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자 미상

by Letter B






그 이야기는 애초에 주인이 없었다.

대게의 유실물들이 그렇듯 남겨진 물품들은 주인을 잃은 까닭을 찾을 수 없었다.

밤낮으로 서성이는 것이 그랬다.

더러 이름이 없는 것들도 있었다.


나는 유실물 틈으로 반듯하게 놓인 격자무늬 타일을 앞에 두고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예고 없이 나타난 이들은 제 것이 아닌 것을 가리지 않았다.

물품을 보관하는 이는 아무래도 상관없는 듯 괜찮다고 응답하였다.

나는 직감에 따라 고심 끝에 줄의 마지막에 선다.


'둘러보아도 될까요?'


주인을 기다리는 물품들은 하나같이 반짝였다.

고단한 생이 그대로 묻어나는 희귀품도 더러 눈에 띄었다.

눈에 서린 불안에도 누가 채가기라도 하듯 손은 멈출 줄 몰랐다.

주인을 찾은 물품은 제 몫을 다한 듯 빛을 잃었다.

나는 그게 그렇게 무서웠다.

재촉하는 이들에 떠밀린 채 사지도 않을 것을 집어 들었다 이내 내려놓는다.


이제서야 고백하지만 나는 유실물 틈으로 반듯하게 놓인 격자 무늬 타일을

유리창 너머로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볼 일을 마친 사람들은 물품을 채갈 것을 염려하듯 서둘러 자리를 떠났다.

볼성 사나운 날들이었다.


밤이 길어지는 날이면 유독 해서는 안 되는 일들에 대해 다그쳐지곤 했다.

지쳐 보이는 날에도 다그치는 이는 쉼이 없었다.

나는 잔소리의 행방을 따지다 낮에 보았던 유실물들이 떠올랐다.

시커먼 불안이 밀려왔다.


주인을 잃어버린 것일까?


나는 금기된 밤을 서성이며 퇴색해버린 언어들을 세어 보았다.




"객관적으로 보아도 잔인한 일이었습니다.

그녀는 해서는 안 되는 일에 대해 몇 번이나 경고했어요.

저는 단호해야 했습니다.

무너져가는 한 사람을 바라보면서도 평온을 유지하는 일을 그만두지 않았죠.

그녀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었으니까요."



"글쎄요, 저도 찾고 싶습니다.

그 이야기의 원작자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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