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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hoi파파 Mar 17. 2021

교육복지사는 경력보다 경험으로 말합니다

교육복지사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작년에 있었던 일입니다. 브런치 작가 제안이 왔습니다. 어느 대학생의 인터뷰 요청이었습니다.


  교육복지사가 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물었습니다. 교육복지사(학교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은데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막막해하던 것이 생각납니다. 


  대학생 때가 떠올랐습니다. 돌이켜보니 졸업을 앞두고 학교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학교사회복지사가 되려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얼마나 답답하던지, 교보문고에 가서 학교사회복지사(교육복지)에 관한 책을 찾아봤던 것이 생각납니다.


  교육복지사라는 자격증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지역에서 일하는 동료를 보더라도 다양한 자격과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통 교육복지사는 사회복지학과나 청소년학과를 졸업합니다. 국가자격으로 전환된 학교사회복지사 자격증과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우대하죠. 상담학과를 졸업하고 상담 센터에서 일했거나 청소년 지도사로 청소년 센터에서 일했던 사람도 있습니다. 드물지만 학교 선생님을 하다가 교육복지사의 일을 시작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사실 전공은 중요치 않아요. 선택사항입니다. 필수 조건은 '1년 이상 교육, 문화, 복지 분야에서 아동 및 청소년 대상 활동 상근 경험이 있으며 지역에서 1년 이상 네트워크 사업 활동 경험이 있는 자'입니다.


  장인성 저자 [마커터의 일] 책에서 '무엇을 했다'보다 '어떻게 했다'가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이미 교육복지사나 사회복지사가 되려고 준비하는 사람들은 다양한 자격과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1차 서류에 합격한 사람들의 경력은 화려합니다. 무엇으로 선별할 수 있을까요? 자격과 이력은 누구나 있습니다. '무엇을 했다'보다 사소한 경험이라도 자신만의 경험이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자격과 이력을 교육복지사의 가치와 역할과 연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스토리텔링 능력이 있으면 좋겠죠.


  대학교 때 학교사회복지사(교육복지사)를 꿈꿨습니다. 어느 날 아는 형님이 이왕이면 더 열악한 곳에서 일해보라고 조언했습니다. 지역아동센터를 추천했습니다. 학교보다 열악한 곳에서 경험을 쌓으면 학교에서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유였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지역아동센터는 열악했습니다. 센터를 이용하는 아이들의 가정 형편도, 근무 환경도 좋지 않았습니다. 한 번은 수도가 얼어 아래층에서 물을 받아와 밥을 해야 했어요. 그럼 말 다했죠? 신규 센터라 정부 보조금도 없었습니다. 운영비는커녕 인건비도 없었습니다. 모든 것을 후원금으로 채워야 했습니다. 일 년 동안 매월 30만 원 받아 가며 일했습니다. 어쨌든 정부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라도 일 년 동안 보조금 없이 센터를 운영해야 했습니다. 그래야 보조금 지원 여부가 결정되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으니깐요.


  2013년 교육복지사 채용 면접 때 지난 지역아동센터에서의 경험을 이야기했습니다. 후원자 개발(프로포절 제안서 작성 등)과 지역 네트워크 경험, 위기 아동의 사례 경험을 강조했습니다. 의도치 않았지만 열악한 곳에서의 경험은 드라마틱했습니다.


  교육복지사는 교육복지배려학생(클라이언트)을 사례 관리합니다. 학생의 니즈를 파악하고 가정환경 등 종합적인 정보 파악으로 니즈에 맞는 서비스 및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연결합니다. 사례에 따라 지역 사회와 네트워크 활동을 합니다. 촘촘한 사회 안전망을 만드는 일이죠. 지역 유관 기관과 함께 공동 사업을 추진하기도 하고 의료 기관이나 상담 센터 등 사회복지 기관과 협의해 사례에 맞는 지원할 방안을 찾습니다. 

다음 이미지

  당신은 어떤 경험으로 교육복지사의 일과 연결하실 건가요?   


  성공한 경험이 필요합니다. 사소한 경험도 좋아요. 단 한 번의 작은 성취 경험이 중요합니다. 성공한 경험은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합니다. 새로운 일을 시도할 때 주저하거나 망설이지 않고 과감하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해보지 않은 일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는 힘입니다. 성공한 사례 관리 경험을 만드세요. 한 사례만큼은 꼭 성공해보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개입하는 겁니다. 초기면담부터 종결까지 해보겠다는 생각으로 진심을 다해, 온 힘을 다하는 거예요. 김세진 저자 [복지관 사례관리 공부 노트]가 도움되었습니다.  


  아동·청소년 대상으로 직접 집단 프로그램을 운영해 보세요. 가볍게 시작할 수 있는 것을 찾으세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먼저 당신이 가장 잘하고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보세요. 직접 아이들과 함께 집단을 운영하면 아이들과 라포 형성은 기본이고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가까운 거리에서 관찰할 수 있어 아이의 새로운 면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이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바라보게 됩니다. 


  실패한 사례도 괜찮습니다. 성공한 사례든 실패한 사례든 분석이 중요합니다. 바둑에서 복기하는 이유와 같습니다. 잘못된 수를 찾을 수 있으며 성공이든 실패든 반복되는 패턴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물론 교육복지사가 좋은 수를 놓는다고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사례의 성패를 결정짓는 것은 전문가의 수가 아닌 학생(클라이언트)과 가정에 있으니깐요. 그래도 긍정적인 쪽으로,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으니 반드시 복기를 해서 분석해야 합니다. 이래서 성공했구나, 실패했구나의 경험을 쌓다 보면 사례 전문가가 될 테니깐요.


  내공을 쌓아야 합니다. 당신은 어떤 무기를 가지고 있나요? 자신만의 결정적인 한방을 가져야 합니다. 책을 읽거나 배우고 싶은 분야의 연수와 교육을 찾아보세요. 상담학회나 사회복지사협회에 열리는 연수나 세미나를 받아보세요. 중요한 것은 써먹어봐야 합니다. 실제 현장에서 써먹은 경험이 없으면 장롱 면허와 같습니다. 현장에서 자신만의 경험이 될 때까지 시도하고 연구하고 각색해보세요.  


 사실 이보다 중요한 것은 따로 있습니다. 다음 편을 기다려주세요.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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