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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hoi파파 Mar 18. 2021

진심으로 사랑해보셨나요

  당신은 사랑해 본 적 있나요사랑에 빠지면 파르르 떠는 낙엽에도, 후드득 떨어지는 빗소리에도 마음이 일렁입니다.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이고 누구나 시인이 되는 것처럼 말이죠.


  사랑을 하면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납니다. 이유 없이 마음이 따뜻해지는 탓에 온화해집니다. 친절을 베풀고 배려하게 되죠. 상대의 부족한 모습은 눈에 들어오지 않아요. 다시 말해 상대의 결점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긍정적인 태도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니까요.


  교육복지사의 자질은 무엇일까요?

  기술보다 관계가 먼저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학생(클라이언트)과 관계를 잘 맺어도 사랑하는 마음이 없다면 금방 들키고 맙니다. 아이들은 귀신같이 눈치채거든요. 속이는 관계는 오래 유지할 수 없습니다.


  '사랑'안에 교육복지사의 자질이 담겨있습니다. 사랑이 자질의 원천이거든요. 교육복지사의 자질을 위해서라도 학생(클라이언트)을 사랑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학생(클라이언트)에 대한 사랑이 있어야 부족한 면이 투성이어도 결점을 들추지 않습니다. 있는 모습 그대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단점을 장점으로, 위기를 기회로 여길 수 있어요. 문제만 보지 않고 강점을 키울 수 있습니다. 긍정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습니다. 온화한 미소로 맞이하고 친절과 배려를 베풀 수 있습니다.


학생(클라이언트)을 진심으로 사랑해보셨나요?

  

  김세진 저자 [복지관 사례관리 공부 노트] 책에서 '사례관리도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학생(클라이언트)의 니즈를 발견하고 니즈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는 먼저 학생(클라이언트)과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전문 용어로 '라포 형성'이라고 합니다. 라포는 굳게 닫힌 마음의 문을 열 수 있어요.  


  학생(클라이언트)이 호소하는 어려움과 문제는 결국 사랑받은 경험이 부족에서 시작합니다. 부모에게 신체적 학대나 정서적 방임을 경험했거나, 부부 갈등으로 정서적으로 안전하지 못한 가정환경에서 자랐습니다.


 부모에게 사랑받은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자신을 사랑하지 않아요. 자기혐오에 빠져있고 열등감을 갖고 있습니다. 타인을 경계합니다. 미리 좌절하고 의욕이 없어요. 무기력합니다. 습관처럼 패턴이 되어 악순환이 이어집니다. 결국 친구 관계를 비롯해 학교 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데 누구를 사랑할 수 있을까요.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에 타인과 관계 맺는 것이 힘든 것입니다. 사랑을 사랑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왜곡합니다. 타인과 진정한 사랑을 나누지 못합니다.


  회복 탄력성의 핵심적인 요인은 결국 인간관계였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제대로 성장해나가는 힘을 발휘한 아이들이 예외 없이 지니고 있던 공통점이 하나 발견되었다. 그것은 그 아이의 입장을 무조건적으로 이해해주고 받아주는 어른이 적어도 그 아이의 인생 중에 한 명은 있었다는 것이다.
- 김주환 저자 [회복탄력성] 본문 중 -


  교육복지사는 학생(클라이언트)의 인생 중에 무조건적으로 이해해주고 받아주는 첫 어른일 수 있습니다. 자신을 믿고 지지해주는 어른이 있을 때 학생(클라이언트)은 변화하고 성장합니다. 문제 해결 능력이 생깁니다. 위기 상황에서 스스로 벗어날 수 있는 힘이 자랍니다. 더욱 진심으로 사랑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변화와 성장은 하루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상처가 깊을수록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어쩌면 학생(클라이언트)의 변화와 성장을 직접 목격할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졸업할 때까지 사례 관리하는 것을 보면 치유와 회복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학생(클라이언트)마다 변화와 성장의 시기는 다릅니다.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적절한 시기를 기다릴 수 있습니다. 기대에 못 미치고 눈에 띄는 성과가 없어도 조급해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학생(클라이언트)과의 협력적인 관계는 문제 해결의 열쇠입니다.
다음 이미지

  변화와 성장의 주체는 학생(클라이언트)과 가족입니다. 학생(클라이언트)이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까지 기다려야 해요. 변화와 성장을 위해 움직이려는 마음의 속도를 맞추세요. 성장은 억지로 끌고 간다고 해서 속도가 나는 것이 아닙니다. 교육복지사가 억지로 끌고 가면 탈이 납니다.


  학생(클라이언트)은 어른들이 자기 자신을 어떻게 여기는지 금방 알아차랍니다. 가끔 시험해오죠. 자신을 대하는 태도, 자신에게 하는 말투와 행동을 보고 믿을만한 사람이라고 여깁니다. 신뢰가 쌓일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학생(클라이언트)이 마음의 문을 열 때까지 사랑을 쏟으세요.


    어느 날 한 학생이 시무룩한 표정으로 교육복지실에 왔습니다. 수업 시간이었습니다. 표정이 좋지 않았습니다. 무슨 일로 왔는지 물었습니다. 스트레스를 받았다고만 말하고 입을 닫았습니다. 순간 교실로 돌려보내야 하나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수업받기 싫거나 받지 못하는 어떤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습니다. '선생님과 함께 스트레스 풀어볼까?'하고 감정 카드를 보여줬습니다. '오늘 기분을 감정 카드로 골라볼래?' 감정 카드를 고르게 했습니다. 아이는 우울하고 불안하고, 이유 없이 짜증 나고 화가 난다고 했습니다. 누가 봐도 아이의 모습은 무기력했습니다.
  '속상하구나!' 공감해주고 아이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었습니다. 기분 전환하는 방법을 물어봤고 모르겠다고 대답하는 아이에게 보드 게임을 같이 하자고 했습니다. 3분 게임을 했습니다. 기분이 나쁘거나 스트레스받을 때 기분 전환하게 언제든지 교육복지실로 오라고 다독이고 다시 교실로 보냈습니다.
  만약 아이가 복지실에 들어왔을 때부터 왜 수업 시간에 돌아다니냐고 아이의 행동을 비난하거나 옳은 이야기부터 꺼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교육복지사가 학생(클라이언트)에게 할 수 있는 일은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안부를 묻고 교육복지실을 찾아오면 환대하는 것입니다. 지지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보낼 때 무슨 일이 생겼을 때 교육복지실을 찾아옵니다. 벼랑 끝에 있을 때 손 내밀 수 있는 공간이 될 수 있어요.


  사실 좋은 관계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에 실망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합니다. 학생(클라이언트)의 어떤 행동이 통제되지 않는다고 느낄 때 부정적인 감정이 쓰나미가 몰아치듯 몰려옵니다. 쏟은 사랑을 배신할 때 가슴이 찢어지게 아프거든요. 이 순간을 지혜롭게 넘겨야 합니다.


  교육복지사의 일을 하면 할수록 진심으로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설령 어른들 눈에 변하지 않을지라도 말입니다. 당신은 진심으로 사랑해본 적이 있나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편에는 '교육복지사의 성장'을 주제로 글을 올리겠습니다. 이 글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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