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만은 지켜야지.
감정이 상실되는 시기를 맞으며 절대로 잊어서는 안되는 것이 감정이라고 여겨졌다.
절제되는 모든 것들을 해방시켰다.
풀어헤쳐 놓은 것들을 구속시켰다.
어느 덧 3년이 흘러가고 있다.
일기장은 1년을 마무리하는 지금 텅 비어있다.
이렇게 꾸미고 저렇게 돌려서 감정이 아닌 그럴듯한 이야기와 함께.
감정은 사라지고 희화만 남았다.
소통은 결렬되고 낯익은 몸부림이 채워진다.
돌아본 곳엔 이성과 이치만이 서로를 갈구할 뿐이다.
그리고 나는 막 감정을 논하는 책을 인쇄소에서 받을참이다.
각각의 이유로 닮아버린 사람들의 총구는 어느덧 오롯이 다름을 향한다.
달라진 온도는 이미 시간을 다르게 새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