함께 잘 사는 감성을 지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