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작은 이야기를 만들어볼까 합니다.
특별히 하는 일은 없습니다.
별거 없는 작은 능력을 지녔을 뿐입니다.
네? 그러한 것을 함부로 발설하는 것은 조금 어려운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자. 여기 한 가지 당신도 인지할 수 있는 한 가지를 새겨두려 합니다. 인간은 본디 나약한지라 틈이라는 것을 끼고 있습니다. 아주 미세한 틈일지라도 반복해서 압력을 가하는 겁니다.
이제 틈새를 보시죠. 절대 부숴지지 않을 콘크리트 사이로. 보이십니까?
이 균열. 균열에는 특별한 힘이 작용하지 않습니다.
타닥 - 빗방울이 지붕 위를 두드립니다. 힘이라고 할 수도 없지요.
그리고 저는 이 작은 파동을 이용해 움직여 보려 합니다.
불가능하다고요?
당신은 지금 놀랐을 겁니다. 어쩌면 실망했을지도 모르겠군요. 그렇습니다. 감정이라는 것에는 그렇게 이름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 이름을 파악하기도 전에 인간의 뇌는 인지해버리죠.
타닥 -
소리가 울리기 시작합니다. 둔탁하고 맑은 공명만이 메아리치네요.
천천히 반경이 넓어집니다. 비는 멈출 생각이 없는 것처럼 더욱 세차게 내리칩니다.
타닥 - 타닥 -
인지하셨나요? 살갗으로 닿는 차갑고 습한, 그 미세한 균열을 말입니다.
타닥 -
좀 더 집중하세요. 고요를 부수고 당신의 마음을 두드리는 소리를 좀 더 따라가셔도 좋습니다.
기쁜지도 모르겠습니다. 흘긋 그렇게 보이는 군요.
놀라운 발견이니까요.
자, 그럼 균열된 부분에 이름을 붙혀볼까합니다. 아주 간단한 것으로 시작하죠.
오해는 하지 마십시오. 저는 신진 문화를 일구는
아무 의미없는 뉘앙스를 전파할 뿐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